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 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1% 증가한 3백93억5천만 달러로 분기중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이유는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호황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주력 상품의 수출이 대부분 두자릿수 신장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지역별로는 선진국과 개도국으로의 수출이 각각 31.6%와 28.5% 증가해 모두 호조를 보였다. 미국경기가 당초 예상과 달리 호황세를 지속했고, EU 지역 경기도 강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아웃소싱을 확대함에 따라 대일 수출도 크게 늘어났다. 개도국중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40%를 넘어섰는데, 이는 중국의 수출 증가로 우리나라의 원·부자재 수출도 증가하고, 중국 정부의 컴퓨터, 통신기기 등 전자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반도체 등 전기전자 품목의 수출이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경제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면서 정보통신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컴퓨터 반도체 등 전기전자 제품의 수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1/4분기의 높은 수출 증가율의 이면에는 통계기술적인 요인도 숨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림에서 보면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출이 매우 저조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1월 수출증가율은 2.9%였으며, 2월부터 4월까지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5월에도 1.0% 증가에 그쳤으며 6월에 가서야 수출 경기가 비로소 활기를 띠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과거 5년 동안의 월중 수출 비중을 보면 해마다 1월과 2월의 비중이 다른 달에 비해 극히 낮았다. 즉, 금년 1/4분기 중 총수출 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은, 해외경기가 호조를 보인 것과 동시에 전년도 1/4분기 수출이 극히 저조했던 데에 따른 기술적 반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원화절상으로 하반기에는 둔화될 듯2/4분기 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4백28억9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해외경기가 호황세를 지속하면서 반도체 컴퓨터 통신장비와 같은 기술집약적 상품의 교역이 계속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미국 경제는 4월 중순의 주가 폭락 이후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나, 아직까지는 실물경기의 뚜렷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일본 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디기는 하지만 일본기업들의 글로벌 아웃소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수출단가 상승도 수출 호조 지속의 한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수출단가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반도체 가격 상승과 유가 상승에 따른 공산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2/4분기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수출환경이 1/4분기 때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1/4분기의 30.1% 보다 낮은 20% 내외로 10% 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앞에서 설명한 기술적 반등요인이 점차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문제는 금년 하반기다. 하반기에 들어서면 정부가 물가상승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원화절상을 용인하는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수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