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수수료·회원비 등 ‘돈 되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 골머리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기업간(B2B)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 설립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과연 어디서 돈을 벌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마켓플레이스는 판매자의 경우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상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B2B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무역 철강 화학 물류 컴퓨터 산업기자재 의류 패션 등 업종별로 마켓플레이스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하지만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 모델도 수익을 낼 수 없으면 무용지물. 가트너그룹 자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크게 4가지다. 거래수수료, 광고매출, 회원비 그리고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사업이 그것이다.관련업계에서는 가트너가 제시한 수익모델은 기본이라고 말한다. 무역 관련 마켓플레이스를 운영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수익모델 아이디어를 짜느라 날밤을 세고 있다. 우리만 해도 20여가지 이상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놓은 상태”라며 “일단은 가트너사가 제시한 4가지 모델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최근 경쟁적으로 마켓플레이스가 생기는 이유 가운데는 대규모 거래에 따른 수수료 수입이 짭짤해서다. 대부분의 마켓플레이스들은 거래 수수료를 건당 판매액 기준으로 적게는 0.1%에서 많게는 5%까지 책정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중공업을 중심으로 설립된 헤비인더스트리익스체인지(www.heavyindustryxchange.com)의 경우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연간 거래 규모를 약 1조2천5백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거래가 모두 성사된다고 가정하면 1%의 거래수수료로 일년에 1백억원의 돈을 벌어 들일 수 있다. 시장만 지켜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계산은 화학 무역 의류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로 거래수수료는 마켓플레이스의 대표적인 수익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함께 회원을 주주로 끌어들여 기본적인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도 마켓플레이스의 수익모델로 이용되고 있다.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화석유 동부한농화학 금호케미칼 LG정유 등이 주주로 참여한 켐크로스(www.chemcross.com)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의 수익모델은 광고, 거래수수료, 정보제공 서비스, 헤드헌터 사업, 데이터베이스 가공, 컨설팅 등 20여가지에 달한다. 삼성물산 화학사업부 전길영 차장은 “회원사 중심의 거래수수료만 볼 때 서비스 개시 후 1년 이내 7천만t 이상 거래될 것이다. 화학업계의 기본 거래량인 t당 5백달러라면 연간 거래수수료 수입은 3백50억달러가 된다”고 말했다.켐크로스의 최대 경쟁자인 켐라운드(www.chemround.com)는 LG상사를 중심으로 SK상사, 현대상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LG상사 켐라운드 TFT 정인식 부장은 “초기 단계 수익모델은 거래수수료가 될 것이다. 이외에 정보인프라 구축 서비스, 화학산업에 필요한 솔루션에 대한 ASP 서비스, 가공된 데이터 제공, 광고 등”이라고 설명했다.SK상사가 추진하고 있는 아이스틸아시아(www.isteelasia.com)는 중개수수료(0.875%), 회원사, 부품 기계 등 업체들의 광고, 솔루션제공 등을 수익모델로 잡고 있다. 회원료를 받을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SK상사 철강본부 기획팀 현창민 과장은 “연간 2천건의 거래가 일어나면 수지타산은 맞을 것이다. 주주사로 제철소를 끌어들여 기본적인 거래 기반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철강분야 마켓플레이스로 뛰어든 헤비인더스트리익스체인지(www.heavyindustryxchange.com)는 아직 거래수수료 비율을 정하지 못했다. 다만 부품업체 마켓플레이스 입점을 위한 전산시스템, ASP사업, 금융 운송 회사들과의 협력을 통한 수수료 등으로 초기에 수익을 창출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현대중공업 조충휘 사장은 회사설립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거래되는 자재비가 4조5천억원이다. 이 모든 거래가 전자상거래에서 일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거래 수수료 수입은 엄청난 수준”이라고 마켓플레이스 시장을 전망했다.◆ 기업들 마켓플레이스 참여 정도가 수익 좌우무역분야 마켓플레이스 드림익스체인지(www.dreamxchange.com)는 거래수수료, 데이터 가공판매, 물류업체와의 협력, 솔루션 제공 등을 수익모델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기획팀 김상국 대리는 “마켓플레이스를 다른 업체에 구축해 주는 ESP(E-commerce Service Provider)를 주요 수익모델로 잡았다”고 강조했다.건설분야 마켓플레이스인 빌더스넷(www.buildersnet.co.kr)엔 동부건설과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성원, 대아, 동양고속건설 등이 참여했다. 빌더스넷 김경진 상무는 “1차적인 수익모델은 거래 수수료가 될 것이다. 거래 품목과 물량에 따라 5%에서 0.1%까지 수수료를 받을 것이다. 이외에 마켓플레이스 입점료, 광고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컴퓨터 관련 마켓플레이스 이익스체인지(www.e-exchange.co.kr) 이강훈 사장은 “거래 수수료는 0.5%로 책정해 놓았지만 서비스 첫해는 무료로 운용할 계획이다. 대안으로 회원가입비, 연회비, 해외수입에 따른 수수료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익스체인지의 수익모델 가운데는 은행과 연결된 신탁계정이 특징. 이 제도는 구매대금을 특정은행 계좌에 입금시키는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다.철판 모터 볼트 등 산업자재 마켓플레이스인 파텍21(www.partec21.com)의 수익모델은 거래 수수료가 아닌 중개 수수료. 이 회사 김재하 사장은 “가장 큰 수익원은 브로커리지이다. 초기 마진은 3%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매 대행, 광고유치 등을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이외에 패션 마켓플레이스인 버티칼코리아(www.fatex.com)는 거래 건당 수수료를 판매자로부터 5%씩 받고 있고 포털형 마켓플레이스인 인더스트레이더(www.industrader.com)는 거래 수수료를 최저 1%에서 최고 4%까지 보고 있다. 이 회사 전병용 상무이사는 “마켓플레이스 구축 비용, 임대료, 광고 이외에 직접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해 유통마진을 얻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마켓플레이스들의 수익모델의 진가는 마켓플레이스들이 얼마만큼 ‘시장’에 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