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종목 발굴, 적정가치 도달할 때까지 인태... 장기투자자 적격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서 적정 가치에 도달할때까지 기다리는 서구식 정통 펀드운용방식을 취합니다.』영국계 로이드 조지사와 공동으로 「LG 로이드 조지1」을 운용하는LG투자신탁운용(이하 LG투신) 유정상 부장(39)의 설명이다. 펀드매니저의 자의적인 시황 판단에 따라 주식을 사고 파는 국내 펀드의운용방식과 구별된다고 유부장은 강조한다. 한번 사들이면 기업가치의 급격한 하락이 없는 한 장기 보유하는 스타일이다. 유럽계 펀드운용스타일을 국내 현실에 접목시키고 있다는게 유부장의 설명이다.이같은 운용스타일은 현재까지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1999년2월초 설정된 이 펀드는 12월20일 현재 83.35%의 수익률을 올렸다.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이하 주가지수) 상승률 66.25%를 상회하는실적이다.펀드수익률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간수익률의 표준편차가 4%에 불과하다. 주간평균수익률이 4% 범위 안에서 움직인다는 의미다. 주가지수의 등락에 따른 펀드수익률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베타계수는 0.72로 나타났다. 주가지수가 10% 상승하면 펀드수익률은7.2% 정도 올라간다. 반대로 주가지수가 10% 하락하면 펀드수익률은7.2% 정도 떨어진다는 얘기다.펀드운용의 안정성을 꾀하면서도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저평가된종목을 발굴하는데 역점을 뒀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고 최고경영진의 능력이 돋보이는 기업을 주목한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3년간연속해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거나 매출액에서 금융비용이 15%이상되는 기업은 제외한다. 이것은 공동운용사인 로이드 조지사의종목선정 원칙이기도 하다. 이들과 상의하면서 외국인 투자가의 시각에서 국내 유망종목을 발굴할 수 있었다. 1999년 하반기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정보통신 전기전자업종의 비중이 높은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코스닥 종목도 신중히 편입1999년12월20일 현재 업종별 비중을 보면 정보통신(23.55%) 전기전자(17.72%) 화학(7.04)의 순이다. 정보통신 전기전자의 비중이 전체주식편입비율의 40%를 넘는다. 상위 10개 종목은 SK텔레콤(9.33%)한국통신(8.55%) 삼성전자(8.16%) 포항제철(6.11%) 데이콤(5.67%)삼성증권(4.81%) 한국전력(4.78%) 다우기술(3.85%) LG화학(3.49%)삼성전기(3.49%) 등이다.정보통신 3인방은 평균 매입단가가 70만원대(SK텔레콤) 12만원대(데이콤) 5만원대(한국통신)에 불과하다. 불과 10개월만에 3배에서 6배까지 평가이익을 올리고 있다. 유부장은 『홍콩에서 펀드매니저로근무할 때 국내 통신업체들이 아시아국가의 통신업체와 비교할 때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고 편입동기를 설명했다.유부장은 앞으로 실적에 비해 주가하락폭이 큰 가치주의 비중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전력의 비중을 높일 방침이라고 들려준다. 민영화의 최대 수혜주로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지적한다.이 펀드는 또한 1999년11월말부터 코스닥 종목을 편입하기 시작했다. 약관상 전체 신탁자산의 10%까지 가능하다. 1999년12월20일 현재 5.7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펀드는 코스닥 종목을 매우 신중하게편입한다. 인터넷산업의 경쟁이 치열하고 벤처업체 생존율도 매우낮기 때문이다.인터넷관련업체들이 발표하는 가입자수에 대해서도 신뢰를 보내지않는다. 가입자들이 유사한 업체로 언제든지 옮겨갈 수 있다고 보기때문이다.그렇지만 코스닥 종목의 비중은 지금보다 늘릴 계획이다. 코스닥 종목에 투자할 때는 운용자금 기술력 최고경영진의 자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들 3가지 요소를 갖춘 업체중에서도 업종 대표주자만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외형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익증가율을 중시한다.유부장은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고객들에게 가입을 권한다. 펀드매니저가 일관된 전략 아래 안정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적어도1년은 기다리는 여유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취지에서 이 펀드는 가입후 1년이 넘어야 환매수수료가 면제된다. LG증권 현대증권 그리고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최소투자금액은 1백만원 이상이다.★ 인터뷰 / 유정상 펀드매니저 인터뷰LG투신의 유정상 펀드매니저(부장)는 정보통신업과 인터넷관련주가 향후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한다. 그렇지만 2001년 하반기쯤 가면 국내 수요는 상당부분 충족되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갖춘 업체라야 지속적으로성장가능하다는 의미다. 로이드 조지사의 애들린 코와 공동으로 운용하는 유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LG경제연구원, LG투자자문에서 근무한 후 홍콩소재 주피터 애셋매니지먼트사에서 유럽계 자본의 한국펀드를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운용했다.최근 코스닥 시장이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향후 전망을 들려 달라.국내 경제가 지식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코스닥시장을 더욱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최근의 부작용은 일종의 수업료라고 생각한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나고 각종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면 국내 벤처산업 발전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본다. 앞으로 약관상 편입한도까지 코스닥종목을 채울 생각이다.「밀레니엄칩」들이 득세하면서 실적에 비해주가가 급락한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주가 차별화가 언제쯤 개선될 것이라고보는가.이들 종목이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주가가 조만간 적정가치로회복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국내증시를 비롯해서 전세계 시장이 자산가치보다 미래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가 반등을 확신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주가가 기업의 수익창출능력을 반영한다고 할 때 철강 자동차증권업종은 반등을 기대해도 무난하다고 본다.펀드설정 이후 매월 주식을 80%이상 편입하고 있다. 주식편입비율을 일관되게 유지하는이유는 무엇인가.주식과 채권의 편입비율을 조정해 수익률을제고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시장흐름을 매번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저평가된 종목을 정확히 발굴해서 적정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펀드를 공동운용하는 로이드 조지측도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