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필독서 배달, 도서대여점 틈새 공략 적중···교육열 높아 회원 확장 손쉬워
"성취감, 보람을 느낀다는 점에선 과거 직장생활보다 훨씬 낫습니다. 수입도 짭짤해서 주부 부업으로 최적이라고 생각해요. 즐겁게 일하다 보니 고단할 줄도 모릅니다."아일북랜드 둔촌점 허현정 사장(29)은 요즘 늘 웃고 있다. 지난 1월 아동도서 방문대여업을 시작한 후로 '일하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말 돌을 맞은 첫 아기에게 줄 선물을 고르기 위해 어린이박람회장을 찾은 것이 허사장에겐 '인생 전환점'이 됐다. 출산과 함께 직장을 그만둔 후 창업을 고려하던 참이었다. 우연히 들른 아이북랜드 부스에서 '이 사업이다' 하는 감이 왔다. 무점포 사업인데다 어린이 교육에 일조한다는 의미도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책 구성, 어린이 흥미 유발허사장이 하는 일은 1주일에 한번씩 회원에게 책을 배달하는 것. 회원들은 13세 이하 어린이들이다. 나이별로 꼭 읽어야 할 필독서를 목록에 따라 4권씩 전달하는 게 이 일의 핵심이다.매주 배달한 책은 미리 짜여진 커리큘럼에 의해 정해진다. 아이북랜드 본사에서 어린이 도서연구회, 아동문학가협회 등이 추천한 '어린이 필독서'를 기반으로 6단계 1천2백권의 책을 순서대로 구성해 두었다. 허사장은 회원의 진도에 맞게 책을 배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아이북랜드가 짜 놓은 커리큘럼대로 한다면 한 어린이가 한달레 16권, 일년에 2백권의 책을 읽게 된다.한주에 배달되는 4권의 책은 각기 다른 종류로 구성돼 있다. 그림, 동화, 문호, 교양, 만화 등 흥미를 유발하는 편독(偏讀)을 막도록 짜여져 있다. 그래서인지 새 책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이 회원이 적지 않다."눈을 반짝이며 새 책이 오길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면 힘이 솟아요. 그런 자녀를 보며 흐뭇해하는 부모들은 오히려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죠.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회원이 늘어나는걸 보면 부모들의 관심이 대단하다는 것 아니겠어요?"실제로 하루 10건이 넘게 회원가입 신청이 밀려들고 있다. 3개월 전 6명으로 시작한 회원이 순식간에 3백20명으로 늘어났다. 예약 대기중인 회원만도 70여명.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전해지면서 자발적으로 가입 의사를 밝히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다.특히 허사장이 맡고 있는 강동구 둔촌동 일대에는 아파트 밀집지여서 구전효과가 탁월하다. 어떤 아파트에선 1백세대 남짓인 한 동에 회원이 30명에 이르기도 한다. '다른 아이도 하는데···'라는 주부들의 경쟁 심리와 '필독서는 꼭 읽게 해야 한다'는 교육열이 합쳐져 저절로 회원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배달·수거가 편리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대출을 위해 직접 오가야 하고 '학습'의 의미가 미미한 점포형 도서대여점의 맹점을 파고 든 틈새 사업인 셈이다."회원이 급속도로 늘다보니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졌어됴. 70여명의 예약자는 가입시기를 미뤄놓았을 정도입니다. 하긴, 이 일을 직접 하지 않았다면 저 역시 회원으로 가입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이 있어요."2개월 후에는 허사장의 남편도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할 예정이다. 기반이나 다름없는 회원들이 좋은 평을 하는 사업이라면 틀림없이 성공한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무섭게 늘고 있는 회원들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려면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이 사업은 초소자본 창업의 전형이다. 가맹비 3백만원에 책에 대한 보증금 50만원이 전부다. 사업에 필요한 것은 휴대전화와 이동 차량뿐이다.그에 반해 한달 수익은 제법 짭짤하다. 회원이 늘어날수록 수익 또한 증가하기 때문에 다달이 순이익 곡선이 올라가고 있다. 허사장의 경우 2월의 순이익이 1백70만원이었고 3월엔 2백50만원을 거뜬히 넘으리라 예상하고 있다.아리북랜드 가입비는 연회비 1만2천원과 월회비 1만원. 이 가운데 정확히 절반을 체인본사에 입금하면 나머지가 수익으로 남는다. 마음에 드는 책을 구입하고자 하는 회원도 꽤 많다. 책 판매 수입은 고스란히 가맹사업자 몫이다.◆ 초등학생 많은 소형 아파트 밀집지 유리이 사업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회원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가장 적당한 입지는 초등학생이 많은 20∼30평형 아파트 밀집지.허사장도 이러한 조건이 만족했기에 회원확보가 수월했다. 창업에 앞서 고나할 교육청 등지에서 이동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체크해 보는것도 도움이 된다.사업자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회원 규모는 3백명 정도다. 회원 집에 일일이 방문하지만 체류시간이 짧으므로 하루 8시간 동안 1백집 정도 방문할 수 있다. 이동거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아파트 밀집지에 자리를 잡는 것이 유리하다.계약은 1년 다누이이지만 한 어린이당 독서과정이 6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재계약 성공률은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당사자인 어린이 회원들의 반응이 좋아 사업성이 밝다는 평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