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조건 면밀히 따진 뒤 투자해야 안전

「액면금액 1만원, 표면금리 10%, 3개월 후급, 만기 3년, 행사가격 5천7백90원, 행사기간 2000년2월23일∼2002년10월 22일」.최근 조흥은행이 발행한 BW(신주인수권부 사채)의 조건이다. 3천25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BW를 발행한 것이다. BW는 사채권자에게 일정기간이 지난 후 발행회사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조흥은행 경우처럼 유상증자와 동시에 발행된다.조흥은행 BW는 청약신주(5천5백원) 1주당 BW 1매를 청약할 수 있다. 즉 유상신주 5백주에 BW 5백매를 청약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회사채로서 BW의 투자조건은 은행정기예금보다 유리하다는게 주간사인 대우증권측의 설명이다. 즉 조흥은행 BW 1매를 갖고 있으면 석달마다 2백50원의 이자를 지급받는다. 이를 10%로 재투자할 경우 연간 1천38원(연금리 10.38%)의 이자를 받는다.여기다 BW를 인수한후 3개월이 지나면 주식을 인수하여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조흥은행 주가가 행사가격을 넘을 경우 신주를 5천7백90원에 사는 권리를 행사하여 시세차익을 올린다. 신주인수권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회사채로서 BW는 그대로 유지된다. 즉 만기 때까지 석달에 한번씩 이자를 지급받다가 원금을 상환받는다.BW투자에서 유의할 점은 조기상환권리의 존재 여부다. 조흥은행 BW는 1년후 금리가 상승하면 조흥은행에서 조기상환하는 권리를 갖고 있다. 즉 BW발행시점보다 금리가 상승해 채권가격이 하락하면 발행회사가 조기상환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상승에 따른 매각손을 입는 셈이다.BW와 유사한 것이 CB(전환사채)다. CB는 채권자에게 일정기간 안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증권이다. BW와 달리 주식으로 전환하면 회사채로서 권리는 소멸된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받다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하여 차익을 얻는게 CB투자의 메리트다.◆ CB, 주가상승하면 주식전환 차익챙겨9월 중순 SK상사는 나라종금을 주간사로 유로시장에서 9천만달러 어치의 CB를 발행했다. 발행조건은 「만기3년, 표면금리 0%, 만기수익률 5%, 전환가격 1만9백23원, 인수 3개월후 전환가능」이었다. SK상사의 CB를 매입한 투자자는 3개월후 주가가 1만9백23원 이상이 될 경우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예를 들어 2000년1월10일 SK상사 주가가 2만원일 경우 주식으로 전환하면 주당 9천77원(2만원-1만9백23원)의 차익을 얻는다. 물론 CB가 주식으로 전환하면 유통주식이 늘어나 주가하락을 가져온다.그러나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잡히던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자기자본이 늘어난다. 즉 부채 비율이 줄어들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동시에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 양자의 힘겨루기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결정된다.교환사채(EB)도 주식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신주가 아닌 발행회사가 보유중인 구주와 교환한다는 점에서 BW CB와 차이를 보인다.증시전문가들은 채권의 안정성과 주식의 고수익성을 결합한 신종증권이 잇따라 출현할 것이라며 발행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면서 고수익을 올리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