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ISP업체 교육사이트 운영 … 내년엔 학위 인정 대학 설립될 듯

현재 국내 각 대학에서 운영하는 사이버 대학은 두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일반 대학에서 개설된 사이버 대학이다. 이것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강의실 강의를 인터넷에서 진행하는 형태다. 운영방법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는데 강의실과 사이버 강의를 시간별로 병행하거나 사이버 강의만으로 진행한다.다른 하나는 교육부에서 사이버 대학 활성화를 위해 사이버 교육 시범 학교를 지정해 운영하는 형태다. 이 사이버 대학에 참여한 학교는 재학생들의 학점을 서로 인정해주는 학점 인정 교환 협정을 맺고 있다.특히 이 사이버 대학은 일반인의 평생교육 차원에서 출발한 것으로 `98년 3월, 교육부의 원격대학 프로그램 시범 운영 방침에 따라 설립됐다. 교육부는 5개 시범운영 대학과 10개 실험운영 대학 등 총 15개의 사이버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15개의 사이버 대학은 단독으로 운영되는 8개 대학과 여러 대학이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는 7개 대학이 있다.(표 참조)◆ 사이버 참여 대학, 학점 인정 협정 맺어사이버 대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일반대학과는 별개로 인터넷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대학을 새로 설립하는 것이다. 현재 운영중인 사이버 대학은 학위 인정의 순수한 독립 대학은 아니다. 그러나 교육부 지정 시범 사이버 대학 가운데 ‘한국사이버대학(KCU)’ ‘열린사이버대학(OCU)’ 등은 기존 대학과 별도로 학교법인을 추진한다. 올해 준비단계를 거쳐 내년에는 학위 인정이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사이버 대학을 출범시킬 계획이다.각 대학의 사이버 교육은 나름대로 특성을 가지고 운영된다. 숙명여대 사이버교육센터(www.sookmyung.ac.kr)는 학부 재학생들의 학점 취득을 위한 사이버 교육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 차원의 전문가교육과정으로 구분돼 운영한다. 사이버교육이 개설된 과목은 시험을 제외한 모든 과목을 인터넷으로 진행한다.전문가교육과정은 약료전문가교육과정, 영어전문가교육과정, 음악치료전문가교육과정, 아동교육전문가과정, 임상영양전문가교육과정, 사이버교육전문가과정이 있다. 지난해 2학기까지 총 1천6백68명의 일반인이 수강을 신청, 1천1백78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수강료는 과목에 따라 한학기당 30만원에서 90만원까지 다양하다.한국사이버대학 (KCU·Korea Cyber University·www.kcu.ac.kr)은 전국 주요 38개 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했다. 인터넷은 물론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성교육도 진행한다. 교과 과정은 학점 인정 정규 공통과목과 학점 불인정 계절특강으로 구분돼 있다. 학점 불인정 계절특강은 수강자격에 제한이 없어 일반인이 대상이다. 수강료는 과목마다 차이가 있다. 학점 인정과정은 KCU 회원학교 재학생들이 대상이다. 회원학교 재학생이 타 대학의 강의를 수강하면 학점을 인정해 주는 학점 교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열린사이버대학(OCU·Open Cyber University·www.ocu.ac.kr)은 교육부 지정 사이버교육 시범대학이다. 국내 각 지역의 14개 참여 대학과 5개 협력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했다. OCU는 `98년 2학기 개강해 총 2백84개 교과목이 개설돼 2만8천여명이 수강했다. 이곳에 개설된 교과목은 상호학점 교류협정을 통해 참여 대학 및 협력대학의 재학생은 학점 취득으로 인정받는다. 이 대학도 내년에 정식 사이버 대학 개교를 목적으로 법인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그밖에 기업이나 ISP업체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 차원에서 사이버 교육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버 대학은 학위 인정과는 무관하다.기업운영 교육사이트 학위인정 무관하나로통신에서 운영하는 ‘사이버교육센터(campus.hanaro.co.kr)’ 유니텔 ‘사이버캠퍼스(www.unitel.co.kr)’ 네트로폴리스의 ‘네튜니(www.netuni.net)’ 등이 있다.하나로통신에서 운영하는 사이버교육센터는 국내 5개 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세종대)과 협약을 맺고 사이버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교과과정과 학사 일정관리는 학교측에서 전담하고 하나로통신은 서버, 전용선 등 장비 지원을 한다. 개설된 과정은 13개 과목이며 강의기간은 10주에서 16주로 진행된다.수강료는 과목에 따라 15만원부터 40만원까지 책정돼 있다. 또 올해 3월부터 한국정보통신대학원(ICU) 공학부의 차세대 인터넷 I, 분산시스템, 디지털영상처리 3과목이 개설돼 이 과목을 이수한 사람은 ICU 입학시 학점을 인정받게 된다. 하나로통신은 국내 대학뿐 아니라 호주의 서든크로스대학(SCU:Southern Cross University)의 교과목을 4월부터 인터넷으로 강의할 예정이다.이 회사 사이버교육센터 최정석 소장은 “회사 차원에서 사이버교육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교육센터를 설립했다”며 “사이버상에서 해외 유명 대학 강좌를 한국인 교수가 한국어로 강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이 센터에서는 사이버교육 플랫폼을 개발하고 IDC(Internet Data Center)를 기반으로 전문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서버, 소프트웨어, 운영기술지원, 시스템 컨설팅, 시스템 유지보수 등을 제공한다. 하나로통신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초고속통신망과 멀티미디어 교육 콘텐츠를 결합해 국내 최고의 교육전문 포털사이트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지난 3월초 첫선을 보인 네튜니는 문학 철학 역사 법학 등 인문사회 과목 위주로 강의를 진행한다. 총 23개 과목이 개설돼 있으며 유료강좌와 무료강좌로 구분돼 있고 유료강좌 수강료는 5만원에서 10만원이다. 각 강좌는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 슬라이드 영상과 함께 교수가 직접 강의하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이 회사 이용각 마케팅 매니저는 네튜니를 “인문사회분야의 학위 인정이 가능한 사이버 대학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대학 정착 위해서 위상 정립돼야사이버대학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사이버대학의 위상 정립. 현재 시범 운영중인 사이버대학은 기존 대학의 학부 재학생들의 학점 인정 수준.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사이버 대학은 두가지 형태가 병행돼야 한다. 하나는 기존 대학과는 별개로 새로운 학교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학과를 신설하고 각 학과마다 일정 자격을 갖춘 신입생을 입학시켜 정규 학점을 이수하면 교육부에서 인정한 학위를 부여하는 것이다.또 하나는 일반인들을 위한 평생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시행되는 평생 교육을 사이버 공간에서 진행하면 시간 절약에 도움이 돼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현재 내년도 학위 인정 법인 설립을 위해 몇몇 사이버 대학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어 기대해 볼 만하다.★ 인터뷰 / 송경희 숙명여대 사이버대학 전문가 과정 수강생(청와약국 약사)“사이버교육은 철저한 자기와의 싸움”“약국을 운영하면서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니 좀 더 깊이있는 공부가 필요했습니다.”구로동에서 청와약국을 경영하는 송경희 약사(51)가 사이버교육을 수강하게 된 동기를 밝힌다. `98년3월 숙명여대 사이버교육 전문가 과정에 등록해 지난 2년 동안 낮에는 약국에서 환자들의 약을 조제하고 밤에는 학생신분으로 인터넷을 통해 약료전문가 과정인 호흡기 순환기 소화기 약국경영 등 4과목을 수료했다.“강의는 음성과 그래픽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일주일 단위로 진도가 바뀌고 매주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궁금한 점을 e-메일로 보내면 참고 자료와 함께 답변을 보내주기 때문에 학교 교육보다 오히려 교육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사이버교육의 장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사이버교육은 철저히 자기와의 싸움”이라면서 수업에 대한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고 소홀하면 탈락하기 십상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한편 사이버교육을 시작하면서 컴퓨터 도사가 된 것도 또 다른 자랑거리다. 인터넷 접속을 위해 소프트웨어 설치는 물론, 제어판에서 네트워크 세팅까지 누구 도움없이 했다.사이버교육 전문가과정을 수료하면 일반 대학원 1학기 과정을 인정받는다. 따라서 송약사는 전과목을 수료하는대로 일반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할 예정이다.★ 해외 사례 / 미국 피닉스대학(University of Phoenix)리포트·시험 인터넷으로 … 학사 관리 철저히미국의 대부분 대학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평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 아리조나주에 위치한 피닉스대학(www.uophx.edu/online)이 사이버 대학으로 유명하다. 1989년 샌프란시스코에 사이버대학 캠퍼스 본부를 세우고 컴퓨터를 이용한 사이버 교육을 시작했다.이 학교에 입학하려면 23세 이상에 3년 이상 직장 경력을 갖추어야 한다. 비영어권 나라 학생은 토플성적이 5백80점 이상돼야 수강이 가능하다. 입학자격을 갖춘 학생은 1년중 언제라도 등록할 수 있다. 등록비는 58달러이며 수업료는 학점당 3백90달러에서 4백85달러. 수업료는 학기당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강좌를 수강할 때마다 청구된다. 학위 취득을 위해서는 1백2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리포트는 e-메일로 제출하고 시험도 인터넷으로 치른다. 학위 과정을 마치기 위한 최소한 기간은 2년에서 3년 정도 소요된다.현재 수강생은 전세계에 9천5백명 정도. 학생 평균 연령은 38세로 수강학생의 20%는 기업 오너, 30%는 중간관리자, 44%는 전문직업인이다. 교수 1인당 학생수는 평균 8명 내외로 미국 일반 사립대의 12명보다 적은 수준. 학부과정은 회계 경영 마케팅 데이터베이스관리 웹매니지먼트 시스템분석 등 13개 과정이 있고 석사과정은 회계 정보관리 글로벌매니지먼트 등 8개 과정이 있다. 평균 학점이 2.0을 넘지 못하면 학사 경고를 받는 등 학사관리가 철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