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 신도시에서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회사로 출근하는 김대리. 그는 차안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시로 출근길 교통상황을 체크한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하나인 교통정보를 이용해 덜 붐비는 도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휴대전화로 인터넷 정보 검색하기. 얼마나 매력적인가. 올해 국내 5개 이동통신 사업자의 최대 목표는 모바일(Mobile) 인터넷, 즉 움직이는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실현하는 일이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 하나로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가입자 입장에서도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휴대전화는 더 이상 음성통화만 하는 전화기가 아니다. 각종 생활정보는 물론 인터넷을 즐기는 복합 단말기로 변신하고 있다.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 중에는 음성통화의 수익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점에서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자리잡았으며 음성통화와 비교할 수 없는 고수익을 예상케 하고 있다.미국은 오는 2003년까지 무선 인터넷 사용자가 2천8백만명, 유럽은 5천1백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2천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이들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잠재 고객인 점을 감안하면 그 시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신세기통신 LG텔레콤 한통프리텔 한솔엠닷컴 등 국내 5개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올해를 무선 인터넷 시장 공략의 해로 정했다.각 사는 이미 지난해 무선 인터넷 사업부를 발족시켜 시범 서비스에 이어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범 서비스 기간중에는 이미 수십만명에서 1백만명이 서비스에 접속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맛보았고 그 성공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따라서 각 사는 무선 인터넷 시장의 잠재성을 인식하고 콘텐츠 개발, 단말기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뿐만 아니다. 기업 성격도 이동통신회사에서 복합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방침 아래 회사명(예 : 한솔PCS→한솔엠닷컴)을 바꾸는 등 e-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다.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이처럼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혼신의 힘을 쏟는 또다른 이유는 무선 인터넷이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으로 넘어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초기에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IMT-2000 사업권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무선 인터넷 시장 선점을 위한 해외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욱 발빠르다. AOL은 휴대전화회사인 스프린트PCS와 손잡고 휴대용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아마존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판매 사이트인 ‘아마존 애니웨이’를 구축한다.오라클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오라클 모빌’ 웹사이트를 모토로라와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또 IBM은 세계 1위의 이동전화 제조사인 노키아 모토로라 등과 협력해 웹사이트 접속과 날씨정보 물건 구입 등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하는 등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콘텐츠, 무선 인터넷 서비스 성공과 직결콘텐츠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단말기의 성능 속도 요금에 별 차이가 없다면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경쟁력은 콘텐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NTT도코모의 i-mode 서비스는 가입자수가 99년2월 서비스 개시 이후 6개월에 1백만명, 1년만에 4백만명을 달성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그것은 i-mode가 약 6천3백여개의 공식 비공식 사이트에서 콘텐츠를 제공받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가입자간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서비스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힌다.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 위주로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무선 인터넷 단말기는 미국 폰닷컴(구 UP)사의 프로토콜인 WAP 방식의 브라우저를 채택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E(Mobile Explorer)를 채택하고 있다.또 삼성전자는 ME와 호환성을 가진 국산 브라우저인 ‘애니웹’을 브라우저로 탑재한 단말기를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월 이후부터 출시되는 제품에 대해 무선 인터넷이 지원되는 모델로 내놓기로 하는 등 무선 인터넷 시장에 대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정보통신은 WAP 지원 단말기를 개발해 내수용 물량 3백50만대 가운데 90% 이상을 무선 인터넷이 지원되는 제품으로 공급할 계획이다.그러나 가입자가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단말기가격 요금체계 등 무선 인터넷에 접근하는데 걸림돌도 많다.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라면 몰라도 기존 가입자가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비싼 단말기를 새로 구입하기도 어렵다. 또 답답한 휴대전화 창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고 여러 단계의 메뉴를 거쳐야 하는 것도 과제다. 음성통화는 필요한 용건만 주고 받을 수 있지만 인터넷은 그 속성상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검색시간은 곧 요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동통신 회사의 특정 콘텐츠 회사에 대한 정보 독점 요구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무선 인터넷 프로토콜 / WAPㆍME 시장점유 각축휴대전화로 무선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에 브라우저가 내장돼 있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PC에서 인터넷을 하려면 익스플로러나 넷스케이프 브라우저가 깔려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무선 인터넷 표준은 세계적으로 WAP 방식과 HTML 방식으로 나뉜다. 우선 WAP 방식은 미국 폰닷컴(구 Unwired Planet) 노키아 에릭슨 모토롤라 등 4사가 주축이 돼 지난 97년 결성한 WAP 포럼에서 창안됐다.WAP은 HDML(Handheld Device Markup Language) 또는 WML(Wireless Markup Language) 언어를 사용한다. 현재 전세계 2백여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다른 방식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고 있는 HTML 방식의 모바일 익스플로러(ME) 브라우저가 있다. ME는 인터넷 플랫폼을 그대로 무선 인터넷 환경에서 최적화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것은 마치 과거 PC기반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의 대결 양상처럼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WAP 방식이 전세계 시장의 약 3분의 1 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PC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넷스케이프를 물리쳤듯이 마이크로소프트 특유의 끈질긴 마케팅으로 무선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도 멀지않아 상당한 시장 점유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국내 5대 이동통신 사업자 가운데 SK텔레콤 신세기통신 LG텔레콤이 WAP 방식의 브라우저를 채택했으며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은 HTML 방식의 ME 브라우저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시장은 아직 WAP 방식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