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에는 암과는 다른 사마귀 또는 버섯 같은 혹이 잘 생긴다. 이를 총칭해 대장용종이라고 한다. 대장용종은 아주 흔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그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대장검사를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70년대 말에는 3%에 불과하던 대장용종이 80년대 말에는 9% 정도로 10년새 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인에게는 더욱 많아 절반 가량이 용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대장용종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신체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수가 많다. 용종의 모양이나 구성, 성분에 따라 때로는 장출혈이나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장용종이 의학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이 혹이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보고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대장암이 대장용종을 거쳐 암이 된다는게 통설이다. 대장암이 많은 민족을 살펴보면 대장용종도 많다.대장용종을 절제해 자세히 보면 한 귀퉁이에 암이 있는 수가 종종 있으며 용종을 오랜 기간 관찰해 보면 이중 5~10%가 암으로 변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그러나 모든 대장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대장용종의 60~70%를 차지하는 선종성 용종만이 암으로 변하며, 나머지는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없는 비후성 용종이다. 선종성 용종 가운데 용종이 클수록, 그리고 많을수록 암이 될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때로 용종이 수백 내지 수천개가 대장에 깔려 있는 질병도 있는데 이를 용종증이라고 한다. 가족성 용종증이 대표적인 것으로 대개 유전된다. 부모 중 한 명이 대장용종에 걸려 있으면 자식 중 절반은 이 병에 걸리게 된다.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해도 10대 말까지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20대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용종이 생겨 10~20년 안에 모두 암이 생긴다. 대장암 발생원인의 1%는 이같은 가족성 용종증으로 이같은 상황은 동서양이 비슷하다.대장용종이 암이 된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대장 내시경으로 위치와 모양을 확인한 후 내시경을 통해 전기올가미를 걸어 쉽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 절제술 외에 레이저광선으로 태워버릴 수도 있어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대장용종을 제거한 이후라도 다른 부위에 생길 수 있으므로 3년에 한번 정도 대장검사를 통해 재발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가족성 용종증은 대장 안에 수백 내지 수천개의 용종이 있어 일일이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대장 전체를 절제해야만 한다.동물성 육류를 많이 먹는 민족에게서 대장용종의 발생빈도가 높다는 조사결과를 보면 육류를 선호하는 식습관이 주원인일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대장용종과 대장암의 발생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육류 소비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확실하게 대장용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칼로리의 양을 줄이며, 우유와 신선한 야채·과일을 많이 먹으면 대장용종을 예방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02)760-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