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의 펜실베이니아주 몬밸리 제철소 전경. 사진=AP·연합뉴스
US스틸의 펜실베이니아주 몬밸리 제철소 전경.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워싱턴포스트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2일(현지 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르면 3일 이 같은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심사해온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위원회 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백악관에 통보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를 불허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은 마련됐다.

인수가 허용되면 미국 내 철강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위원회 내 일부 기관의 우려 탓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US스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를 막을 경우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 승인을 얻기 위해 지난달 미국 정부에 "US스틸 인수 후에도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 앨라배마, 텍사스, 캘리포니아, 아칸소주에 위치한 US스틸 제철소의 철강 생산능력을 10년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본제철은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일리노이주의 제철소도 앞으로 2년간 생산능력을 유지하겠다는 제안도 했다.

US스틸은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철강업체로 일본제철은 149억 달러(약 22조원)를 들여 인수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까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이번 인수는 무산 위기에 놓여 있다.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온 트럼프 당선인 역시 지난해 11월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나는 한때 위대하고 강력했던 US스틸이 외국 기업, 이번 경우 일본제철에 인수되는 것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