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고괴담 두번재 이야기10대의 상실감을 핏빛이 아닌 투명한 화이트로 잡은 공포영화. 영화는 오싹한 불안으로 몰고 가는 주문으로 시작된다. 『한 아이가 죽었다. 머리가 텅텅 빈 채. 아마도 진실을 기억해냈나보다.…』 부제「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신체 검사를 받던 날 민아(김민선)는 수돗가에서 효신(박예진)과 시은(이영진)의 교환일기를 발견한다. 둘은 서로에게 극단적으로 집착하다 헤어진 사이. 민아는 따돌림 속에서 둘만의 세계를 가꿔온 그들에게 감정이입되고 공포의 사건속으로 빠져든다. 효신은 이날 투신자살한다.하이틴의 동성애적인 감정을 다룬 다분히 통속적이고 감상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나는 없다. 없는 것은 내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없다』라는 대사를 통해 혼돈에 빠진 10대의 상실감을 극명히 표현했다.목매 자살한 시체를 등장시킨 전편과 달리 자유로운 사고를 억압하는 학교라는 공간에 포커스를 맞췄다. 핸드헬드를 활용한 즉흥적 카메라로 집단적 소란과 개인적 정적을 대비시킨 테크닉이 뛰어나다.엽기적 살인이나 악령, 선혈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럽다. 신예김태용 민규동이 공동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