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발굴·전략적 제휴·지분 투자 등 다양, 사내벤처 설립도 확산 추세

대기업들 사이에서 벤처투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예전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 자금이나 기술을 투자해왔던 방식과는 접근방법부터 차이가 난다. 유망 기업을 그룹에 흡수하기 위한 소위 「문어발식 확장」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과거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가 경영권 장악에 목적이 있었다면 요즘 불고 있는 벤처투자는 경영 간섭에서 벗어나 유망 벤처기업의 자생력을 키워 수익을 공유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초기 단계의 벤처기업을 발굴, 사업 영역의 확대는 물론 장기적인 투자수익을 올린다는 전략이다.뿐만 아니라 이미 성장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존 산업에서 탈피해 신규사업영역을 창출하기 위한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는 신규 사업영역을 확보하지 못하면 2∼3년 내에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깔려있다. 대기업들의 벤처투자의 대부분이 인터넷 정보통신 바이오 등 첨단업종에 몰려 있는 것도 이런 연유다.대기업들의 벤처투자 유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직접 발굴투자, 전략적 제휴, 간접투자 등이 그것이다.◆ 직접투자는 주로 사업자금 지원우선 직접 발굴투자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꼽히는 벤처투자 모델이다. 사내 벤처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사업자금을 대주는 방식이다. 한국통신, 데이콤, 삼성 SDS 등 정보통신업체들에서 시작된 사내 벤처 설립 붐이 이제는 전 대기업으로 확산된 추세다. 한솔 코오롱 두산 고합 등과 같은 제조업체들도 사내 벤처를 공식화하고 있다. 인터파크 네이버 등이 사내 벤처로 출발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대기업들의 유망 벤처기업 발굴도 활발하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2002년까지 2천5백억원을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창업 단계에서 총 투자액의 50%, 자본금 확충 단계에서 40%, 상장 직전 단계에서 10%씩의 비중으로 각각 투자할 방침이다. SK텔레콤도 1백억원 투자금액을 조성했다. 이미 인터넷 콘텐츠와 전자상거래업체인 한국정보인증과 코리아사이버페이퍼먼트 등에 총 86억여원을 투자했다.또 SK(주)와 SK옥시케미칼도 각각 1백억원과 50억원 정도의 자금으로 생명공학, 의약, 정밀화학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서울 목동 등 전국 주요 지역에 벤처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벤처회사를 입주시켜 임대료 대신 주식을 받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2백개사의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전략적 제휴는 유기적인 역할분담과 협력관계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기술개발과 생산은 벤처기업이, 자금지원과 마케팅은 대기업이 맡는 방식이 일반적인 제휴형식이다.현대종합상사는 인터넷관련 토털 솔루션업체인 서울시스템과 전략적 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스템이 인터넷기반기술을 제공하고 현대종합상사가 수출업무를 도와준다는 것이 골자다. (주)대우도 MP3플레이어를 만드는 디지탈웨이에 상품화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LG상사는 미디어링크에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간접투자는 벤처캐피털을 통해 유망 벤처기업에 지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 들어 급증하고 있는 투자형태다. 이미 삼성 현대 LG 등이 신기술금융회사나 창업투자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간접투자 형태도 급증삼성벤처투자(www.svic. samsung.co.kr)의 경우는 이미 5개의 투자조합을 결성해 총 2천 6백억원을 조성했다. 주식,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5백억원 규모인 SVIC 1호는 코리아PTG 씨그마테크 등에 투자됐으며 3백억원규모인 SVIC2호는 태양테크 코닉시스템 등에 지분참여를 했다. 특히 SVIC 영상 1호의 경우는 연간 8편 정도의 영화제작을 지원하는 전문투자조합이다. 사이트내에 투자요청서를 제출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투자결정까지 31~45일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현대기술투자(venture.smba.go.kr/ ~capital/hyundai)는 2개 투자조합을 결성한 상태다. 현대-다음 인터넷 펀드, MIC 99-5 현대기술투자 조합 1호를 통해 각각 1백억원과 1백50억원을 조성했다.투자 대상은 인터넷과 정보통신 관련 기업으로 이미 팍스넷, 하나텍 등 9개사에 주식과 CB 인수형태로 투자했다. 또 2월중에 50억원 규모의 현대 바이오텍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LG창업투자(venture.smba.go.kr/~ capital/lg)의 경우는 각각 1백억원 규모의 투자조합 2개를 운영중이다. 정보통신전문엘지투자조합 1호는 안철수 바이러스, 밀리트론 등에 1백억원을 투자했다. MI99-3 엘지투자조합 2호의 경우는 디엠넷, 니트젠 등에 5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SK는 자본금 1백80억원 규모의 창업투자회사인 「STIC IT벤처투자(www.stic. co.kr)」를 통해 벤처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각각 4백억원과 56억원 규모의 MIC 99-9 스틱아이티 투자조합 1호, 스틱투자조합 3호를 결성했다. 현재 코스모브리지, 하우리 등 12개 업체에 투자한 상태다. 이달안에 총 7백억원 규모에 달하는 3개의 투자조합을 준비중이다.하나로통신(venture.hanaro.com)은 산은캐피탈과 공동으로 KDBC-하나로 인터넷 벤처펀드 1호를 결성했다. 결성금액은 1백억원. 주식인수 방식을 통해 전자상거래 커뮤니티 및 전문포털 등에 주로 투자할 예정이다.한화 코오롱 금호 등도 1백억∼1천억원대의 벤처투자펀드를 올 상반기내에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