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대 교수가 설립한 ‘이색벤처’… 음악 포털사이트 구축도 추진
(주)라르떼의 주력상품은 자유자재로 접히는 다목적 카트 「EG 구르미」이다. 「구르다」와 「도우미」의 합성어인 구르미는 쇼핑, 여행 등에 유용하며 특히 주부들에게 안성맞춤. 짐이 없을 때는 서류가방처럼 접을 수 있고 무거운 짐은 손쉽게 운반할 수 있다.『시장 보러갈 때, 지방 출장갈 때 느꼈던 불편함을 바탕으로 구르미를 고안했습니다. 무거운 짐을 덜 수 있고 보관도 편리한 가방이 절실했거든요. 특히 주부들이 애용했으면 좋겠습니다.』아이디어가 빛나는 구르미는 송은선 사장(52)의 작품이다. 제품 디자인은 물론 영업도 하고 있는 송사장은 특별한 이력으로 관심을 끈 벤처 사업가. 서울대 음대와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공부하고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음악교육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남편은 한국음악학회장인 충남대 음악과 박상록 교수.전형적인 학자 부부가 생활용품 제조업에 뛰어든 것이 의아할 법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누구보다 신나게 일하고 있다. 오히려 『교수보다 판매나 영업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할 정도다.송사장이 라르떼를 설립한 배경에는 이탈리아 유학시절 체득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25년 전 두살바기 첫딸을 데리고 로마로 떠난 송사장 부부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노점상을 시작했다. 이집트 출신 친구에게 호안석, 비취 액세서리를 공급받아 시세의 3분의1 가격으로 내다 팔았다. 박리다매 전략을 주무기로 4년 동안 로마의 시장을 누볐고 장사도 성공적이었다고 한다.『다른 유학생들은 대부분 관광가이드 등 고급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였죠. 하지만 우린 발로 뛰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했어요. 구르미도 그때 본 이탈리아 주부들의 쇼핑용 카트에서 착안한 겁니다.』구르미는 시판 4개월 남짓 지난 지금 인터넷 쇼핑몰, 대형 슈퍼마켓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기업체 판촉물로도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 인증도 받았다.◆ 아이디어·예술성 접목 유럽명품에 도전『앞으로는 고급 핸드백, 노트북 가방 등을 다양하게 선보일 겁니다. 궁극적으로는 예술의 향기를 불어넣은 각종 생활용품 생산이 목표입니다. 유럽산 명품을 능가하는 멋쟁이용 생활용품들이지요.』 그래서 회사이름도 「예술」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라르떼(LA’RTE)」로 지었다. 더불어 국내 최대의 음악 포털사이트 구축도 준비중이다. 음악 애호가를 위한 이 인터넷 비즈니스는 남편인 박교수가 주도하고 있다.송사장은 스스로를 「창의력과 활동성이 겸비된 인물」이라고 평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낸 실용신안, 의장등록만 해도 15건에 이른다.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천성이라는 것.『그 좋은 교수직도 모자라서 사업까지 손대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나와 가족의 안일만 추구하며 삶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아요. 강릉에서 40년 넘게 고아원을 운영하는 부모님에게서 사회로 환원하는 삶을 배웠습니다. 라르떼를 훌륭하게 성장시켜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라르떼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송사장은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 3월부터 당분간 학교를 휴직할 계획이다.라르떼는 이미 이탈리아 로마와 밀라노에 지점을 내기로 했고 7개 유명 브랜드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또 10일부터 일주일간 주식 공모를 한 뒤 하반기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02)2282-2291©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