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PBR 낮은 기업 주로 선정 … 안정 수익 원하는 장기투자자 적합

이 펀드는 내재가치는 뛰어나지만 최근의 시류에 편승하지 못해 소외되고 있는 종목들에 투자한다. 펀드명처럼 「흙속의 진주」를 발굴, 투자자들에게 안정된 수익을 안겨주겠다는 취지로 운용되고 있다.주가 차별화는 해소될 것인가. 2000년에도 정보통신과 인터넷 관련주들만 계속 상승할 것인가. 이들 업종보다 성장률은 다소 낮지만매출액과 순이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기업들은 투자매력이 없는가. 지난해 4/4분기 이후 주가상승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는 일반투자자들의 최대 고민거리다.현대투자신탁운용(이하 현대투신)은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 줄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초 시판에 들어간 「흑진주주식형펀드」(승철환 펀드매니저)가 그것이다. 이 펀드는 내재가치는 뛰어나지만 최근의 시류에 편승하지 못해 소외되고 있는 종목들에 투자한다. 펀드명에서 나타나듯 「흙속의 진주」를 발굴해서 투자자들에게 안정된 수익을 안겨주겠다는 취지로 운용되고 있다. 1999년12월28일 현재 운용자산은 4백억원 규모다.승철환 펀드매니저(40)는 최근의 주가 차별화는 전세계적인 정보통신 인터넷관련주의 강세에 기인하는 바가 크지만 대우사태 이후 축소된 유동성도 주요인이라고 분석한다.『대우사태 이후 증권시장의 유동성이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1999년 하반기부터 연말결산을 앞둔 금융기관이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충족시키기 위해 펀드를 환매했다. 여기다 주식평가이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가세하면서 유동성이 더욱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에서이들 자금이 정보통신 인터넷관련주들로 몰리면서 주가 차별화가 심화됐다. 투신사도 흑진주들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동성이 부족해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1월초 기관투자가들의 환매자금이 다시 들어오면 흑진주들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현대투신은 크게 2가지 잣대로 흑진주를 분류하고 있다. 우선 PER(주가수익배율) PBR(주가순자산배율) 등이 낮은 기업을 선택한다. PER와 PBR가 낮다는 것은 기업의 주당순이익이나 주당순자산가치에비해 주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를 결정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이라고 할 때 기업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것은 앞으로 상승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여기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규모 등도 중시한다. 영업이익률이 적어도 15%가 넘어야 한다. 영업이익률이 높을수록 기업활동이 안정적이고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1/4분기중 주가차별화 상당부분 해소이같은 기준에 포함되는 종목은 1백50여개. 이중에서 지난해 실적과올해 예상 실적을 감안해서 50여개 종목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현재 태광산업 신영증권 롯데삼강 율촌화학 고려아연 포항제철 등이흑진주로 분류된다. 대부분 자산이 많고 내부유보율과 주당순이익이높은 업체들이다.승펀드매니저는 이들 흑진주의 인기만회를 자신한다. 올해 1/4분기중에 주가차별화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들 종목들이 정보통신 인터넷관련주들을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만큼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한다.『반드시 내재가치가 뛰어나다고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흑진주의 반등을 기대한다. 1999년 4/4분기 정보통신 인터넷관련주들이단기간에 급등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검증작업이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정보통신주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상승했다. 여기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악재로 작용한다. 반대로 예상보다 많이 하락했다는 점이 호재로작용한다.』승펀드매니저는 흑진주 중에서도 정밀화학업체의 반등가능성을 높게보고 있다고 들려준다. 전세계적인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건설업종도 올해 반등을 기대하는 흑진주중의 하나다. 고려개발 대림산업 등이 건설경기 회복과 함께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건설업종주도 주가 반등 예상흑진주 펀드는 약관상 코스닥 종목도 30%까지 편입할 수 있다. 승펀드매니저는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펀드성격에 맞게 20% 정도만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종목 선정도 매우 엄격하다. 원천기술을확보했거나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체로 한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체기술의 개발이 쉽거나 경쟁자의 진입이 용이한 업체는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어도 투자하지 않는다. 이같은 원칙아래대양이앤씨를 포함해서 5개종목만 편입하고 있다.승펀드매니저는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들에 장기투자하는만큼 단기간에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적합치 않다』면서『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장기투자자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밝힌다. 현대증권과 현대투자신탁증권에서 판매한다. 투자금액의 제한은없다.★ 인터뷰 / 승철환 펀드매니저“평가 좋은 종목 제값 찾아 갈 것”『특정 종목의 주가가 오를 때는 무한정 갈것 같지만 이때가 사실은 상투입니다. 반대로 투자자들이 지쳐서 「쳐다 보기도 싫다」고 할 때가 바닥이라고 봅니다. 현재 좋은종목들이 바닥권에 있어 투자적기라고 생각합니다.』승철환 현대투신 펀드매니저의 시황관이다.승펀드매니저는 정보통신업과 인터넷관련산업이 향후 성장성이 가장 돋보이지만 결코이들 산업만으로 국내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고 밝힌다. 정보통신업종도 올해부터 실적검증에 들어가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주가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승철환 펀드매니저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바이코리아나폴레옹 등 5천억원 규모를 운용하고 있다.▶ 흑진주들의 미래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성장성 측면에서 투자가치가있는가.정보통신과 인터넷관련주들을 제외하고 국내산업들은 거의 성숙단계에 도달했다고 봐도무방하다. 과거처럼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이들 업종이 투자매력이 없다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앞으로중요하게 판단해야 하는 것은 성장과 수익의내용이다. 비록 외형적인 매출성장은 줄어들더라도 핵심기술 공정이나 고부가가치 부문이 증가하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저부가가치부문을 포기하여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성장성이 낮다고 평가해서는 안된다. 즉 성장성을 단순히 외형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지 말라고 주문하고 싶다.▶ 흑진주들이 적정 주가를 찾아갈 수 있다고확신하는가.국내 증권투자자들이 모두 감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명한 투자자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들은 단순히 시류만 추종하지않는다. 일부 현명한 투자자들은 이미 코스닥에서 벗어나 흑진주에 투자하기 시작했다.시장에서 좋다고 평가받은 종목은 제값을 찾아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대투신에서 밀레니엄펀드와 흑진주펀드라는 성격이 다소 상반되는 상품을 팔고 있다.각 펀드 가입자들의 이해가 상충되지 않는가.펀드 성격을 이해하고 가입하기 때문에 투자자들간의 이해상충이 발생하지 않는다. 밀레니엄펀드는 고수익을 추구하지만 상대적으로위험도 크다. 반면 흑진주펀드는 기업가치가이미 시장에서 평가받은 안정된 종목들에만투자한다. 수익률은 뒤질 수 있지만 안정성면에서는 앞선다고 본다. 이들 종목들이 성장성과 내재가치를 갖고 있어 동반 상승할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