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하고 편리한 환경 표현 … 동일 브랜드로 일체감 조성

‘e-편한세상’ ‘래미안’ ‘하이페리온’ ‘I-파크’ ‘낙천대’…. 아파트라고 부연 설명을 하지 않으면 어떤 상품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이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사 아파트를 더욱 ‘폼’나게, 사이버 환경에 걸맞게 만들기 위해 브랜드를 바꾸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추상적이고 단어 조합한 신조어 많아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파트 이름은 건설사 이름에서 따오거나 ‘리버빌’ ‘북한산시티’ ‘힐타운’ 등 입지를 표현하는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건설사의 이미지와 지향점을 표현하는 것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 추상적이고 단어를 조합한 신조어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최근의 작명 기준은 ‘사이버 아파트임을 전달할 것’ ‘나를 포함한 가족 중심일 것’ ‘최고급 품질임을 표현할 것’ 등으로 요약된다. 사이버 환경은 기본이고 ‘내 가족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고급 아파트’가 곧 ‘가장 좋은 아파트’로 통용되기 때문이다.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사내 공모 또는 네이밍 전문회사에 용역을 의뢰,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한다. 대부분의 건설사는 새 브랜드를 고유 상표로 등록하고 패밀리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다. 전국 어느 곳의 아파트에나 같은 브랜드를 사용해 일체감을 주려는 의도다.삼성물산 주택부문의 경우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부터 ‘래미안’(來美安·Les miennes)이라는 새 상표를 사용하기로 했다. 프랑스어로 ‘내 것’ 또는 ‘나와 가까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미래지향적(來)이고 아름답고(美) 안전함(安)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말 ‘밀레니엄 아파트’라는 주제 아래 ‘홈타운’과 ‘하이페리온’이라는 새 브랜드를 내놓았다. 홈타운은 30~40대 중산층 중심의 아파트 단지를, 하이페리온은 40대 이상의 전문직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첨단 주상복합 아파트를 말한다.고급 아파트인 `‘아크로빌(Acrovill)’을 선보였던 대림산업은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내놓았다. ‘`e’는 인터넷을 상징하며, ‘`편한 세상’은 인터넷 서비스로 생활이 더욱 편해지는 아파트라는 뜻이다. 또 3월부터 시작된 ‘`e-편한세상’의 광고에 `‘넷시(Netssy)’라는 신조어를 등장시켜 가정정보화 캠페인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넷시’는 `‘인터넷’과 `‘미시(Missy)’의 합성어로 인터넷으로 살림, 재테크, 문화, 자녀교육 등을 손쉽게 해결하는 인터넷 시대의 신 주부상을 일컫는 신조어다.현대산업개발은 최근 ‘Innovation’(혁신)을 핵심으로 하는 CI 교체작업을 벌였다. 조만간 ‘I-파크’라는 아파트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 고려산업개발도 올들어 ‘모닝사이드’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고려산업개발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던 ‘현대아파트’ 브랜드는 각기 독립 영역을 구축하게 됐다.이밖에 동부건설의 ‘가족낙원’, 롯데건설의 ‘낙천대(樂天臺)’, 한신공영의 ‘이매진’ 등도 아파트 가치를 표현하는 새로운 패밀리 브랜드로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