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평균 적립금 모아 안정성 확보 … “주주에게 투자·저축 개념 제공한다”
BR>지난해 10조6천9백61억원의 매출에 1조5천5백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포항제철은 올해 액면가(5천원) 기준으로 35%를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배당도 영업연도 도중에 한차례 더 하는 ‘중간배당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CEO(최고경영자)인 유상부 포항제철 회장을 비롯, 경영진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주주경영과 투명경영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이 회사의 배당정책은 명확하다. “포철의 주주에게는 투자와 저축의 개념을 조화시켜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익이 날 때는 물론이고 설사 적자가 나더라도 매년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겠다는 것이 포철의 기본방침”이라고 이동희 포철자금관리실장은 설명한다.포철은 지난 97년과 IMF가 한창이던 98년에도 매출액 대비 7∼10%대의 순이익을 기록했었다. 97년에는 액면기준 20%, 98년 25%씩을 배당, 매년 10%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배당수익률 역시 1.4%에서 2.18% 사이이다.재무전문가들의 배당에 관한 시각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 제조업체의 경우 배당이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이론도 있고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무관하다는 시각도 있다. 포항제철은 이 가운데 중간정도의 입장을 취한다.◆ 국내 제조업체중 최고 수준 배당일단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된 포철로서는 내부유보에 의한 기업가치 증진효과는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배당에 의한 기업가치 증진효과 역시 국내 증시 상황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이실장은 설명한다. 액면가 기준으로 35%의 배당을 한다고 했을 때 포철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연말 포철주 종가(12만5천원) 기준으로 1.4%. 이 정도면 거래소 주식의 하루변동 폭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분명히 긍정적 요인이기는 하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현금배당보다는 자사주매입이 주가관리를 위한 배당정책으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이실장은 밝혔다.포철의 배당정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포철주식에 대해서는 투자와 저축의 개념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이 회사의 정책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외국인 주주들은 현금배당에는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월스트리트의 투자가들은 포철경영진이나 재무담당자를 만나면 포철이 어마어마한 현금흐름을 동원, 자사주 매입후 소각해줄 것을 주문한다. 반면 한국인 주주들은 현금배당을 원한다. 포철경영진은 현단계에서는 우선 국내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해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상위권의 배당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정책을 갖고 있다. 물론 주가의 부진이 지속되면 자사주매입 후 무상소각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경영진의 배수진이다.또 안정된 배당성향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가 나더라도 주주들에게 일정수준의 배당을 제공한다는 정책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현금배당액의 10%를 배당평균적립금으로 모아두고 있다.이실장은 시가배당과 관련, “중장기적으로는 시가배당에 근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시가배당을 하더라도 어차피 회사가 줄 수 있는 배당능력(재원) 범위내로 한정이 되게 마련이다. 배당률보다는 총배당액이 배당정책의 관건이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액면가배당이든 시가배당이든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