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기업·상가까지 수요 풍부 … 창업초 ‘대면 영업’ 홍보 효과 커

“이제야 제게 딱 맞는 사업을 찾았다는 생각입니다. 처음엔 험한 일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성능좋은 장비들 덕분에 어떤 청소라도 수월하게 해냅니다. 3D업종이라기보다는 첨단 기술업종이라 할 수 있지요.”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종합 청소대행업체 청소대장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오택영 사장(56)의 목소리엔 힘이 넘친다. 그도 그럴 것이 6개월 넘게 방황하다 찾은 ‘찰떡 궁합’ 창업 아이템 덕분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오사장은 지난해 6월까지 부산~인천을 오가는 (주)한진의 1천8백t급 컨테이너선 선장이었다. 반평생을 바친 마도로스생활을 접은 그는 그야말로 ‘막연히’ 창업을 생각했다. 업종 연구나 시장 조사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퇴직 한달만에 덜컥 손을 댄 것이 인천의 단란주점. 그저 ‘술장사는 쉬울 것이다’라는 생각이 전부였다. 하지만 주고객인 선원들 술시중에 여종업원 수급까지 신경 써야 했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몸과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둘째치고 ‘건전하지 못하다’는 집안의 반대가 특히 심했다. 결국 한달 보름만에 폐업신고를 내고 말았다.그 다음엔 만두와 인연을 맺었다. 어느날 창업박람회에 갔다가 학교나 학원 매점 등에 만두를 공급하는 대리점 체인을 접하고 솔깃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재미를 보진 못했다.◆ 부부 함께 일하기 적당한 창업아이템짧은 시간 동안 두번의 실패를 경험한 오사장은 그제서야 업종 선택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때마침 한 후배가 청소대행업 체인을 오사장에게 소개했다. ‘청소는 힘들고 궂은 일’이라는 생각에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일단 1주일간 교육을 받아보기로 했다.“청소장비 사용법을 익히고 영업 전략을 전수받는 과정에서 성공에 대한 믿음이 생기더군요. 다시는 실패할 수 없다는 다짐이 있었기에 되도록 객관적으로, 꼼꼼하게 따져 봤지요. 시장이 넓고 수요도 풍부하다는 확신이 생기자 바로 창업했습니다.”2월 초 창업한 오사장은 2개월 남짓만에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강남구 일대 개인병원, 은행, 증권사 등을 이틀에 한번꼴로 말끔히 청소했고 주문도 점차 늘고 있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나 고급 빌라, 노후 단독주택도 중요한 고객이다.‘청소대장’의 주업무는 카펫, 간판, 블라인드, 버티컬 등 특정 부분에 대한 세척에서 건물이나 사무실, 주택 전체를 대청소하는 일이다. 각 분야에 맞는 자동화된 청소 장비가 있어 노동력은 크게 필요치 않다. 다만 건물 외벽이나 유리창 청소는 기술과 안전장치가 필요하기에 주로 실내 청소에 역점을 두고 있다.창업비용은 총 3천3백만원이 들어갔다. 장비 구입에 2천2백만원, 승합차 할부구입에 2백만원이 소요됐고 체인 가맹비와 홍보 전단 제작에 4백만원 가량 들어갔다. 점포는 7평 가량 짜투리 공간을 보증금 5백만원에 월세 10만원 조건으로 임대했다. 큰 공간이 필요치 않고 장비를 둘 곳만 확보하면 되므로 점포비의 비중이 높지 않았다.매출은 한달 평균 6백50만원선. 청소 요금은 평당 8천~1만원이다. 예를 들어, 30평 아파트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가구 등의 광택 서비스까지 할 경우 비용은 30만원 정도다. 세제 등 재료비와 각종 경비를 제외한 순수익은 한달 평균 4백60만원선. 운전기사 겸 함께 일하는 직원 한 명을 두고 있고 대형 주문이 들어오면 파트타임 일꾼을 쓴다.“청소는 전형적인 3D업종이라고 생각들 하지요. 하지만 직접 해 보니 오히려 깔끔한 단순 노동 수준입니다. 장비만 잘 이용하면 별로 어려울게 없어요. 운전면허가 있다면 아내와 함께 했을 겁니다.”오사장은 이 업종이 부부가 함께 하기에 적당하다고 권한다. 집을 사무실로 쓰면 점포비가 절약되고 모자라는 인력은 필요할 때마다 인력회사 등을 통해 구하면 되기 때문. 특히 주부의 시각에서 청소 일을 진행하면 십중팔구 ‘만족하다’는 평이 돌아와 보람도 크다는 것이다.◆ 창업초기엔 카펫 세척 등 간단한 분야 공략청소대행업은 청결과 위생에 대한 욕구가 높아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업종이다. 국내에는 90년대 초반부터 선뵈기 시작해 이제는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표적 시장은 일반 가정에서부터 기업, 상가, 관공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이 사업은 창업 초기의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 사업지 주변의 빌딩, 여관, 예식장, 금융기관, 외식업체 등 예상 고객 리스트를 작성하고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필요가 있다. 오사장의 경우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단지 부녀회와 은행, 증권사 총무과 등을 직접 방문해 대면 영업을 펼쳤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형 사무실이나 빌딩은 장기 계약을 맺어 정기적으로 서비스하기도 한다.창업 초보자라면 블라인드, 버티컬, 카펫처럼 세척이 비교적 간단한 분야부터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점차 노하우가 쌓이면 종합 청소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안정적이다.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청소대행업이 이미 뿌리를 내렸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청소 시스템이 익숙해져 전문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미국의 ‘코버럴 클리닝 컨셉츠’, ‘서비스마스터’ 등은 가맹점수가 1천개가 넘는 인기 청소프랜차이즈업체다. 국내에서도 생활 수준이 높아감에 따라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사업전망이 밝은 편이다. (02)501-5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