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LG애드 등 체질 개선 … 벤처, 광고 ‘큰 손’ 부상

2000년3월 광고업계의 화두는 인터넷과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류를 타고 있는 인터넷 사용인구의 확산으로 광고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광고업계 ‘빅뱅’의 모습은 크게 세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을 포함한 온라인만을 전문으로 하는 광고회사의 출현, 벤처기업 광고주의 급부상, 기존 대형 광고회사들의 인터넷사업 강화를 통한 맞대응이다.LG애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터넷 광고시장은 지난해 3백억원에 비해 2백% 이상 성장해 1천억원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7년 10억원에 불과했던 인터넷 광고시장이 매년 급팽창하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지 4년여밖에 안된 인터넷 광고가 전통적인 매체인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에 이어 5대 광고매체로 어깨를 겨누게 된 것이다.인터넷 광고시장의 급성장은 인터넷 인구의 폭발에 따른 것이다. 한국에서 인터넷 이용자수가 2월말 기준으로 1천3백만명에 이르렀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은 대졸 이상 고학력층의 경우 인터넷 이용률은 37.1%에 달해 인터넷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외국계 광고회사인 JWT 코리아의 박천성 국장은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속도가 예상외로 빨라 전통적인 4대 매체(신문 TV 라디오 잡지)에 이어 제5의 광고매체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인터넷 대중화와 코스닥 붐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인터넷관련 기업들도 광고시장에서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들어 1백대 광고주(방송광고집행액 기준)에 포함된 인터넷관련 기업은 한통프리텔 한솔엠닷컴 하나로통신 등 15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개에 비해 50%나 증가했다. 금년에 1백대 광고주로 새로 진입한 업체는 라이코스코리아 네띠앙 두루넷 삼성SDS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등이다. 이들 회사외에 광고규모는 작지만 TV광고나 인쇄광고를 시작한 벤처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 제5의 광고매체로 급부상이에 대응해 기존 대형 광고회사들도 인터넷 관련팀을 경쟁적으로 신설하거나 대폭 보강하고 나섰다. 제일기획은 인터넷 사업부에서 독자적으로 하던 인터넷 광고업무를 사내 전체 광고팀과 제작팀으로 확대해 광고주의 욕구에 순발력있게 대응, 통합적인 인터넷 광고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 전문 광고회사나 매체사에서 하기 어려운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의 통합 마케팅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금년들어 제일기획은 인터넷기업들에 사용자들의 관심이 높은 경제 금융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의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 한경닷컴, 머니투데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으며 다음 스포츠투데이 등과 스포츠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다. 또 웹구축 컨설팅회사 설립도 추진중이다. 올해 인터넷부문 매출목표는 3백억원.LG애드는 지난달 무료 인터넷전화 서비스업체인 (주)텔레프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터넷 동영상 광고대행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이 회사가 시작한 동영상 광고대행 서비스는 기존 인터넷 광고가 배너광고에 머물렀던데 비해 이용자가 무료로 전화를 사용하는 동안 PC상에 실시간 동영상 광고를 보여주는 한 차원 높은 인터넷 광고 서비스 형태. LG애드는 인터넷 광고대행외에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인터넷팀 인력을 현재 9명에서 2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인터넷부문 매출목표는 전년대비 1백% 늘어난 1백20억원이다.금강기획은 인터넷 광고대행 업무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터넷 관련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하고 신규 인력을 충원하는 등 회사 역량을 인터넷 관련사업 확대에 쏟아붓고 있다.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인 롯데인터넷백화점을 개발하고 연초 전자상거래 분야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대홍기획은 인터랙티브팀을 최근 신설, 인터넷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조직구성과 사업 계획을 마무리하고 인터넷관련 기업과 제휴를 추진중이다. 대홍기획 관계자는 “광고주의 마케팅 목표를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온라인관련 종합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오리콤은 지난해 11월말 조직개편에 따라 매체본부 내에 있던 온라인 광고팀을 사이버 전략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올 2월에도 인터넷 콘텐츠사업과 인터넷 비즈니스, 인터넷 광고분야의 전문 인력을 대거 확충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김정학 매체본부장은 “사이버 마케팅시대를 맞아 단순한 매체 대행과 배너 제작 업무에서 벗어나 광고주의 사이버 마케팅 컨설팅과 전략적 플래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휘닉스컴은 지난 1월1일 5명의 전문인력을 모아 IT사업팀을 발족시켰다. 이 팀은 온라인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한편 이처럼 인터넷 광고시장을 향한 종합광고대행사들의 변신이 활발한 것에 대해 제일기획의 성완제 국장은 “축적된 지식과 전문 인력이 많은 종합광고대행사들이 광고대행 업무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와 토털 마케팅을 제공하는 회사로 탈바꿈해 인터넷광고시장의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뷰 / 인태연 금강기획 인터넷 비즈니스센터 소장산학연계, 토털 솔루션업체로 도약지난해 말 영국의 세계적 커뮤니케이션그릅인 영국 CCG 그룹과 합작 이후 인터넷 사업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설정한 금강기획은 올들어 인터넷 관련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지난 3월초 별도의 조직개념인 인터넷 비즈니스센터(IBC)를 설립, 인력 운용의 자율성을 확대했다. 현재 인터넷 광고 및 웹사이트 고지를 통해 15명을 추가로 선발하고 있어 이달말까지 인원이 30명선으로 대폭 늘어난다.이같은 조직보강에 대해 인태연 인터넷 비즈니스센터 소장은 “한 부서에서 독립적으로 많은 인원을 뽑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급변하는 인터넷 사업환경에 적응하고 사업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조직확대의 배경을 설명했다.이번 조직개편으로 인터넷 비즈니스센터는 인터넷 광고대행 외에 웹사이트 기획 및 구축, 매체분석 및 제안, 과학적인 광고 데이터제공 등을 수행하게 된다. 또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모델 구축, e-메일 마케팅, 인터넷 마케팅 컨설팅 등 종합 인터넷 서비스를 맡는다. 인터넷마케팅 관련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인소장은 현재 추진중인 사업 가운데 대표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로 영화 및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자리잡을 ‘씨네21’ 프로젝트를 꼽고 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영화전문정보 포털사이트다. 네이버 제일기획 에어코드 등과 함께 국내 대표 업종별 통합 커뮤니티 운영을 추구하는 공동 마케팅 사이트인 마이비즈(www.mybiz.co.kr)의 운영도 인소장이 밝힌 ‘중요사업’이다.인터넷 마케팅관련 토털서비스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인터넷비즈니스센터의 향후 사업방향도 관심이다. 이에 대해 인소장은 “앞으로 산학연계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숭실대와 공동으로 웹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고객 개개인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CRM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한 인터넷 대행업체가 아니라 인터넷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관련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를 지향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