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이후 공모가 아래 추락 종목 수두룩 … 산정과정서 과대평가된 경우 많아
「코스닥 공모가의 거품을 조심하라.」최근 코스닥시장 등록기업들의 공모가에 대한 거품론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목소리가 높다. 공모가만으로 해당 회사를 평가하기에는 문제가 많은만큼 공모주 청약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다.물론 특정 기업의 공모가에 거품이 들어가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공식에 대입하면 정답이 그대로 나오는 수학문제와 달리 공모가를 구하는 방식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모가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기업의 미래가치까지 포함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거품 여부를 논하는 것은 쉽지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거품론이 무성한 것은 코스닥 등록 이후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추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철회했다가 다시 등록을 신청하는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공모가를 올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거품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성장, 기업주가는 곤두박질사실 등록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전체적으로 코스닥시장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경우 공모가가 3만원이었지만 등록 이후 주가가 미끄럼을 타면서 한때 2만2천원대까지 추락했다. 공모가에 비해 주당 8천원 가까이 떨어졌던 셈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코스닥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타고 주가가 공모가인 3만원대를 회복했지만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던 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적잖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최근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 기업 가운데는 희림건축사사무소의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돈다. 국내 건축사사무소 가운데 최초로 코스닥 문을 두드린 희림건축사사무소는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코스닥에 입성했으나 등록 이후 줄곧 주가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등록 이후 잠깐 2만2천4백원까지 10% 정도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공모가 밑으로 추락했다. 특히 희림건축은 지난 2월9일 코스닥 지수가 13.49 포인트 상승하며 상한가 종목이 80여개나 쏟아진 날에도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맥빠진 모습을 연출했다. 2월9일 기준으로 희림건축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20% 가까이 빠진 1만6천1백50원을 기록하고 있어 공모주 청약에 참가했던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손실을 입힌 상태다.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지난해 말 등록한 교보증권은 공모가가 9천원이었지만 요즘의 주가는 이보다 30% 이상 하락한 6천원대를 맴돈다. 특히 이 회사의 주가는 한때 4천원대까지 떨어져 공모가 대비 50% 이상 추락한 일도 있다. 최근 사장이 직접 나서서 주가회복을 외치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밖에 동국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져 있는데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들 회사의 주가가 당분간 공모가를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지난해 코스닥 등록을 신청했다가 반려됐거나 자진 취소한 이후 최근 등록을 재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모가 역시 도마에 올라 있다. 특히 상당수 기업들이 전에 등록을 추진할 때에 비해 공모가를 크게 올린 것으로 확인돼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수익성이 높아진데다 코스닥시장이 폭등장세를 연출하는 만큼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지만 코스닥시장 주변에서는 불과 한두달 사이에 공모가를 큰 폭으로 올린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주류를 이룬다.예컨대 최근 다시 등록을 신청한 인투스테크놀로지의 경우 지난번에는 2만3천원을 공모희망가로 적어냈으나 이번에는 8만원으로 2백40% 이상 올렸다. 또 세스컴의 공모희망가도 8천원에서 2만원으로,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역시 4만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1백50%씩 높였다. 가수 출신 이수만씨가 오너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는 공모희망가를 4만5천원으로 했다가 이번에 새로 신청하면서 6만원으로 1만5천원 올렸다. 이밖에 프레임엔터테인먼트 한원 쓰리소프트 인포피아 평창정보통신 한솔창업투자 제일창업투자 등이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1백%까지 공모희망가를 높여 다시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업협회 제출 공모희망가와도 큰 차석연치 않기는 실제 공모가가 공모희망가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상당수 기업들의 공모가가 당초 증권업협회에 신규등록을 신청할 때 써냈던 공모희망가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일부 기업의 공모가는 30% 이상 부풀려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사 쪽에서는 『신규등록시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들의 반응이 좋으면 공모희망가보다 실제 공모가를 한단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지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문제는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다가 등록 이후 주가가 공모가 이하를 맴도는 경우 피해를 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최근 들어 다시 코스닥 등록을 대행한 주간증권사가 해당 종목의 주가를 일정 기간 동안 떠받치는 제도를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와 관계없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어느 정도이며 이것이 적정한지 여부를 반드시 파악해두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