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경매' 이색 광고로 화제... 맞춤 정보 제공 앞장

12월14일 주요 일간지에는 「놀고 있는 국회 건물 경매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일동」이라는 내용의 전면 광고가 일제히 실렸다. 광고주는 인터넷에 부동산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정요한 텐(TEN)커뮤니티 사장(37세).『새천년에는 희망적인 국회를 만들어보자는 의도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새로 만든 경매 사이트를 홍보할 목적이 더 컸구요. 하지만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은 미처 예상 못했습니다.』정사장은 『경매 사이트의 홍보방안을 생각하다 이같은 광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공익성과 경매 원리를 결합하자는 생각에서였다. 광고에 형식을 제대로 갖춘 경매공고와 주의점을 실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광고가 나간 후 반응은 몇 가지로 엇갈렸다. 하루 2만명이 넘는 인터넷 이용자들은 상당수가 국회를 성토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나라당 권철현의원이나 국민회의 조순형의원 등은 TV뉴스에 나와 『반성하자』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몇몇 장년층은 『아무리 그래도 국가 기반시설을 너무 우습게 본다』며 꾸짖기도 했다.『의견이 분분했지만 대부분 국회가 비정상적임을 인정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네티즌이 남긴 국회에 대한 메시지는 조만간 책으로 엮을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를 통해 경매 시스템이 흥미롭게 전해졌고 텐커뮤니티의 부동산 사이트도 널리 알려졌다는 겁니다.』◆ 클릭율 1위 사이트 만드는게 목표정사장이 의도한대로 텐커뮤니티의 부동산 사이트(http://www.ten.co.kr)는 튀는 광고 한편으로 톡톡한 효과를 거뒀다. 여세를 몰아 「클릭률 1위」의 부동산 전문 사이트로 거듭나겠다는 게 정사장의 의지다.텐(TEN)의 원뜻은 맞춤 부동산망(Tailored Estate Network). 체계화되지 않은 부동산 정보 시스템을 정리하고 안방에서 부동산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다.삼신올스테이트생명에서 9년간 근무했던 정사장이 부동산 정보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것은 96년. 마음이 맞는 동료 3명과 함께 매주 세미나를 가지면서 부동산지식과 경영기술을 다졌다. 휴가기간 동안 꼼짝도 않고 건국대 부동산학과 석사논문을 모두 읽어치우기도 했다.98년7월 창업과 함께 「맞춤 부동산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 짜기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개발·가동중인 프로그램만 다섯가지. 아파트 적정가 산정, 전세 안전진단, 경매 수익성 분석, 경매 자동 권리분석, 경매 낙찰 예정가 산정 프로그램 등은 모두 아이디어가 빛나는 「작품」이다. 특히 전세 안전진단 프로그램은 지난해 전세대란 때 높은 인기를 누렸다. 텐커뮤니티는 이들 프로그램을 최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청에 등록하고 특허 출원도 서두르고 있다.『몇년후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을 선진화시키는데 기여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국회를 가상 경매에 부친 것처럼 어려운 부동산 정보를 친근하게 만드는 노력도 계속 할 겁니다. 부동산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명예롭게 되는 것이 저의 지향점입니다.』실제로 텐커뮤니티의 성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5천만원이던 자본금 규모가 1년여만에 60억원으로 늘었고 직원수도 8배 늘었다. 내년에는 코스닥에 등록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사장의 포부만큼이나 단단한 기업으로 커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