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수준 크게 향상, 고수익 눈앞 ... LG화학ㆍ한국화인케미칼 대표적

국내 화학업체들은 그동안 범용화학제품 생산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거의 모든 화학업체들이 정밀화학을 미래의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이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부분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다른 업체는 가시적인 성과가 내다보이는 수준에까지 접근하고 있다. 최근 증권시장에서 정밀화학기업에 대한 관심사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생명공학은 정보통신 산업과 더불어 미래산업으로 꼽히고 있어 화학기업이나 투자가들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범용화학제품 한계 … 고부가제품 집중이처럼 정밀화학분야가 최근 각광을 받게 된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기존 범용제품사업의 한계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대부분의 품목에서 이미 내수시장을 크게 초과하는 설비규모를 갖고 있다. 한국경제가 저성장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내수증가율이 현저히 낮아졌다. 수출도 후발개도국의 적극적인 투자로 증가속도가 둔화되면서 기존 범용제품만으로는 성장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미 악화된 수익성은 향후에도 여전히 불투명해 다른 대안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내부 잉여자금을 장기성장과 고수익을 가져다 주는 정밀화학분야에 투자할수 있게 됐다.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이나 제휴를 꺼려 자체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국내 연구인력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있어 국내 기업도 자체 개발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국내 화학업체들이 집중하는 정밀화학분야는 기존제품중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고부가제품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의약품 중간체, 첨가제, 촉매, 반도체약품, 전자제품 소재 등 광범위하다. 이중에서도 비교적 단기에 수익실현이 가능한 의약품 중간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일부 품목에서 상품화를 거쳐 수익을 실현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LG화학, 한국화인케미칼, 삼성정밀화학, 한솔화학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LG화학은 80년 초부터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를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제4세대 세파계 항생제를 개발, 91년초에 영국의 글락소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기술수출했다. 97년 퀴놀론계 항생제와 항응혈제를 각각 상품화 이전에 3천7백75만달러, 4천만달러의 로열티(Milestone)를 상품화 이후 10%의 경상로열티 조건으로 기술수출했다. 최근에도 Blockbuster(연간 매출액 10억달러 이상의 신약)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퀴놀론계 항생제를 지난 9월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제휴업체인 SmithKline Beecham(SB)에서는 올 12월 미국 FDA에 신약신청을 해 2000년 12월에 상업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이미 연산 30t(완제 매출액 기준 10억달러)의 익산 퀴놀론계 항생제 공장을 완공, FDA의 승인절차를 추진중에 있다. SB에서는 퀴놀론계 항생제의 매출액이 2001년에 3억달러, 2005년에 1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이외에 항응혈제(상품화 목표 2002년)와 AIDS치료제(2003년)가 임상1상이 진행되고 있다. 항암제(2000년)가 전임상단계에 있다. 이중 AIDS치료제는 미국업체와 이면계약하에 임상1상을 진행중이다. 항암제는 미국 암연구소(NCI)와 공동연구하면서 몇 개 기업과도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두제품 모두 기술수출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 80년초 생명공학 분야 연구 시작LG화학은 첨단 정보소재의 개발 및 양산도 추진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에 이어 다수의 Display소재(TFT-LCD 및 PDP용 광학필름, Color filter photoresist, PDP 형광체 등), 반도체소재 (EMC 등), 기록소재(Color toner, Color ink 등)를 개발했다. 2000~2001년에 양산할 예정이다. 정보소재부문도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국내 최초로 99년3월부터 월 50만개씩 상업생산해 일본 홍콩 대만에 수출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는 9월에 월 2백만개로 늘렸다. 2000년에는 현재 월 10만개로 Pilot Plant에서 생산하는 리튬폴리머 전지도 월 1백만개로 양산할 계획이다. 2003년까지 2천1백억원을 추가 투자해 리튬이온 및 폴리머전지 생산능력을 세계적인 수준인 월 1천만개로 늘릴 예정이다.한국화인케미칼은 TDI(폴리우레탄 원료) 사업을 통해 축적된 공정개발 및 합성기술을 바탕으로 원료의약 분야에서 상당한 매출을 실현하고 있는 기업이다. EDP-CL은 항생제의 중간체로서 미국 제약회사에 93년8월부터 10년 계약으로 공급해오고 있다.(동사가 전세계 소요량의 85% 공급) 항우울증제와 항불안정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OONE는 다른 미국 제약회사에 94년6월부터 10년간 공급할 계획이다.(동제품은 상대회사와 협력해 97년 미국 FDA인가 취득) 이외에도 동사는 항생제(여드름치료제)의 원료인 BDAD를 개발해 미국 회사에 수출중이다. KAIST가 연구용역으로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도 2000년에 상품화 및 FDA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현재 매출액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의약품 중심의 정밀화학분야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정밀화학은 78년 탈비료 사업을 표방하면서 정밀화학 사업으로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동안 암모니아계 및 염화메틸계 제품을 주로 생산해 왔다. 대부분의 제품이 국내 독점(독점 비중이 품목 기준 80%, 매출액 기준 40%)이거나 과점으로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의약원제를 포함한 20여개의 첨단 정밀화학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 의약원제 등 20여 제품 개발중의약 사업은 이제 사업 초기단계로서 99년 상반기 현재 매출액 비중이 0.53%(11억원)에 그치고 있지만 이중 CHB(고지혈증 치료제 핵심원료), HTF(제3세대 AIDS치료제 핵심원료), LCT(지방분해 물질로 소화제, 심혈관계 의약, 건강보조제, 기능성 음료 등에 사용), HPMC(의약용 코팅제) 등 몇개 품목은 개발이 완료되어 상품화가 추진되는 단계다. 향후 1년 이내에 성공적으로 상품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최근에는 삼성종합기술원의 생명공학센터, 삼성의료원의 생명공학연구소와 임상연구소, 에버랜드의 잔디연구소와 식품연구소 등 삼성그룹내의 생명공학 및 정밀화학연구가 삼성정밀화학과 그룹차원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생명공학 등의 정밀화학사업은 보다 강한 힘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동사의 주가가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여력을 충분히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한솔화학도 정밀화학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최근 생명공학 벤처기업이며 매우 유능한 연구진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씨트리사와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씨트리사에서 개발 완료단계에 있는 생명공학 제품을 상품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한솔화학은 2000년 하반기부터 생명공학 의약품 분야에서 본격적인 매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에는 의약품이 전체매출액의 3 분의 1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