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최·게임단 운영 홍보효과 ‘톡톡’ … 운영기업만도 50여개사 달해

게임 마케팅은 이제 막 싹을 틔웠다. 게임이 스포츠만큼이나 우리 생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기를 끌 경우 게임 마케팅의 파워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스포츠 마케팅에 이어 이젠 게임 마케팅이다.”최근 게임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선데다 게임이 N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게임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 기업에 스포츠 구단을 두듯 게임단을 두는 기업이 늘고 있는가 하면 프로야구 리그나 프로축구 리그처럼 게임레이스나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도 생겼다. 게다가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가 광고 모델로 활동하듯 게이머들도 광고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다.게임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인 주인공은 쌈장(ssamjang)이라는 ID로 유명한 게이머 이기석씨. 이씨는 지난해 7월8일부터 8월10일까지 미국의 블리자드 주최로 열린 세계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우승, 유명해졌다.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이씨는 한국통신의 코넷 광고에 등장해 게이머를 이용한 게임 마케팅에 불을 붙였다.◆ 게이머 이기석씨, 게임마케팅 불붙여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들이 N세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게임 대회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30여회의 게임대회가 열렸고 올해는 50회 이상의 크고 작은 대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게임대회는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자사가 새로 출시하는 게임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를 출시하면서 게임 대회를 개최했으며 위자드소프트도 ‘헤비기어2’의 출시를 계기로 게임대회를 개최했다. 한솔엠닷컴은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는 아니지만 마케팅과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지난달 한솔엠닷컴배 제1회 국제 게임랭킹 결정전을 개최하기도 했다.게임 리그도 급팽창 추세. 최근에 생긴 대표적인 프로게임리그만 해도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 2000PK트라이엄프리그, 한국프로게임리그,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리그 등. 우승 게이머에게 돌아가는 상금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분기별로 대회를 여는 KIGL의 경우 분기별 총상금 규모가 1억원으로 올해만 4억원의 상금이 배정되어 있다. 특히 KIGL에는 3Wtour, 인츠닷컴, 네띠앙 등의 인터넷 사이트뿐만이 아니라 이동통신업체인 n016과 벤처캐피털인 KTB 등도 자체 게임단을 가지고 리그에 참여하고 있어 이채를 띤다. 트라이엄프리그의 경우 우승 상금 1천만원외에 선수들에게 참가비를 지급해 총상금 규모는 4천만원에 이른다.게다가 케이블TV 등이 게임 대회를 정규방송으로 편성해 방영함으로써 게임 인기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KIGL은 매주 iTV를 통해 녹화 방송되며 하나로통신배는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된다. 게임단을 운영하는 기업도 청호정보통신, 동양제과, 골드뱅크, 데이콤 천리안 등 50여개가 넘는다.그렇다면 왜 기업들이 이렇게 게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일단은 인터넷 인구가 1천만명을 돌파하면서 게임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 지난해말 현재 국내에는 2백50여개의 게임업체와 1만3천여개의 게임방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가 온라인 게임시장 1백억원을 포함해 2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 등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게임방을 찾는 인구도 3백50만~4백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인구 증가따라 게임 시장도 폭발적 성장세게임이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기업의 게임단 선수들은 야구나 농구 등 다른 스포츠 구단의 선수들과 비슷한 대우를 받게 됐다. 전용 차량과 연습장, 원룸 오피스텔 제공에 연봉을 받고 훈련도 받는다. 예를 들어, 올 1월 하나로에이스게임단을 출범시킨 하나로통신의 경우 1년단위로 선수당 평균 1천8백만원선의 연봉을 지급하며 오피스텔과 카니발 1대를 제공한다. 또한 선수 5명과 매니저 1명으로 구성된 게임단에는 팀 운영 경비로 매달 2백만원씩을 지급한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게임단 운영에 연간 1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하는 셈.하나로통신은 게임단 운영에 연간 10억원의 비용을 투자하지만 게임단 운영을 통해 얻어지는 마케팅 효과는 훨씬 크다고 밝힌다. 게임을 즐기는 N세대에게 하나로통신의 브랜드를 확고히 심어줄 수 있으며 하나로통신 게임단의 게이머가 유명해졌을 경우 골프 선수 박세리나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게이머를 통한 스타 마케팅도 가능하다.골드뱅크는 인터넷 게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스웨덴 영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 다양한 선수들이 참여하는 게임 대회를 열겠다는 것. 이를 위해 골드뱅크는 국제 규격의 게임 경기장과 중계시설 등을 갖춘 커맨드센터도 건립하고 있다.인터넷 활용이 확산되면서 게임 마케팅에 대한 수요와 인기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 마케팅에서 기대되는 효과는 스포츠 마케팅에서 기대되는 효과만큼이나 잠재성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 게이머들은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홍보 사절단이며 게임 대회를 중계하는 매체가 늘어나면서 게임단을 운영할 경우 매체에 대한 홍보 효과도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게임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프로 게이머와 매니저를 길러내는 전문 교육기관도 등장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문을 연 ‘인터넷 게임 아카데미(www.iga21.com)’가 그 주인공. 인터넷 게임 아카데미는 1백50여평의 공간에 게임 교육장과 촬영장 등을 갖추고 프로 게이머 지망생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한다.게임 마케팅은 이제 막 싹을 틔웠다. 게임이 스포츠만큼이나 우리 생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기를 끌 경우 게임 마케팅의 파워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나 연예인처럼 억대 모델료를 받는 프로 게이머가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