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력과 확장 가능성도 한몫 … 높은 온라인주식거래 비중도 특이점

인터넷에는 국경도 없다고 하지만 전자상거래에는 한국만의 특징이 있다.인터넷(순수온라인)업체보다 기존업체(멀티채널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이라는 것. 기존업체가 소매전자상거래시장의 90%를 차지한다.인터넷에서도 한국인들의 씀씀이는 역시 크다. 지난해 한국인 1인당 전자상거래 매출액은 15달러로 일본인(13달러)보다도 많다. 또 한국에서는 브랜드와 주문이행능력을 앞세운 기존업체가 순수온라인업체보다 더 성공적인 편이다. 한편 전자상거래에서 성공하려면 경쟁업체가 쉽게 복사할 수 없는 ‘방어력’과 토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확장가능성’을 가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이것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의 조사 결과다. 아시아 태평양국가의 전자상거래, 그 가운데서도 온라인소매(B2C)시장을 분석한 이 보고서는 온라인소매시장에서 한국 등 아시아국가의 급성장과 특징을 분석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99년중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소매전자상거래 시장은 28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미국(36억달러)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1년만에 2백% 고성장한 것이다.한국의 소매전자상거래시장은 7억2천만달러로 일본(15억2천만달러)에 이어 두번째 규모. 양국의 경제력 차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온라인소매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큰 셈이다. 한국의 온라인소매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온라인 증권거래의 확산이 큰 역할을 했다. 또 한솔 CS클럽과 삼성 인터넷쇼핑몰 등 기존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시장전체 규모를 키우는데 기여를 했다.인터넷에는 국경도 없다고 하지만 전자상거래에는 한국만의 특징이 있다. 인터넷(순수온라인)업체보다 기존업체(멀티채널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이라는 것.◆ 한국 소매전자상거래시장, 일본 이어 두번째 규모BCG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순수인터넷업체의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기존업체가 소매전자상거래시장의 90%를 차지한다. 홍콩(74%) 일본(74%) 대만(70%) 등 아시아 평균은 74% 수준이다. 미국도 기존업체의 시장점유율(62%)이 높지만 한국에서 기존업체의 지배력은 아직까지 절대적이다.한국시장에서 기존업체가 순수온라인업체보다 온라인소매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첫째, 주문이행(fulfillment)이다. 주문이행은 전자상거래의 성공을 좌우하는 최대 요인이다. 대기업 등 기존업체들이 후발업체인 순수온라인업체보다 이 분야에서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다.둘째로 재원조달 문제. 창업 초기의 인터넷 기업들은 자금조달이 기존업체보다는 어려운 편이다. 셋째로 컴퓨터판매나 금융서비스 분야 등에서 기존 업체들이 순수온라인업체보다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사이버증권사보다 기존증권사들이 훨씬 공격적으로 사이버거래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온라인소매시장 분야별로도 한국은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시장과 다른 특징을 보인다. 아시아시장 전체적으로 온라인소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분야는 컴퓨터 SW와 HW(온라인 소매시장의 28%)이다. 그 뒤를 이어 증권거래(25%)와 여행(11%) 서적(7%)이 2,3,4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온라인증권거래 비중이 가장 높다. 일본은 온라인주식거래 비중이 아직 낮고 컴퓨터와 여행이 1, 2위에 올라 있다.한편 아시아의 온라인 쇼핑 인구는 오는 2003년까지 약 2억 3천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향후 2년간 이 시장에서의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이 보고서를 발표한 BCG 서울사무소의 앤드루 케이니 부사장은 “아시아지역 전자상거래에서 성공하려면 우선 사이트방문 고객을 구매자로 전환시켜야 하며 둘째, 급변하는 고객의 구매행태로부터 매일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또 △강력한 브랜드와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 △온라인서비스의 우월성 인식 △인재 확보 △유능한 파트너와의 제휴 △사업모델의 방어력 △고객커뮤니티와의 관계발전 △잠재시장에 신속히 참여할 수 있는 확장 가능성 △고객의 토털서비스 요구에 맞춘 유연하고 확장가능한 공급체인 창출 등을 성공기업의 교훈으로 꼽았다.케이니 부사장은 “한국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B2C)의 최대 성공요인이 강력한 브랜드”라고 지적하면서 “브랜드가 강한 소매업체가 물류업체와 제휴하는 형식이 고객에게 가장 어필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