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P기술로 ‘돈 버는’ 전화시스템 구축 … 국내 서비스 앞서 해외 현지법인 설립

“인터넷폰 시스템을 전세계에 수출할 계획입니다.”지난 1월 창업한 (주)텔레프리의 한형남 사장이 밝히는 야심찬 경영전략이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로부터 정보통신기기와 시스템의 수입에 앞다퉈 매달리는 다른 국내기업들과는 달리 국내에서 개발한 정보통신 시스템을 수요가 무궁무진한 해외시장에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한사장은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3월초에 중국과 스페인의 통신업체와 공동으로 현지법인인 텔레프리 차이나(Telefree China)와 텔레프리 스페인(Telefree Spain)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텔레프리는 이들 현지법인에 일정규모의 자본을 투자하는 한편 오는 4월2일부터 국내에 선보일 인터넷폰 서비스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은 상태다. 수출계약 규모는 시스템장비만도 각각 5백만달러에 달한다.국내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신설회사인 텔레프리가 국내인터넷폰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전에 해외에 발빠르게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4년 전부터 철저한 준비와 기술력을 확보해온 덕분이다.한사장은 VoIP기술개발은 물론, VoIP시스템장비의 생산에 매달려 왔다. 텔레프리의 기술지주회사인 SL전자는 99년에 국내 인터넷폰 시스템장비 시장의 80%를 공급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단순히 인터넷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과 다른 점이다.텔레프리는 오는 4월2일부터 무료인터넷전화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세계는 물론 휴대전화(PC to phone)에도 전화를 걸 수 있다. 또한 통화내용을 녹음시킬 수도 있다. 증권사가 이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분쟁을 없애기 위한 별도의 녹음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은 텔레프리 홈페이지(www.telefree.co.kr)에 접속한 뒤 사이트에 뜬 전화 다이얼을 클릭해 전화를 걸면 된다.이같은 파격적인 무료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독특한 전화요금 정산 체계 덕분이다. 기존 서비스들은 사이트에 뜬 광고를 단순히 보면 전화를 무제한으로 걸 수 있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체계는 수익성 측면에 한계가 있어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 반면 텔레프리는 전화를 걸면서 동영상 광고를 보는 대가로 전화비를 대신한다. 평소에도 화면을 보면 전자화폐인 길드(guild)가 적립되어 전화료가 비교적 높은 국제전화를 걸 때 사용하면 된다.국내전화의 경우에는 전화를 거는 동안 동영상을 보는 대가로 길드가 오히려 적립된다.국내전화는 공짜가 아니라 돈을 버는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전화를 거는 사람은 강제적으로 광고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광고의 효과가 커 광고비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이용자가 광고를 봐 주는 대신 전화요금은 광고효과를 얻은 광고주가 내는 셈이다.텔레프리는 통신회선수를 국내 최대규모인 1만2천 포트로 출발해 초기부터 최상의 음질과 화질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형남 사장은 장차 인터넷을 통한 전화 대 전화(phone to phone)의 무료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지금도 기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법적 장치가 정비되지 않아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사장은 인터넷폰의 활성화가 통신시장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고객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통신서비스를 받는 대신 통신사업자들은 시장의 급팽창으로 수익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동영상 광고 많이 볼수록 국제통화료 혜택고품질의 인터넷폰 무료서비스 사업은 막대한 자본과 우수한 기술력 그리고 통신환경에 적응하는 신속성이 요구된다. 그래서 대기업이 뛰어들기에는 기술력과 신속성이 떨어지고 중소벤처기업이 뛰어들기에는 자본이 부족한 사업이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높아 일단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수익은 막대할 것으로 진단한다.조그마한 벤처기업인 텔레프리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채택한 전략은 직접자금시장에서의 자본조달과 사업관련 회사와의 업무제휴(alliance)다. 대용량 하드웨어업체인 기산텔레콤과 PC 및 서버 생산업체인 현대멀티캡과 업무제휴를 맺는 동시에 이들 회사로부터 각각 7억원과 9억원의 자본을 끌어들였다.또한 전문포털사업자인 라이코스와 콘텐츠업체인 동아닷컴으로부터도 업무제휴와 동시에 각각 5억원과 2억원 등 모두 60억원규모의 자본을 유치했다. 3월15일에는 대만산업은행과 창투사들로부터 2백50억원의 추가자금을 끌어들일 예정이다. 부족한 자금은 인터넷폰 서비스시스템의 해외수출과 자본투자 수익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한사장은 인터넷폰 서비스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VoIP기술을 이용한 부대사업이 발생할 경우 텔레프리의 주당가치는 적어도 14만원(액면가 5백원)을 웃돌 것이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