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움직임·해외증시 동향 주시 … 첨단기술주 중심 매매 전략 필요

일본의 제로금리정책과 엔화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 캐리 트레이딩의 투기적인 성격을 고려할 때 다우지수의 소외현상과 나스닥 편중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1999년 10월 이후 세계 증시는 첨단기술주 위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들어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강화되고 있다. 가치주와 성장주의 주가차별화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금리인상(일본 제외)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정보통신주의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통상적으로 금리와 주가는 역관계에 있다. 전통적인 이론에 따르면 주가는 미래에 발생하는 모든 현금흐름을 각종 위험을 반영한 이자율로 할인해서 구한 현재가치의 합이다. 따라서 금리상승은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떨어뜨려 주가를 하락시키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차입비용 증가를 통해서 기업수익을 떨어뜨린다. 주식과 대체관계에 있는 예금이나 채권 등으로 투자자금을 이동시켜 증시수급을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통상적으로 금리상승은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성장주는 특히 미래가치가 높게 반영되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따른 주가하락이 가치주보다 더 큰 편이다.그렇다면 전세계적인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주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최근 첨단기술주들의 상승세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정보통신 기술발전에 따른 산업패러다임 변화와 금리인상을 능가하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펀더멘털한 측면에서는 최근의 전세계 주가동조화를 완전히 설명하기 힘들다.◆ 첨단주 상승 세계적 추세주가 움직임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인 유동성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산업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해 전통적인 제조업보다는 첨단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매수세력의 결집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이것은 이들 종목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특히 최근 국제자금 시장에서 이같은 특성을 읽어낼 수 있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기자금이 성장주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엔화나 유로화로 자금을 조달해 주식투자에 나서는 엔 캐리 트레이딩(Yen Carry Trading)과 유로 캐리 트레이딩(Euro Carry Trading)이 성행하고 있다. 엔(유로) 캐리 트레이딩은 금리가 낮고 평가절하가 예상되는 국가에서 자금을 빌려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주식, 채권, 금, 석유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한다.이들의 투자행태를 간단히 살펴보자.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는 향후에도 약세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미국의 헤지펀드 등은 엔화로 자금을 빌린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갚을 금액이 적어진다. 즉 환차익을 올린다. 더구나 현재 일본의 금리수준은 제로상태에 가까워 이자부담이 적다. 따라서 헤지펀드 등은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이익까지 볼 수 있다. 이 자금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에 투자하여 고수익을 추구한다. 특히 주가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첨단주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물론 예상이 빗나간다면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다.현재 엔 캐리 트레이딩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3백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자금중 상당액이 첨단기술주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투자패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약세 반전에 대한 특별한 신호가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엔/달러 환율은 1월초 1백1엔대를 기록한 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2월초에는 1백11엔마저 돌파했다. 당분간 이같은 경향은 지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에 대한 미일 양국간의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면 달러화가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 미국증시의 폭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정부 모두 이같은 상황을 원치 않고 있다.◆ 다우지수 조정, 나스닥 지수 상승 지속미국의 고성장 지속과 일본의 경기위축도 엔화약세를 지속케 한다. 미국의 1999년 4/4분기 경제성장률은 연 5.8%인 것으로 발표됐다. 일본은 당초 전망보다 크게 못 미친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일본의 제로금리 유지 정책도 엔화약세의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월2일 연방기금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됨으로써 양국간 금리차는 4백bp 이상으로 확대됐다. 연방준비위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미일간 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금리격차는 일본내 여유자금의 해외유출을 가속화시킬 것이다.그러면 최근의 장세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엔 캐리 트레이딩의 배경이 되는 일본의 제로금리정책과 엔화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 캐리 트레이딩이 청산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엔 캐리 트레이딩의 투기적인 성격을 고려할 때 다우지수의 소외현상과 나스닥 편중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엔 캐리 트레이딩이 지속되는 동안 첨단기술주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이와 같은 국제자금흐름 동향과 첨단기술주 중심의 세계주가 동조화 현상을 고려할 때 국내 증시에서 첨단주 중심의 차별화 현상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화약세는 국내 제조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업체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것은 수출주도주보다는 첨단기술주로 증시의 관심이 모아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주식시장의 차별화는 전통산업에 대한 ‘창조적 파괴과정’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디지털 인터넷 경제를 조기에 정착시킬 수 있다.따라서 전체적인 시장흐름을 통신, 인터넷 등 첨단기술주 중심으로 맞추고 엔화의 움직임과 해외 증시의 관계를 면밀히 관찰하는 매매전략이 필요할 것이다.단기적으로는 코스닥시장의 유무상 증자물량 부담과 거래소 시장의 활성화 방안 등으로 거래소와 코스닥이라는 양시장 간의 차별화 현상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환경에서는 시장보다는 개별종목에 포커스를 맞추는 매매가 바람직하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실적대비 저평가된 중소형주 특히, 전자부품 통신 반도체 관련 종목군 중심의 매매가 필요하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액면분할, 무상증자 등 재료를 보유한 종목으로 매매대상 종목을 압축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