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1천5백억원, 국민은행 1천억원 등 앞다퉈 조성
「유망벤처기업을 먼저 찾아라」. 최근 은행가의 모습이다. 각 은행들이 앞다퉈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등 벤처기업 투자에 가속도를 올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단 유망기업이라고 알려졌다 싶으면 각 은행의 벤처투자팀들이 몰리는 일이 다반사』라는게 국민은행 투자팀 윤원철팀장의 말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이유는 간단하다. 사업 초기에 적은 돈을 투자해 코스닥등록 등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다, 벤처기업이 성장한 후 금융거래 등에 따른 수익기반의 확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지난 1998년부터 벤처펀드를 조성해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온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6백억원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53개 벤처업체에 모두 5백70억8천6백만원을 투자했다.이 가운데에는 한아시스템 장미디어인터렉티브 오피콤 코네스 등 4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등록, 9백억원 규모의 평가이익을 얻기도 했다. 올해에는 모두 1천5백억원의 벤처펀드를 설정, 한 업체당 5억∼10억원 정도로 투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벤처투자로 큰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내부의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분위기』라는게 은행관계자의 설명이다.◆ 큰 수익성 기대 … 펀드 조성 긍정적 분위기지난해 골드만삭스로부터 외자유치를 한 국민은행은 1천억원을 벤처투자 전용펀드로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 이미 LG텔레콤 터보테크 경덕전자 아세아조인트 두루넷 신세기통신 데이콤 등에 투자해 8배에 가까운 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어 벤처투자에 적극적인 분위기다.『올해에는 5백억원의 벤처펀드를 소진할 계획으로, 정보통신 정밀화학 유전공학 환경공학 등의 벤처업체를 대상으로 투자는 물론 각종 금융자문도 제공할 계획』이라는 것이 윤팀장의 설명이다.조흥은행의 경우 1999년11월에 5백억원규모의 벤처투자 전용자금을 조성, OCI통신에 3억원을 직접투자 방식으로 출자했으며, 정보통신 전문투자조합인 현대기술투자조합에 5억원의 지분을출자했다. 올해에는 건당 5억원씩 총 40건에 걸쳐 모두 2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1월에 인터넷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오즈인터미디어에 5억원을, 2차전지 생산업체인 코캄엔지니어링에 5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현재 10여개 벤처업체에 대한 투자심사를 진행중으로 이달말까지 30억원 정도의 투자를 할 예정』이라는게 벤처팀 이기영팀장의 설명이다.아이네트 등 몇개의 벤처기업에 출자해 1백억원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는 한미은행도 지난 1월11일 5백억원의 투자펀드를 설정하면서 벤처투자에 발벗고 나섰다. 캐시매니지먼트서비스 구매전용카드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기존에 거래중인 기업의 경우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통해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지난 1997년부터 아이엔티텔레콤 맥시스템 등에 주식인수 전환사채 등의 방법으로 13억원을 투자, 57억원의 투자수익을 거두기도 했던 기업은행의 경우 올해에는 1천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투자할 계획이다.투자에 따른 자본이득의 확보에 치중하지 않고 기업의 경쟁력과 가치증진에 초점을 두고 재무·경영지도, 거래업체 알선 등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는게 기업은행측의 설명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