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받고 접근, 광고주는 불필요 메일 줄이고 사용자는 관심분야 정보얻고 ‘일석 이조’

좋든 싫든 막무가내로 배달되는 광고메일, 스팸메일이라고 불리는 무차별적인 e-메일 광고에 시달리지 않는 네티즌은 없다. 스팸과 정크메일은 다이렉트 마케팅이라는 탈을 쓰고 배달된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자는 자신의 관심사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광고메일이 반가울리 없다.이런 메일은 광고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악이 된지 오래다.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적극적인 방법을 통한 광고 효과를 기대하겠지만 소비자인 인터넷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반감만 불러일으켜 안타깝기만 하다. 광고주는 자신의 광고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마치 “우리의 광고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손 들어 주세요”라고 호소하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소비자 반감줄이고 자발적 접근 가능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소비자의 거부감과 공급자의 고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인터넷 마케팅 기법이 등장해 화제다. 옵트인 마케팅 또는 퍼미션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바로 그것.아이디어는 간단하다. “당신이 흥미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메일을 보내도 좋지요?” 라고 먼저 허락(퍼미션)을 받는다. 그리고 비록 광고지만 가치있는 정보만 제공되는 메일 커뮤니티에 이 광고를 끼워 보내는(옵트인) 것이다.따라서 광고주는 해당 제품에 관심을 가진 자발적인 인터넷 사용자에게만 접근할 수 있어 불필요한 메일을 줄여 소모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제공된 광고는 거품없는 정보가 되기 마련이다. 소비자는 힘들이지 않고 관심 분야에 대한 알찬 정보를 얻게 된다. 쌍방 모두 이득인 셈이다.예컨대, 오디오 마니아는 오디오에 관한 모든 광고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또 결혼을 앞둔 사람이라면 신혼여행 패키지에 대한 조언이나 혼수품 정보 등이 필요할 것이다. 정보제공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수천가지에 이르는 방대한 카테고리를 마련해 관심 분야를 자세히 정리하고 준비된 광고와 정보를 제공해 준다.관심 분야의 메일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우선 메일 서비스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한다. 가입시 자신의 관심 항목을 자세히 체크하면 된다. 메일 서비스 회사는 소비자와 관심 회사를 직접 연결해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다.국내도 e-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관심 분야를 체크해 정보를 보내준다. 그러나 이 방법은 메일 서비스 사이트에서 선택되고 편집된 내용이다. 소비자가 관심 회사와 직접 연결돼 정보를 제공받는 서비스는 아직 없다. 소비자는 메일 서비스 사이트에서 편집된 내용보다 관심 회사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은 것이다.분류방법도 재미있다. 일반적으로 검색엔진이나 포털 사이트들은 레저 자동차 패션 생활공간 미용 스포츠 게임 음악 서적 등으로 분류한다. 큰 분류는 이 방법과 비슷하게 돼 있지만 세부 분류에 있어 차이가 있다. 스포츠라는 대분류 밑에 ‘땀을 흘리고 싶다’ ‘자연속에서 즐기고 싶다’ 등 실제 모습을 자세히 표현해 분류해 두었다.그 밑에는 또 ‘매일매일의 몸만들기’ ‘즐기면서 하는 운동’ ‘카누카약’ 등 자유분방하지만 소비자의 실질적인 욕구에 초점을 맞춘 카테고리로 꾸민게 포인트다. 특정 분야 마니아를 위한 서비스로 취향과 트렌드가 각양각색인 수많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기존 배너 광고 응답률이 1% 미만인데 비해 옵트인 광고 메일은 약 10~15% 정도 응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대표적인 업체로는 ‘YesMail(www.yesmail. com)’이 있다. 2월 현재 정보 제공 기업은 5천여 회사에 고객수는 6백40만명을 웃돌고 있다. `95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올 1월에만 1백20만명이 증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장래 인터넷 경향을 파악하는데 옵트인 마케팅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는 ‘BulletMail (www.bulletmail.com)’ ‘PostMasterDirect.com’ 등이 있다.옵트인 마케팅 업체들은 e-메일 서비스를 이용해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아웃소싱 사업도 제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업무는 고객기업의 마케팅 분야 참모 역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일본도 미국 기업들의 흐름을 좇아 올해부터 옵트인 마케팅 성격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본에서 가장 앞서 시작한 곳은 ‘Vmail (www.vmail.ne.jp)’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끈 것은 당연한 일. 이 회사는 소비자들이 아직 옵트인 마케팅에 생소한 점을 감안해 질문 카테고리를 2백여개로 간략화했다. 또 그때 그때 시장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카테고리로 수시 경신해 시장 친화력을 높이고 있다.◆ 퍼미션 마케팅은 신용 마케팅퍼미션 마케팅은 세스 고든(Seth Godin)이 쓴 ‘Permisson Marketing’이란 책에서 알려졌다. 퍼미션 마케팅 기법은 ‘소비자 동의하에 의미있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시점에서 진행된다. 메일 공급자도 시선을 끌기 위해 화려한 카피 문구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객에게 마음을 담은 한통의 편지를 쓴다는 기분으로 메일을 보낼 수 있다. 인터넷 사용자도 퍼미션 마케팅 메일에 대해서는 반가운 마음으로 열어 볼 것이다.소비자는 정보를 직접 구하려고 한다. 소비자와 공급자 양측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서로의 ‘신용’이 우선돼야 한다. 이런 점이 푸시형 미디어나 스팸메일하고 크게 다른 점이다. 그러나 만약 메일 내용이 스팸메일과 차이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소비자는 자신의 흥미에 맞는 정보를 담고 있는 메일을 기대하기 때문이다.종래의 매스 마케팅이 융단폭격식으로 소비자의 의식을 차지하려 노력했다면 퍼미션 마케팅은 신용과 신뢰를 통해 소비자 스스로 마음을 열도록 이끈다. 실제 생활에서도 신용과 신뢰는 중요한 마케팅 요소이다. 인터넷 마케팅 과제이자 모토였던 ‘원 투 원 마케팅’도 이런 개념에서 출발한다. 인터넷 마케팅이 실현된다면 그 비결은 바로 ‘퍼미션 마케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