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좋고 미래가치 높은 기업일수록 영향 덜 받아

98년 하반기 이후 시작된 저금리 기조가 주식시장의 대세상승을 이끈 일등공신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자릿수 금리가 계속되면서 금융장세가 펼쳐지고, 이런 흐름이 주가를 크게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저금리 상태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관심을 집중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기본적으로 한자릿수의 저금리는 은행권에서 돈을 이탈시킨다. 금리가 낮아 은행에 넣어봤자 별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예금하는 것을 피하게 된다. 특히 이자소득에서 20%가 넘는 세금을 떼고 나면 연이자가 5~6% 정도밖에 안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맡길 사람은 많지 않다.은행권을 떠난 돈이 갈 곳은 한정되어 있다. 대개 부동산 아니면 증권시장이다. 따라서 저금리시대에는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그런데 부동산시장은 워낙 느리게 움직이다보니 금리가 내려봤자 당장 뜨지를 않는다. 자연 돈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기웃거린다. 돈을 부동산에 넣자니 상당 기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결국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것이다. 보통 저금리시대에 접어들었을 때 가장 먼저 뜨는 것은 증권시장이고, 이어 일정한 시간(약 2년)이 지나면 부동산시장이 뜬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금의 국내 상황이 이를 증명한다.지금 시점에서 금리와 주가의 관계를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도구는 없다. 경제상황 자체가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단기금리 인상폭이 0.5%에 이르면 주가는 5.9% 하락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금리가 1% 오르면 10.5%, 2% 상승하면 21.9%의 주가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한다.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수치다. 실제로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지금처럼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 금리와 관계없이 주가는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미래가치가 뛰어난 기업은 금리와 상관없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인터넷이나 정보통신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00년에도 금리 낮게 유지증시 관계자들은 금리가 10%대 아래에서는 금리가 다소 오른다고 해도 주식시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10%대를 넘어서면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어 이때부터는 금리가 오르면 주가수준이 조금씩이나마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다.그렇다면 지금의 저금리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지금의 저금리가 어느 순간 끝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99년 하반기 이후 조금씩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늘면 두자릿수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정부가 금리인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당분간 저금리기조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다.99년에 이어 2000년에도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실업문제를 풀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IMF와의 협의 때도 이런 점을 분명히 했고, IMF도 역시 이를 적극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