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조합장은 시장개방을 앞둔 국내 낙농시장을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품질면에서 외국업체에 뒤질게 없기 때문이다.『우유는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식량과 같은 존재입니다. 식량안보차원에서라도 낙농산업은 꼭 지켜야 합니다.』조흥원(58) 서울우유협동조합장은올해가 국내 낙농시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지난 1996년7월 대부분의 유제품에대해 수입이 자유화됐다. 최근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는 축산·낙농관련 산업 개방 조기추진이 논의됐다. 국내에서도 집유일원화 및 유통기한 자율화 등을골자로 하는 낙농진흥법이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외국 대형업체들은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낙농업계는 급격한 시장 변화를겪을 전망이다.그러나 조 조합장은 국내 낙농 시장을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품질면에서 외국업체에 뒤질게 없어서다. 이미 목장에서 소비자까지 완전냉장 상태를 유지하는 냉장콜드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도입했고, 국내 유가공업계 최초로HACCP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과거 농산물시장 개방때 「신토불이」 운동에서처럼 전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이 우유시장에서도 재현된다면 충분히 승산 있다는 계산이다.조 조합장은 지난 1월17일 성균관대 명륜당에서 벌인 「서울우유 비전 선포식」의 성공에 크게 고무돼있다. <국조오례의 designtimesp=19473> 등 관련 문헌을 참조한 이 선포식에서 조합원들은 직접 조선시대의 관복을 입고참여했다. 행사도 철저히 고증에바탕을 두고 진행했다. 인터넷·네트워크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시대에 조선시대 궁중의식이라는 역발상적 형식을 채용한 것이다.『궁중의 교서 반포의식을 빌려 우리 조합의 다짐을 소비자들에게 공약한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조합원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얻었죠. 조합원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호응이 높아 지속적인행사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조 조합장은 이 선포식에서 2002년까지 시장점유율 50% 매출액 1조원달성이란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이와 함께 유업계 고객만족도 1위유지와 원유 생산비 10% 절감 사업과제도 밝혔다. 이를 통해 고객 조합원 직원들이 모두 이익을 얻을수 있는 「윈윈전략」을 달성, 국내 낙농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취임 후 경영제도개선팀 발족‘조직활력’조 조합장은 건국대 축산대학을 나와 지난 70년부터 젖소 목장을 운영해온 목장주 출신이다. 지난해 5월 조합원 투표로 제 15대 조합장에 당선됐다.조 조합장 취임직전 서울우유는 전현직 임직원 8명이 뇌물비리 사건으로 구속되는 파란을 겪었다.조 조합장은 취임과 동시에 「경영제도개선팀」을 발족시켰다. 대규모 인사를 통해 침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직종간 불균형을 바로 잡는데 주력한 것이다.『63년 역사와 4천5백여명의 조합원을 지닌 서울우유가 공무원조직처럼 경직돼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취임 후 지난 9개월간은 기업마인드를 접목시키는데 열정을 다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풍토를조성하고 원자재 등을 투명하게 조달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이제 그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조 조합장은 서울우유를 조합원과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선진협동조합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우리나라엔 서울우유가 있습니다」란 광고문구가 헛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