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때문에 수입 반려된지 2년만에 관객을 만나는 이동승 감독의 <색정남녀 designtimesp=19603>에는 사실 색(色)이 없다.아니, 생각 혹은 기대했던 식의 색은 별로 없다. 한 감독이 현실에 떼밀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에로영화를 찍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 작품은 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2분의 1>이나 여균동의 <죽이는 이야기 designtimesp=19606>, 폴 토머스 앤더슨의 <부기 나이트 designtimesp=19607>처럼 ‘영화에 대한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영화찍기를 두고 ‘왜’ ‘무엇을’ ‘어떻게’ 라는 결코 대답하기 녹록치 않은 질문을 던지는 것.아성(장국영)은 애인 메이(막문위) 집에 얹혀 사는 별볼일 없는 영화감독이다.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지만 뜻하지 않게 에로영화를 찍게 된다. 한데 이 ‘같잖은 영화’ 만들기는 쉽지 않고, 주연 여배우 몽교(서기)와의 사이에 묘한 감정도 생겨난다.영화는 그렇고 그런 흥행작만 만드는 <옥보단 designtimesp=19612>의 왕정 감독을 실명으로 비웃고, 홍콩 영화계의 현실을 가감없이 비판하는 등 홍콩 영화 특유의 만화같은 화법으로 진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하지만 볼거리, 웃길거리, 생각할거리를 한꺼번에 담으려던 <색정남녀 designtimesp=19615>는 그야말로 ‘이상한 짬뽕’이 되고 말았다. 같은 주제의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똑같은 완성도의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공연 - Rainbow Bridge락과 블루스, 국악이 만날 때요즘 한국과 일본 대중음악인들이 함께 하는 공연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이번에 만난 이들은 ‘신촌 블루스’와 ‘박보밴드’다.14년전 엄인호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그룹 신촌 블루스는 최근 옛 ‘사랑과 평화’ 멤버였던 최이철과 안정현을 새식구로 맞았다. 박보밴드는 한국계 일본인 박보를 중심으로 결성된 그룹으로 일본 미국 한국 등을 오가며 활동하며 한국 민요와 소울, 레게, 락을 접목한 독특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번 공연은 두 그룹의 프로젝트 앨범 발매를 기념하기 위한 것.공연은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 먼저 신촌블루스와 박보 밴드가 각각 연주시간을 가진 뒤 마지막에 출연자 전원이 무대에 올라 잼(Jam)의 정수를 맛보게 해줄 예정이다. 3월 24∼26일, 오후 7시30분. 대학로 Rock & Roll Bar 6층.(02)514-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