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없이 12회까지 갈아탈 수 있어 … 펀드 교체시기가 수익률 좌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투자를 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증시는 거래소시장이나 코스닥 시장 모두 변동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개인이 투자하기가 쉽지 않았던 채권은 시가평가제 도입으로 더욱 까다롭게 됐다.“자, 이러니 직접투자는 위험합니다. 간접투자를 하십시오”라며 증권사와 투신사 자산운용사들이 수많은 펀드를 내놓고 손짓한다. 하지만 국내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나 공사채형 펀드는 높은 환매수수료 때문에 중간에 빠져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내키지 않는다는 사람도 많다. 자산별로 규정된 편입비율 때문에 시장상황이 나빠져도 꼼짝없이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고위험 고수익부터 저위험 저수익 펀드 갖춰자본시장의 변동성에 대응, 투자자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신속히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펀드가 바로 엄브렐러 펀드다. 하나의 펀드 아래에 다수의 하위펀드를 거느려 ‘우산’모양을 하고 있다. 하위펀드는 자산배분모형에 입각, 고위험 고수익 성격의 코스닥 투자 펀드부터 안전하게 유동성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저위험 저수익 성격의 펀드까지 골고루 포함돼 있다.삼성생명투신운용이 최근 선보인 ‘삼성 엄브렐러 펀드’는 국내에서 처음 설정된 엄브렐러 펀드다. 이 펀드는 7개의 하위펀드를 갖고 있다. MMF 펀드와 공사채 투자 펀드, 안정형 주식투자 펀드, 성장형 주식투자 펀드, 중소형주 주식투자 펀드, 인덱스 펀드, 코스닥 투자 펀드 등이 그것이다.이 회사의 채권팀 주식팀 등 7개팀이 각 펀드를 맡아서 운용한다. 투자자들은 한개의 통장을 가지고 있다가 증시가 불안할 때는 MMF 펀드 등 유동성 자산을 선택할 수 있다. 거래소가 활황을 보이면 인덱스펀드로 바꾸면 된다. 상대적으로 위험을 부담하고라도 고수익을 올리고자 한다면 코스닥펀드로 갈아탈 수도 있다.물론 투자자 성향에 따라 안전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주식형 펀드를 기웃거리지 않고 MMF나 공사채 펀드만 선택할 수도 있다. 반면 공격적 투자자라면 코스닥 펀드나 성장형 펀드로 계속 갈 수도 있다. 12번까지는 펀드교체에 따른 전환수수료가 없다. 13번째부터는 전환수수료가 0.1%씩 들어간다.따라서 펀드 자체의 수익률보다는 펀드 교체시기에 투자의 성공(수익률)이 달려 있다. 기존의 펀드가 펀드매니저의 운용능력에 의해 수익률이 결정되는데 반해 펀드교체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투자자의 책임이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셈이다. 물론 펀드 갈아타기를 잘못 했다간 위험관리도 못하고 수익률도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투자자가 펀드를 적절한 시기에 교체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리스크를 관리해주는 역할이 운용사의 몫이다.◆ 펀드운용 내역 가입자에 공개삼성생명투신운용은 증권사를 통해 고객에게 주간단위로 증시시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월단위로 펀드교체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 개별펀드의 운용내역을 가입자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주식형 펀드는 편입종목을 절반 이상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펀드를 기획한 유중렬 삼성생명투신운용 영업기획팀장은 “편입종목을 1백%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경쟁기관의 작전 등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개별 고객들은 자신의 ID로 로그인하면 펀드별로 수익률 잔고를 조회해볼 수 있다.유팀장은 엄브렐러 펀드의 경우 “자본시장의 흐름도 알고 주식을 아는 개인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펀드를 교체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주식을 사는 기분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내규상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에 들어갈 수 없는 기관투자가도 엄브렐러 펀드의 판매 대상이다.올해초 국내에 처음 등장한 랩어카운트형 상품과 기본성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랩어카운트형 상품도 투자자의 위험선호도와 기대수익률에 따라 증권사가 주식형 수익증권 채권형 수익증권 MM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고 상황에 따라 그 비율을 조정해준다. 엄브렐러 펀드 역시 판매증권사가 투자자의 위험선호도와 기대수익률을 반영해 펀드별로 정보를 제공해주고 펀드별로 교체시기 여부를 안내해줄 수 있다. 펀드매니저나 운용회사의 역할이 절대적인 일반 뮤추얼펀드에 비해 개별 고객의 성향이 반영된 맞춤형 운용방식이 공통점이다.★ 인터뷰 / 유중렬 삼성생명투신운용 영업기획팀장“고객 투자성향 따른 리스크관리 유리”간접투자이기는 하지만 고객이 펀드교체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책임이 커지는데.사실이다. 우리가 기획한 엄브렐러 펀드는 각 펀드별 편입종목은 전문가가 선택하되 자산배분은 본인이 한다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 이 때문에 일반 펀드와 달리 어느 정도는 증권을 이해하고 1년 이상 굴릴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증시가 활황일 때는 수익을 내고 조정기일 때는 유동성자산으로 갈아타고 쉴 수 있다는 점에서 정석투자자에게 맞는다.펀드교체의 시기를 잘못 잡으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7개 서브펀드의 수익률보다는 펀드 교체가 수익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펀드 교체에 따른 투자자의 리스크를 관리해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다른 투신운용사와 달리 삼성생명투신운용은 자체 리서치 인력만도 15명을 갖고 있다. 펀드별 투자시기에 대한 정보를 주간단위 월간단위로 제공할 계획이다.또 각 펀드별 운용보고서도 판매증권사에 제공해 고객관리에 최대한 지원하도록 할 것이다.고객별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할 것인가.고객별로 성향이 다를 것이므로 기대수익률 역시 달라질 것이다.예를 들어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보다는 MMF 펀드나 공사채 펀드를 보유하려고 할 것이므로 채권수익률+1, 2%의 수익률을 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위험선호도와 기대수익률이 다같이 높은 공격적 투자자는 코스닥 펀드와 인덱스 펀드 보유기간이 길어질 것이며 수익률은 해당 펀드의 수익률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본질적인 성격은 오히려 직접투자에 가까워 보인다.어느 정도는 주식을 사고 파는 기분으로 해야 한다. 직접투자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간접투자(주식형 펀드) 보다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다.주식형 펀드의 경우 증시가 나빠져도 펀드매니저는 일정비율 이상 주식 편입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약관 때문에 어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럴 경우 엄브렐러 펀드는 아예 펀드를 갈아탈 수 있다.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인덱스 펀드와 코스닥 펀드 MMF펀드 세가지 펀드를 중심으로 운용사와 판매사의 조언을 참고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 될 것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