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사우스윅 지음/김일환 옮김/리치북스/2000년/312쪽/9천5백원

정보통신과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신산업혁명시대의 진원지로는 단연미국 실리콘밸리가 꼽힌다. 미국 대호황의 진원지이자 하이테크 산업의 산실로 세계 경제를 호령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때문이다. 벤처기업가의 꿈을 품은 세계의 젊은 두뇌들이 앞을 다투어 이곳으로 몰려드는 것도 「실리콘밸리의 힘」을 잘 알고 있는까닭이다.이 책은 세계의 벤처비즈니스를 리드하는 실리콘밸리의 힘의 원천이무엇인지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경영모델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또 그 속의 벤처기업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엄청난 부를 창출할 수 있었는지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자세하게 소개한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있는 23개 테크놀러지 기업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그들의 성공 노하우와 비즈니스 전략, 그리고 21세기 비전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이 책의 강점은 실리콘밸리 주변의 움직임과 문화를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경제전쟁뿐만 아니라 입주 기업들이 축적해온 비즈니스 관행과 독특한 기업문화도 소개한다. 이와 함께 투자자금을 긁어모으기 위한 쟁탈전과 이제 막 비상하려는 기업들의 창업파티, 신제품을 개발해놓고 이를 팔기 위해 펼치는 치열한 마케팅 전쟁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이밖에 하이테크 산업을 바라보는 실리콘밸리 벤처기업가들의 견해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벤처비즈니스와 관련된 그들만의독특한 시각은 국내 최고경영자들에게도 시사하는바가 아주 클 것으로 분석된다.예컨대, 존 모그리지 시스코 시스템즈 사장은 『테크놀러지 업계에서 실수란 최고경영자가 일찍 떠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래 머무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야후 창업자 데이비드 필로는 인력관리와 관련해 『우리는 일을 하는 방법을 배울만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이전에 기업을 성장시켜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고객관리에 대한 얘기 가운데도 관심을 끄는 것이 많다. 야후의 최고경영자 팀쿠글은 『우리는 돈을 지불하는 고객과 돈을 지불하지않는 고객 모두를 최고로 대접한다』고 말한다. 또 카트리나 가네트크로스월즈 최고경영자는 『우리들은 매일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그래야만 문제가 악화될 여지가 근본적으로 없게 된다. 우리는 문제발생과 동시에 문제를 처리한다』고 얘기한다.이 책은 벤처창업은 결국 반 이상이 실패하고 만다고 경고한다. 처음부터 사업방향을 잘못 잡아서 실패하는 기업도 있고, 출발은 좋았으나 구체적인 전략부재로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한다.따라서 벤처 창업은 항상 실패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하고, 창업 후에는 부단히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