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매출액 증대 탈피 … MS, 매출액 대비 시장가치 30배

「기본으로의 복귀」. 가치경영의 필요성을 간명하게 설명하는 구절이다.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의 한인구교수는 『기업의존재가치(목표)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며, 이런 당연한 명제가 무시돼왔다』며 가치경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IMF로 물량경영의 폐해를 경험했듯 이제까지의 물량중심의 경영에서 벗어나 기업의가치경영을 추구하는 것이 경영효율을 제고하고 주주 경영자 종업원모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윈 - 윈전략의 경영」이라는 것이다.이처럼 기업의 존재가치를 제고하는 가치경영이 새삼 주목을 받게된실마리는 고객이 이끌어내는 「가치의 이동」에서 알 수 있다.(그림참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매출액이나 이익 등과 같은 재무가치에 대한 추구가 1차적인 경영목표였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며 확대재생산이 성장을 보장하는 유일한 가치였던 것이다.그러나 경쟁의 심화, 제품선택에 대한 고객권한의 확대에 따른 고객의 중요성의 대두 등으로 기업의 가치추구는 재무가치중심에서 품질가치로 이동했다.품질에 따른 고객의 선택권을 받아들인 것으로 이는 다시 기술발전과 경쟁의 심화, 프로세스의 변화 등으로 인해 경영목표가 프로세스가치로 중심이동을 하게끔 자극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BPR)이 바로 대표적인 툴(도구)이다. 시장점유율을 놓고 기업들이 경쟁을 벌인 사례들이 이에 해당되며, 지난 1990년대 말에 시작돼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는 상황이다.그러나 BPR의 종언을 고하는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면서 다른 가치로의 이동을 부추겼다. 돈 탭스콧은 <디지털경제 designtimesp=19330>라는 책에서 1997년까지 기업들이 BPR에 5천2백만달러를, 정보기술에 40만달러를 투자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연구결과와 BPR프로젝트의 3분의 2가실패했다는 「인포메이션위크」의 보도 등을 들면서 BPR의 실패를꼬집기도 했다.이처럼 BPR로 대표되는 프로세스가치의 약효가 다했음을 알리는 신호들이 나타나면서 앞으로 기업경영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제기됐으며 그에 대한 답으로 나온 것이 기업가치를높이자는 가치경영이다. 시대별로 각국의 기업들이 추구했던 각각의가치들이 하나의 홀론으로 상호 연결됨으로써 시장가치(Market Value)라는 새로운 경제가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원래 특정시점에서의 회사의 자본평가액을 의미하지만 연결의 경제에서는 재무 품질 프로세스 등 이전의 주요가치들은 물론 기술혁신브랜드 이미지 신용 인적자원 등 형태가 없는 무수한 가치들은 물론미지의 가치(플러스 알파)들까지 포함한다.최근 주주가치경영이나 경제적 부가가치(EVA)경영과 궤를 같이 하는것으로 발행주식에 주가를 곱한 후에 장기부채를 더한 등식으로 성립된다. 베스트프랙티스컨설팅의 차원용 대표는 이를 MV=f(EVA)로설명한다. 경제적 부가가치라는 독립변수의 종속변수가 시장가치라는 것이다.◆ 국내 기업, 시장가치 형편없어이러한 시장가치가 주요한 이유는 외국기업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매출액대비 시장가치는 30배에 육박한다. GE는 3배, 인텔은 9배, 시스코는 20배 등 모두 시장가치가 매출액을웃돌고 있는 게 지금의 세계적인 초우량기업들이다. 평균적으로 매출액의 2.5배 이상이다.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이와 전혀 다르다. 베스트프랙티스컨설팅에따르면 1999년 5월30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장가치를 보면 매출액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이 그나마 매출액의 2배를 넘어선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베스트프랙티스컨설팅측의 계산결과다.이처럼 가치경영이 디지털 경제를 맞아 경영의 지속성을 확보하기위한 유용한 경영이론으로 떠오르면서 BSC(Balanced Scorecard) VBM(Value Based Management) 등 가치경영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론이나측정도구들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균형성과측정표」라고 불리는 BSC. 재무가치외에 고객·프로세스·조직능력개발 등 제반의 무형가치들을 전통적인 재무가치와 더블어 균형있게 측정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랜드 LG화재 등 국내기업들도 나름대로의 측정지표를 도입하고 있다.무형자산측정전문가인 호주의 칼 스베이비박사는 인간중심적인 가치를 강조하는 IC(Intellectual Capital)이론에서 고객가치를 강조하는 외적구조가치(External Structure), 프로세스와 혁신가치를 강조하는 내적구조가치(Internal Structure) 등과 인적자원의 핵심역량가치를 연결하고 측정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이처럼 가치경영의 디지털 경제시대의 유용한 경영이론으로 제기되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툴들이 나타나면서 가치경영의 추구가 기업존재가치의 제고라는 목표외에 지배구조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지적도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서기만연구원은 『21세기 무한경쟁에서 경영실패를 방지하고 주주로 대표되는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할 효과적인 지배구조의 형성을 위해 가치경영이 필수적』이라고말했다.★ 사례연구 / LG전자주주가치 극대화 … 디지털리더 ‘꿈’「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디지털혁명과 함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신세계가 열리고 있다. 우리는 이 시대를 역동적인 기회의 시대로 규정한다.」 엄숙한 느낌이 들기까지 해 보이는 이 말은 LG전자가 지난해 7월 「디지털 LG」를 선포하면서 밝힌 선언문의 머릿글이다. 디지털시대를 이끌어 가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주어진무한한 가능성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 목표는 하나다.디지털리더다.LG전자의 이러한 디지털경영에 있어 한 축을 차지하는 것이 가치경영이다.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해 주주가치를 최고로 제공하겠다는것이다. 때문에 디지털 LG로 다시 태어나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앞서 창출하고, 주주에게는 최고의 수익을 제공하며, 구성원에게는 스스로의 비전을 실현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LG전자가 이처럼 가치경영을 추구하는 것은 LG그룹이 전사적으로 추구하는 경영이념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 2005년 세계 최고기업 구현을 목표로 설정한 「도약 2005」를 추진하면서 LG그룹은 경영철학의 하나로 고객·사원·주주가치의 추구를 설정했다. 기업가치 창조형 기업으로 탈바꿈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이는 LG전자의 경영목적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주주가치경영의 실현을 위해 혁신 개방 파트너십을 핵심가치로 설정했으며, 핵심역량을마케팅 디자인 기술 네트워킹 등으로 집중하는 경영을 추진하기로결정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맞게 글로벌 ERP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인터넷부문의 신속대응은 물론 향후 지식경영과 가치경영을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디지털시대의 리딩컴퍼니를 지향하는 LG전자의 주주가치경영은 외부적으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주주대상의 활동과 내부적으로 철저한성과주의시스템으로 구분할 수 있다. 주주대상의 활동으로는 IR를들 수 있다. 국내외 애널리스트들과의 미팅을 통한 투자면담이 연평균 2백50여회를 웃돌며 경영사항 및 실적 등의 자료를 수시로 제공한다. 아울러 인터넷을 통한 IR관리와, 투자자 및 주주의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한 경영내용고지 등을 전개하고 있다. 덕분에 LG전자는국내외 전문매체들로부터 IR활동우수기업으로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IR의 강화로 『투명경영을 위한 시스템확립과 주주우선경영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이 제고됐다』는것이 LG전자측의 설명이다.성과주의시스템으로는 국내외 각 조직과 구성원들의 성과를 경제적부가가치(EVA)의 관점에서 측정하고 이에 따른 보상시스템을 구축한것이다. 이는 기존의 경영방식이 가졌던 획일적이고 정태적인 성과측정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철저히 성과측정에 따른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다.이러한 경영에 힘입어 LG전자는 1999년말 기준 매출액 10조3천억원, 경상이익 2조5천억원에 부채비율을 1백90%로 낮추는 등 대폭적인 수익개선과 현금흐름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기반으로 2000년에도 경제적 부가가치 평가에 의한 핵심사업 위주의수익성중심 경영으로 규모나 양보다는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을 전개한다는 게 LG전자의 신년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