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Subscriber는 이동통신업체·CATV, PEG는 하이테크업체

지난해 2월 미국의 경제잡지 <포천 designtimesp=19391>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의 적정주가에 관한 논쟁을 실었다. 아마존은 불과 5년만에 시가총액 2백5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메릴린치증권과 CIBC증권의 나스닥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주가전망에 관해 상이한 의견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당시 1백50달러였던 주가가 4백달러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CIBC측의 승리로 끝났다. 그는 앞으로 5년간 아마존이 전세계 서적유통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며 물류비용 절감효과로 7%의 경상이익률을 실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논거는 이후 계속 조정됐다. 아마존 주가의 상승을 예측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많은한계를 드러냈다. CIBC사도 자신들의 논거가 정치하지 못한 것을 인정했다. 그만큼 인터넷 기업의 적정가치를 산출하는 것은 어렵다.국내라고 예외는 아니다. 국내 증권업계도 인터넷 정보통신기업들의적정 주가를 산정하는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이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분석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증권업계 적정 주가 산정 방법 고심최근 국내 증권업계는 PSR(주가매출액배율), EV(기업가치)/Subscriber(가입자수), PEG(Price Earnings TO Earnings Growth Ratio) 등을코스닥 기업들의 내재가치를 산출하는 분석틀로 활용하고 있다. 적자상태지만 매출액이 급증하거나 가입자수에 의해 수익이 결정되는기업들을 분석하는데 적용된다.물론 코스닥기업이라도 제조업체들은 기존 분석모델이 유용하다. 매출액과 순이익이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기업들은 현금흐름할인모형(DCF)이나 상대평가모형(PER PSR) 등을 사용한다. 현금할인모형은기업이 벌어들일 미래현금을 제반 위험요소를 반영한 할인율로 나눠구한다. PER(주가수익배율)나 PSR는 기업의 순이익이나 매출액을 주가와 비교한후 경쟁업체나 동종업계 평균과 상대평가한다. 장영수동부증권 투자분석부 선임연구원은 『코스닥 등록기업중 제조업체들은 전통적인 분석방법을 사용하지만 매출액이나 순이익 증가 속도가빠르기 때문에 고속성장기와 안정성장기로 나눈 다음 내재가치를 구한다』고 설명했다.오히려 적정주가 분석방법을 둘러싼 관심은 인터넷기업과 정보통신업체에 집중된다. 가입자수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전통적인분석방법을 적용하기 힘들다. 우여곡절 끝에 국내 증권업계에서는「EV/Subscriber」와PEG 등을 통해 내재가치를 구한다.EV/Subscriber는 주로 이동통신업체, CATV, 포털사이트업체 등의 적정가치를 산출할 때 적용된다. 회원수로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업체들이다. EV는 시가총액(주식수×주가)에다 순부채(총차입금-현금예금)를 더해 구한다. 가령 A회사의 주가가 1만원(총 1천주 발행)이고총차입금이 6천만원, 현금예금이 1천만원이면 기업가치는 6천만원이다. 즉 시가총액(1만원×1천주)에다 순차입금(6천만원-1천만원)을더한 값이다. 또 가입자수는 1천명이고 이들의 평균 가입기간은 10개월이다. 그리고 이들은 한달 평균 1천원을 지출한다. 그러면 회원들이 창출하는 수익은 1천만원(1천명×1천원×10개월)이다. 그러므로 A회사의 EV/Subscriber는 6배(6천만원/1천만원)다. 주로 미국의유사업체나 업계평균과 비교해서 저평가여부를 판단한다.◆ 최고경영자 자질·도전의식 중시PEG는 PE(주가수익배율)를 주당순이익 증가율(Earnings Growth Ratio)로 나눈 값이다. 기존 PER가 수익성과 주가의 관계만 보여주는데반해 PEG는 미래 성장성까지 반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향후 3년간주당순이익 증가율을 추정해서 사용한다. PEG 역시 외국 유사업체와비교해서 고평가 여부를 결정한다. 정보통신 등 하이테크업체에 적용된다. 주당순이익을 근거로 적정가치를 판단하기 때문에 매출은증가하지만 적자를 나타내는 인터넷관련주의 분석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은 재무분석은 필요조건이라고 말한다.결코 코스닥기업가치를 완전히 분석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오히려최고경영자의 자질이나 직원들의 도전의식 등을 중시한다. 노팀장은벤처기업일수록 최고경영자의 경력이나 의식이 기업가치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인터넷 기업들의 사업모델이나 타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도 주요한 판단기준이다. 최근 AOL과 타임워너의 M&A나 전략적 제휴 등은 계량적인 분석이 제공할 수없는 주가상승 동인을 보여준다는게 노팀장의 설명이다. 기술가치에대한 분석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수준을 넘어서는 영역이다. 최근 대형증권사들이 공대출신자들을 대거 뽑는 것도 이같은 한계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노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기업의 기술가치와 재무가치를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간접투자형태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다』고 주장한다.★ 인터뷰 / 박남철 현대증권 코스닥 팀장“마케팅·제휴능력까지 주가 분석에 반영”정보통신 인터넷 관련기업들의 적정주가를 산출하는데 활용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코스닥기업을 분석할 때 크게 3가지 측면을 바라본다. 경영진의 경영능력과 재무안정성 그리고 기술능력 등이다. 이중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창업자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의 자질이다. 이들의 과거경력과 경영의지 등을 면밀히 분석한다. 원천기술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도 주가산정에 반영한다. 상대적으로 재무능력은 덜 중시한다. 벤처기업이기 때문에 거래소 기업과 동일한 잣대로 판단하기곤란하다.코스닥시장도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처럼 M&A가 활성화될 전망이다.업종 애널리스트도 M&A가 기업가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할텐데.최근 코스닥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소위 「묻지마 투자」는 점차정리되는 것같다. 코스닥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실적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들을 발굴하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여기다 M&A나 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주가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능력도 구비해야 한다. 이같은 능력이 향후 코스닥 애널리스트의 몸값을 좌우할것이다. 한순간에 해결될 수는 없지만 팀원들에게 이를 갖추라고 주문하고 있다.코스닥 기업의 기술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애널리스트가 드물다.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방안은.코스닥 기업이 기술력만 있다고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알 수 있듯이 마케팅능력이 더 중요하다. 자본력만 뒷받침되면 코스닥기업의 기술 차이는 한두달 이내에 좁혀진다고 본다.그렇다고 하더라도 원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기술가치를 주가 분석에 반영할 수 있는엔지니어 출신을 선발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