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위안화 평가절하 ·미 증시 붕괴 여부도관심사

금년에 국제금융시장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우선 세계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 에대한 밑그림이 전제가 돼 있어야 한다.금년에 세계경제는 지난해에 이어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국제유가, 국제금리와 같은 기업의 채산성에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대외변수는 크게 개선될 여지가 적어 보인다는 점이다.주요 예측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해 보면 금년에 세계경제는 3.0∼3.5%로 지난해의 2.7∼2.9%에 비해 소폭 회복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개선폭은 지난해의 1.0% 포인트에 못미치는 수준이다.세계경제가 당초 예상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국제수지 불균형으로 기승을 부리게 될 무역마찰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금리와 유가도 부담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국별로는 금년에는 유럽경제의 부침(浮沈)이눈에 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9%로추정되는 유럽경제는 금년에는 2.8%로 크게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경제는 지난해 3.8%에서 3.0% 내외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연착륙(soft-landing)은 무난히 달성될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일본경제는 지난해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유동성 함정(陷穽)에 빠져 있는 민간소비가 당분간 회복되기는 어렵다는의미다. 중국경제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될 경우 침체된 경기회복의 돌파구가 마련돼 지난해 7%에서 금년에는 8% 내외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당초 예상과 달리 4% 내외의 회복세를 보인 아시아 경제는 금년에는 5.0% 정도의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구조조정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것이므로 이를 성장률이 크게 제고되지 못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중남미 경제도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여전히상존하고 있어 금년에도 성장률이 크게 제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동유럽과러시아 경제는 지난해 1%대에서 금년에는 각각 4%, 2%대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라운드 협상도 변수국제금융시장 측면에서 금년에 대외환경에서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무엇보다 뉴라운드협상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연초부터 농산물과 서비스 협상을 필두로 협상이재개될 것으로 보이나 일부 개도국과 비정부기구(NGO)의 반발이 워낙 거세 난항이 예상된다.특히 금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무역적자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점을감안하면 무역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개도국들도 그동안 선진국들이 수입규제 수단으로 활용해온 반덤핑 조치를 빈번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결국 금년에 국제금융시장의 밑그림이 될 세계경제는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들이 채산성면에서는 지난해보다 더 어렵게 느낄 수 있다.그러면 금년에 국제금융시장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지난해에 이어 가장 관심이 가는것은 역시 해지펀드를 비롯한 국제투기자금들의 활동이 재개될 수 있느냐 여부다.지난해에는 국제투기자금들이 많이 위축됐다. 90년대 이후 가장 활동력이 떨어진 한해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활동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잇달아 금, 원유를 매개로 한 상품투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금년에는 이러한 투기자금들이 어디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지 궁금하다. 물론 대부분국가들은 투기자금에 대한 대항력이 높아진상태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인식이 높아졌고 각종 인프라도 많이 확충됐다. 참고로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진단 지표로 볼 때터키, 남아프리카 공화국, 일부 중남미에서위기가능성이 남아 있을 뿐이다.국제외환시장에서는 「1달러=1유로=1백엔」의 등가(parity)시대가 지속될 수 있느냐가가장 관심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문제는 그동안 21세기 통화제도로 논의돼온 3극 통화체제의 도입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다. 현재 미국·일본·유럽의 경제여건, 국제간 자금흐름, 정책요인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이비교적 높은 상황이다.특히 최근 들어서는 가히 「혁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있는 인터넷 시대에 있어서도 「1달러=1유로=1백엔」의 등가국면은 바람직하다. 인터넷을 통한 각종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달러화, 유로화, 엔화간의 환율변동폭이 어느 정도는 축소돼야 하기 때문이다.금년에는 선진국, 개도국 가릴 것없이 국제금리가 상승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연준리(FRB)가 첫 회의를 갖는 2월초부터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동조화가 보편화된 상황에서는 미국의 금리가 인상될 경우여타국의 금리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을 비롯한 개도국들도 금리상승압력이누적된 상태이다.국제기채시장에서는 당분간 유로화 시장의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가치는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금리가 낮은 데다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위기국을 중심으로개도국들의 자금조달을 위한 시장접근이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금융시장중 가장 돋보인 세계 증시는금년 하반기부터는 전세계적으로 거품논의가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까지는 「1월효과」(새해를 맞아 주식매입이 늘어나는 현상)과 「제2의 유동성 장세」로 주가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시 거품 논의 여전문제는 지난해와 금년 상반기에 걸친 주가상승국면이 유동성 장세의 성격이 강한 점을감안할 때 하반기에 금리가 부담이 된다면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경제실적이받쳐 주느냐가 관건인데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의 주가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국제간 자금흐름은 지난해 눈에 띈 일본을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으로의 「U턴」 현상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반기 이후 대체시장으로 부각될 동유럽, 중남미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투자수단별로는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금년에 국제금융시장의 현안으로는 역시 중국의 위안화 절하문제와 미국 증시의 붕괴가능성을 들 수 있다. 다행히 현재로서는 그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위안화 절하는 현재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홍콩과의 경제통합을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사실상 WTO가입이 확정됨에 따라 침체된 경기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미국 증시도 거품논의가 꾸준히 일고 있으나최근의 주가는 첨단기술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수확체증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는 첨단기술업종은 과거 업종과 달리 성장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인플레가 유발될 소지가 적기때문이다.한편 전반적인 국제금융환경은 금융기관의대형화·겸업화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다.이미 지난해 미국은 은행, 증권, 보험기관간의 겸업화를 골자로 한 「글라스-스티겔 법안」이 폐지됐다.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망을이용한 사이버 거래가 보편적인 금융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이상을 놓고 볼 때 투자가들의 입장에서 금년의 투자전략을 구상해 본다면 상반기까지는 주식과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금융상품이유망해 보인다. 금리상승이 불가피한 하반기에 들어가서는 채권과 채권편입비율이 높은금융상품이 투자수단으로 매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세계경제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업종이 주도한다고본다면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차별화와 기폭이심한 이들 업종의 특성상 투자시 위기관리에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