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6·12 남북정상회담 성사 소식 이후 너도나도 대북투자 확대 및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대북투자 기업인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브이존이란 브랜드의 PC모니터 전문 생산업체인 (주)IMRI 유완영 회장(38). IMF로 우리 사회가 온통 절망감에 빠져 있던 1998년 북한땅에 진출, 3년 동안 PC모니터용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며 희망의 꽃을 피워낸 주인공이다.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몇 안되는 한국 경제인, 대기업도 하기 힘든 일을 해낸 중소기업인…. 유회장에 대한 이같은 묘사는 최근 대북진출에 관심있는 기업들 사이에 ‘IMRI 배우기’ 바람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가 대북투자를 위해 밟아온 과정 및 방법이 그만큼 ‘정석’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다만 사전 조사를 통한 철저한 사업성 검토와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채널 확보, 북한측이 필요로 하는 첨단사업 아이템 선정, 철저한 기술교육 등이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정치적 이해관계 보다 순수 비즈니스 마인드에 입각한 사업추진으로 북한측의 신뢰감을 얻어낸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유회장의 대북사업 뿌리는 1990년 소련으로 진출, 모스크바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비롯됐다. 자주 북한관련 자료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사회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이다.소련의 정치혼란 및 물가폭등으로 1993년 미국으로 옮겨간 유회장은 94년 미국내 북한 전문가들과 함께 북한관련 정보제공을 위한 국제경영연구원(IMRI·International ManagementResearch Institute)을 설립했다. 유회장은 이듬해 2월 교포투자조사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데 이어 같은 해 8월 LA에서 북한 정부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북한투자진출전략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북한통’으로서의 이미지와 인맥을 굳혀 나갔다.1996년 귀국해 국제경영연구원(IMRI)을 차린 유회장은 북한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조업체의 성공모델이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한 TV브라운관 제조업체를 인수했다. 이어 업종을 첨단업종인 PC 모니터로 바꾸고, 1998년4월 북한정부와 투자계획을 맺은 뒤 본격적인 대북투자에 나섰다.◆ 북한서 PC모니터 생산, 기술 교육 … 성공투자로 주목IMRI의 대북투자가 다른 업체와 다른 점은 생산설비에다 기술교육까지 겸한 차원 높은 임가공인데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첨단산업을 사업아이템으로 정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덕분에 IMRI는 98년10월말 첫 시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현재 월 5천대의 모니터를 생산, 전량 국내 시장으로 들여온다. 철저한 기술교육 덕분에 초창기 10%가 넘던 불량률이 현재 1%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IMRI의 전체 매출은 1백70억원. 이중 18억원이 북한에서 나왔다. 올해는 전체 예상 매출액 1천억원중 60억원이 북한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국내 사양산업을 북한으로 이전한다거나 단순히 임금이 싸다는 이유로 북한에 진출, 단기간에 이익을 내겠다는 생각은 큰 오산입니다. 북한측이 원하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그 성과 또한 공평하게 나눠 가짐으로써 북한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유회장은 북한측과 통신관련 소프트웨어 및 애니메이션 개발도 추진하고 있으며, 5월12일 한 의료기업체와 함께 북한내 사업확대를 위한 18번째 방북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