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계열사와 이해관계가 상충될경우 투자자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겠습니다.』황영기 삼성생명투자신탁운용(이하삼성생명투신) 대표이사(47)의 약속이다. 고객돈으로 삼성계열사의채권이나 CP(기업어음)를 적정가격보다 높게 매입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황대표는 이것이 고객자산을위탁관리하는 투신사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한다. 그는 금융감독당국의 통합검사가 강화되면 계열사에 대한 부당편법지원 시비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황대표는 금융의 세계화와 통합화로 독자생존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고경영자로서 자신의 첫번째 과제라고 밝힌다. 이런 맥락에서 황대표는 지난해 12월 삼성투자신탁운용과 삼성생명투신을 합병했다고들려준다.◆ 합병 통한 통합시너지 극대화노려『투신사의 경쟁력은 리스크관리능력 운용능력 영업력에 좌우됩니다.체계적인 리스크관리능력을 갖추거나 체계적인 운용조직을 확보하기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런 판단아래 합병을추진했습니다. 합병 후 운용자산이20조원대로 늘어나면서 투자여건이훨씬 나아졌습니다. 합병의 시너지효과는 결국 고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황대표는 삼성그룹의 간판급 금융전문가이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출신으로 삼성물산과 그룹비서실에서 근무하다가 영국의 LSE(LondonSchool Of Economics)에 유학을 떠났다. 졸업 후 파리바은행 BT은행등에서 근무했다. 1989년5월 삼성그룹에 재입사한 후 삼성전자 자금팀장, 삼성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을역임했다. 지난해 8월 삼성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투신업계와 연을 맺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외국언론과 인터뷰할 때 통역을 담당할 정도로 영어실력이 뛰어나다.외국계 은행의 근무경험 때문에 황대표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투신사를 비롯한모든 금융기관의 성패는 리스크 관리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의지론이다. 특히 대우채권의 대량편입으로 개인고객들에게 정신적물질적으로 고통을 안겨준 것은 선량한 자산관리자로서의 의무(Fiduciary Duty)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결과라고 반성한다. 합병 직후컴플라이언스팀을 대폭 강화한 것도 이같은 반성에 따른 결과다. 컴플라이언스팀은 금융감독당국이 규정한 운용법규뿐만 아니라 내부운용지침의 준수 여부도 철저히 따진다. 투신사는 한 두해 반짝 고수익을 올리기보다는 꾸준히 안정된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황대표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다.황대표는 『7월초 시행되는 채권시가평가제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삼성생명투신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업계 최고수준의 채권전문가들로 채권운용팀을 대폭 강화했다.금리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에 따라수익률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보기 때문이다. 황대표는 『펀드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수익률을높여 삼성그룹의 위상에 걸맞는 투신사로 평가받고 싶다』는 희망을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