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털고 자본확충 등 재무건전성 제고혼신… 종합금융그룹 프로젝트 활발히추진

▶ 통합 1년이 지난 뒤 한빛은행에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요.지난 1년간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물리적 통합」에 모든 역량을 투입했습니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맛이 있듯이 통합후 새로운 경영목표를 세우고 경영인프라도 이에 걸맞게 구축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보냈습니다. 무엇보다도 리딩뱅크로도약하기 위해 자본확충 및 재무 건전성제고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 부었습니다. 지금까지 성과를 자평하자면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이제부터는 시너지효과를극대화하기 위해 「화학적 융합」에 경영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성과주의에 기초한 사업부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리스크 관리체계 선진화 등을 중점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종합금융그룹화를 선언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입니까.금융기관간의 업무영역자체가 무의미해지고 고객의 금융수요도 다양해지는 추세를놓고 볼 때 새로운 종합금융그룹 지향은시대적 요청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빛은행도 리딩뱅크로서 종합금융그룹의 시너지효과를 추구하는 것은 어찌보면당연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안에 별도의지주회사를 설립하고 보험사도 인수하고인터넷 쇼핑몰과도 제휴해 증권, 투신, 여신전문, 신용관리 등이 포함된 명실상부한종합금융서비스 그룹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고객들은 한빛은행의네트워크를 이용해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를 즐길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올해 한빛은행의 영업전략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까.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모두 기업금융에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닌 은행이었습니다. 우선 강점을 지닌 기업금융영업을더욱 강화하기 위해 올해안에 기업고객관리를 전담하는 RM(relationship manager)2백여명을 키울 계획입니다. 교육은 선진금융시장 일류강사들을 우리나라로 초청,실시할 계획입니다. 양성된 RM들은 기업을상대로 대출업무만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기업을 직접 방문해 재무 컨설턴트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됩니다. 선진은행들은 이미 이런 식으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매금융부문을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초 총여신중 17%에 불과했던 가계대출 비율을 2∼3년내에 30%까지높일 계획입니다. 무엇보다도 점포영업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인데 선진 서비스체계를 도입해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경영할 계획입니다.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바람이 일고 있는인터넷 뱅킹에서도 선두주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미 지난해 전담팀을 구성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놓았습니다.물론 여기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욕구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만큼 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시스템 관리와 개선을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연초 시무식에서 영업실적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하셨는데 자신은 있는지요.은행장이 영업실적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구조조정 여파에서벗어난 올해부터는 저 자신부터 성과에 따라 정당한 평가를 받을 생각입니다. 각 지점장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성과위주로 평가를 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줄 생각입니다. 본점의 입김을 될수 있는한 줄이고 현장으로 업무권한을 대폭 이양해 현장 실무진이 느끼는 판단을경영에 최대한 반영할 방침입니다.▶ 다른 은행에 비해 한빛은행의 주가가 낮은것에 대해 경영책임자로서 감회가 착잡하실 것 같은데요.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CEO에 따라 주가가평가된다는 것은 올바른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저 자신도 한빛은행 주가에 막중한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한빛은행의주가는 대우사태 여파로 인해 아직 낮은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자신의 능력여부를 따지기 전에 한빛은행의 잠재력이나 수익력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올해부터는 은행의 수익성과 투명성에 따라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부실요인을 거의 모두 털어냈기 때문에 앞으로 경영지표는 좋아질 것이고 그런조짐 또한 차츰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일단 올해에는 욕심내지 않고 세후기준으로4천억원의 이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는데 이변이 없는 한 목표달성은 무난하리라 봅니다. 세후기준 이익이 내년에는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3년 이내에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총자산이익률(ROA) 1.5%,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2%라는 선진은행수준의 재무지표 달성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의 투명성 확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올 상반기내에 국내는 물론해외투자가들에게 경영성과를 투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IR전문가를 채용할 계획입니다. 이런 일련의 프로젝트가 착실히 진행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올 연말쯤에는주가가 1만원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을까생각됩니다.▶ 국내 몇몇 은행이 외국기업으로 넘어가 올해 본격 영업에 나서는데 토종은행으로서어떤 생존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까.일단 자극은 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외국은행들이 금융기법에서는 앞서있을지 모르나 국내시장 자체에 대한 노하우는 국내은행들이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사정에 적합한 시스템 개발에도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단순한 외국방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선진은행들에 비해 비효율적인 업무처리 시스템은시급히 개선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 1천5백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한빛은행의 업무처리 시스템을 선진은행 수준으로끌어올릴 생각인데 이렇게 되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충분히경쟁할 수 있을 겁니다.▶ 은행권의 제2차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분분한데요.당연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없겠지만 2, 3년 후에는 은행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데 제1차 구조조정후 18개로 줄어든 은행 숫자도 국내여건을 고려하면 아직도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이유로 2차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는 것같습니다. 2차 구조조정은 1차 구조조정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 확실합니다. 앞으로 정부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시장원리에 의해 경쟁에서 탈락하는 은행이생겨나게 될 것이고 이런 은행은 자연히타 금융기관에 인수 합병되거나 도산하는운명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경쟁력과 규모를 동시에 갖추지 못하는 은행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며 결국 5년내에 국내 은행은 10개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중장기경영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지난 1월4일 창립 1주년 기념식에서 밝힌「새 천년 세계 50대 은행으로의 도약」을장기플랜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1백대은행에 머물고 있는 한빛은행의 위상을 5년내에 세계 리딩 뱅크수준으로 끌어올릴계획인데 현재의 분위기로 볼 때 목표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국내 은행도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는것이 가능해지며 은행업 자체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Profile김진만 행장은 은행권 인사로는 드물게 1,2금융권을 경험했다. 한국종합금융 재직당시국제금융파트에서 근무, 다른 어느 분야보다 국제금융업무에 해박하다. 은행내에서는 소탈한 성품과 탁월한 리더십으로직원들의 신망도 두텁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만 일단 윈칙이 서면 그대로 밀어붙인다. 한미은행장 시절 우체국과 업무제휴를맺었던 일이나 한국은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일산 까르푸 매장에 주말에도문을 여는 지점을 개설한 것은 지금도 널리 회자되는 일화다. 작년 1월 그가 한빛은행장으로 선임되자 한미은행 직원들은『한빛은행이 봉을 잡았다』며 『그를 빼앗긴 것이 원통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할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칼같이 맺고끊는 소신파로도 유명하다. 논리가 불분명한 소신없는 말이나 행동을 싫어한다. 조직은 내부 구성원들이 소신을 가지고 자신있게 일을 처리할 때 경쟁력이 최고로 발휘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모든 결정을 내리면 구성원들은 제위치를 찾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강조하는 현장중심의 경영이 공허하지 않은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천력과 소신을 겸비한 그에게서 세계적인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한빛은행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