내년 5천억 시장 규모 … 가전사 주력제품으로 부상

김장철의 도래와 함께 김치냉장고 판촉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김치냉장고는 98년부터 각종 조사를 통해 「주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가전제품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최고 인기상품. 가전업계 입장에서는 시장성이 보장된 효자상품이자 점유율 확대에 머리를 싸매야 하는 다소 부담스런 대상이다.김치냉장고의 성장 속도는 다른 어떤 가전제품도 능가한다. 지난 97년 8만9천대 정도에 불과했던 시장규모가 지난해 25만대로 급성장했고 올 10월말 현재는 34만5천대를 넘어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까지의 판매량을 61만대 규모로 예상하는 한편 내년에는 90만대 이상, 5천억원 규모가 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김치냉장고가 가전사의 주력 제품으로 부상한 셈이다.김치냉장고의 역사는 만도기계가 지난 95년 내놓은 「딤채」에서 시작됐다. 첫 해에 2천대를 생산했던 만도기계는 1년만에 판매량을 4만5천대로 늘렸고 매년 2백%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그동안 각계에서 수상한 히트상품상만 해도 23개에 이른다.딤채의 성공은 주부들 사이의 구전효과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시 2년째부터 주부들이 모이면 화제로 떠오르기 시작, 구매경쟁 심리를 북돋웠고 만도기계는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적극 이용했다. 즉 「써 보니 좋더라」는 식의 구전 마케팅이 히트의 비결이었던 셈이다.딤채가 시장을 개척하고 독주에 나서기 시작하자 97년부터는 삼성전자, 대우캐리어가 「다맛」과 「담그미」로 시장에 합류했다. 그리고 올들어서는 LG전자의 「김장독」까지 가세해 「별들의 전쟁」이 벌어진 상황이다. 이들 역시 주부들 사이의 구전효과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치냉장고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기능, 광고까지 경쟁이 치열하다. 만도기계는 딤채가 김치냉장고의 대표성을 확보했다고 보고 제품명을 고수하는 한편, 기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황토용기 제공, 야채·생선·육류 보관 기능 등을 부각시키고 혼수용품으로 판촉 대상을 확대한 상태.삼성전자와 LG전자는 비수기 공략 작전을 펴 지난 여름 효과를 보았다. 두 회사는 한여름인 6~8월 사이에 각각 월 1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상하기 쉬운 생선, 고기, 야채류의 보관 기능과 강력 탈취기능, 온도별 숙성 기능 등이 주요 마케팅 무기. 특히 LG전자의 김장독은 서랍식 구조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잘 짜여진 유통구조를 활용해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파고드는 중이다. 만도기계 딤채가 60%이상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 관심거리다.김치냉장고 시장은 주거형태가 아파트로 전환되면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도기계 김영기대리는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필수 가전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