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이란 대장이 모두 헐어버리는 병으로, 대체로 서양사람에게 많이 발병한다. 최근 들어 이 병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게 발병하고 있다.증상으로는 피고름이 섞인 대변이 하루에도 10여 차례 나오고, 심한 복통이 있으며, 대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이런 증상이 세균성 이질처럼 1~2주 내에 끝나지 않고 수년 또는 수십년 동안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서 환자를 고생시킨다.과거에는 궤양성 대장염의 정체를 잘 몰랐던 탓에 이질로 오진해 환자가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에는 직장 내시경 검사와 대장 X선 검사 등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때로는 세균성 이질, 아메바성 장염, 방사선 장염 등과 증상이나 검사 소견이 비슷해 감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궤양성 대장염의 치료는 간단하지 않다. 병변의 침윤 정도, 병의 활동성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다.궤양성 병변이 직장이나 S양 결장 등에만 국한돼 있으면 항문을 통해 스테로이드나 메살라진 등을 관장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만약 병변이 이 부위를 넘어서 하행 결장에까지 파급돼 있으면서 병의 활동성이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라면 스테로이드, 설파살라진 또는 메살라진을 입을 통해 투여하면 된다.그러나 하루 열번 이상 피가 섞인 설사가 나오고, 열이 심하며, 맥이 빠르고, 빈혈이 있으며, 혈액 내 백혈구 수가 증가돼 있으면 중증이므로 반드시 입원해 금식으로 장을 쉬게 하면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중증이 아니면 입원하지 않고도 약물 치료로 충분히 나을 수 있지만 병의 경중을 떠나 대부분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처음부터 경험있는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그러나 적절한 약물 치료로도 별 효과가 없거나 심한 출혈, 독성 거대결장, 천공 등의 합병증이 생기면 수술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대장 전체를 잘라내야 하는 큰 수술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즘에는 항문을 보존하는 수술법이 개발돼 있어 예전처럼 인공 항문을 배에 달고 다닐 필요가 없다.궤양성 대장염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대장암 발병률이 높다는데 있다. 궤양성 대장염에 걸렸을 때 효과적으로 치료하지 못하면 10년쯤 후 약 3% 정도가 대장암으로 악화되고 그 다음부터는 10년이 지날 때마다 15~20%에서 암이 발병한다.궤양성 대장염이 대장에 넓게 퍼져 있고 7년 이상 경과됐다면 대장암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궤양성 대장염을 겁낼 것까지는 없다. 약물로 적절하게 치료하면 대개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귀찮고 성가신 병이긴 하지만 환자가 꾸준히 인내하고 의사가 정성스럽게 치료하면 고칠 수 있는 병이란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02) 760-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