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업종 붐 타고 고속 상승...실적 비해 고평가 지적 많아
코스닥시장에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 1백만원이 넘는 「황제주」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8월 한국정보통신이 코스닥 종목 사상 처음으로 1백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최근 들어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태광벤드공업 등이 잇달아 1백만원대 벽을 허물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문제는 이들 기업들이 과연 황제주에 걸맞는 기업내용과 성장성을 갖추고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 증권전문가들 사이에 이들 종목을 둘러싸고 치열한 거품논쟁이 벌어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황제주 4인방은 어떤 기업이고, 이들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아울러 앞으로의 주가는 어떤 모습을 그릴지 분석해본다.◆ 새롬, 미국 자회사 인기 상승먼저 코스닥 폭등의 선봉장 역할을 하며 등록 종목 사상 처음으로 주가 2백만원대 시대를 연 새롬기술은 모뎀 전문 제조업체다. 통신시장의 확대와 LG상사와의 납품계약 체결에 힘입어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하지만 이런 점이 새롬기술의 전부는 아니다. 최근 새롬의 주가가 급등한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 자회사인 다이알패드가 지난 10월 시작한 인터넷전화 사업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두달만에 1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새롬기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3백%를 넘는데다 매출액 역시 제한적이어서 회사 경영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설명이다.무료 이메일 서비스인 한메일넷으로 유명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자마자 연일 상한가를 기록,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11월11일 코스닥 시장을 밟은 이후 12월16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26일째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다음의 최대 장점은 인터넷서비스 업체로는 처음으로 회원수 5백만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97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2년 6개월여만에 이룬 성과로 국내 인터넷 인구 가운데 70% 이상이 다음의 회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상 인터넷업체의 평가 기준을 회원수로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하지만 다른 인터넷업체들이 그렇듯이 매출이나 이익 규모는 아직 초보단계다. 80명의 직원에 99년 상반기 매출액이 15억원 수준이다. 주로 광고에 의존하는 매출구조도 아직은 불안해 보인다.◆ 신용카드 사업 활성화 호재신용카드조회로 유명한 한국정보통신은 새롬기술이나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비해 실적이 뒷받침되는 회사라는 점에서 다소 차별화된다. 지난해 4백1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백10억원의 매출을 올려 아주 알찬 벤처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국정보통신의 강점은 신용카드 조회시장에서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세금공제 조치 등으로 카드사용이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 영업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부채율이 높아 자금운용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태광벤드공업은 석유화학 설비 등에 사용되는 배관자재와 관이음쇠류를 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수출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설비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외형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60%대의 부채율을 유지하고 있어 재무구조도 아주 견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인지도가 낮은데다 업종의 특성상 고부가가치 사업이 아니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코스닥 「황제주」 4인방은 나름대로 주가가 오를만한 요소를 갖고 있다. 대부분 주력 사업 자체가 뜨는 업종인데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호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주가를 1백만원 이상으로 밀어올릴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박세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언제든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 가능성이 큰만큼 투자자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장도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첨단 업종의 회사들을 기존의 주가분석 시스템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주가수준은 아무리 봐도 고평가된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단 온실장은 『장기적으로 이들 기업이 주가에 걸맞는 실적만 낼 수 있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외주식 투자가이드 / 명의개서 시점 '확인요'주식을 사면 자동적으로 명의가 바뀐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서 주식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특정 종목을 매수한 다음 확인해보면 자신이 해당 회사의 주주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주총회 때는 회사로부터 주총에 참석해달라는 초대장이 날아오기도 한다.하지만 장외시장 종목 가운데는 명의개서가 원천적으로 안되는 것들이 있다. 분명히 주식을 샀는데도 자신의 이름이 주주명부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이렇다. 경영권 보호 차원에서 법인체가 갖고 있는 주식 가운데 일정 기간 매매금지 조항에 묶여 있는 것이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아무리 주식을 사도 자신의 명의로 바꿀 수 없다.명의개서가 안된다고 해서 특별히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팔 때도 별 문제는 없다. 다만 나중에 경영상 중대한 변화가 있거나 주주들 사이에 분쟁이 생길 때 불이익을 받을 소지는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 명의개서가 안되는 종목을 살 때는 금지기간이 언제 끝나는지 알아보고, 별첨 계약서를 따로 만들어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경우 즉각 명의를 변경해준다는 내용을 명문화해야 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