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적으로 개가 죽는 사건이 일어났다. 장소는 대낮의 아파트단지, 범인은 백수나 다름없는 대학 강사. 이 사건에 수상쩍은 인물들이 하나 둘 얽혀 있다. 밤만 되면 은밀히 지하실로 숨어드는 경비원, 옥상에서 담배피우는 관리소 경리 아가씨, 지하실 구석에 누워 있다 밤이면 쓰윽 몸을 일으키는 검은 그림자의 사내 등.하지만 <플란다스의 개 designtimesp=19484>는 공포물이 아니라 만화처럼 엉뚱한 유머감각과 상상력이 빛나는 코미디다. 배우들은 안쓰러울 만큼 꾀죄죄한 차림새로 스크린 위를 오가며 부지런히 관객을 웃긴다. 썰렁한 농담도 적지 않지만 몇몇 장면은 그야말로 포복절도감이다.단편영화 <지리멸렬 designtimesp=19487>로 이름을 알렸던 봉준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 <주유소 습격 사건 designtimesp=19488>의 이성재가 어리숙한 대학 강사로, 신세대의 표상 배두나가 경리 아가씨로 출연했다.영화에서 처절하게 죽어가는 개들의 모습을 보고 제작진의 잔인함에 분노할 동물 애호가들에게 한마디. 『촬영을 마친 개들은 모두 안전하다. 그들은 연기를 한 것 뿐.』◆ 공연 - 조동진 음악회조용함 깨고 역동적 무대 선봬생각의 속도로 변해가는 시대, 그러나 세상 한켠에는 「느리게 살기」의 미학을 고집하는 이들도 있다. 조동진도 그렇게 멈춘 듯 움직이는 듯 한결같이 지내온 음악인. 그의 노래는 화려함과 거리가 멀지만 남다른 깊이의 울림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32년간 묵묵히 한길을 걸어 온 그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조동진은 최근 영화 <산책 designtimesp=19499>의 음악 작업을 맡고, 예전에 발표했던 노래를 새롭게 해석해 담은 음반 <토탈 리콜 designtimesp=19500>을 준비하는 등 전에 없이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비꽃, 항해, 흰눈이 하얗게, 작은 배, 행복한 사람, 겨울비 등 새 음반에 담긴 곡들을 들려준다. 조용하다, 또는 졸립다는 조동진의 이미지를 깨는 역동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조동익, 이병우, 권혁진, 박용준, 김영석, 장필순, 이규호 등 실력 쟁쟁한 동료들이 연주를 맡아 함께 무대에 선다. 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2월 23∼27일. 평일 7시30분, 토요일 4시·7시30분, 일요일 4시. (02)3676-3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