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아 사랑해·라노스Ⅱ 등 새천년 LOVE방정식 ‘톡톡’

신세대들에게 있어 사랑은 더 이상 숨겨야할 뭔가가 아니다. 떳떳이 드러내 놓고 또 자랑하고 싶은 뭔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싫으면 당당하게 돌아설 수도 있고, 사랑의 고백 또한 솔직하고 노골적이다. ‘남자는 적극적이고 여자는 수동적’이라는 식의 구시대적 편견도 없다. 오히려 사랑고백도, 이별도 여자가 주도한다. 따라서 신세대와 구세대를 구분짓는 잣대중의 하나가 바로 ‘사랑법’이라는 얘기도 있다.지금 광고업계는 신세대들의 이같은 의식을 반영한 ‘사랑마케팅’이 한창이다.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라고 울부짖으면서도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영원불멸의 화두인 ‘사랑’이 지금 광고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우선 4월 중순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대우자동차의 라노스 II 광고를 보자. 뭔가 뜻대로 되지 않는 듯 거칠게 차를 몰아 세우는 정우성에게 여자친구는 “이제 끝이야”라며 돌아선다. 은근히 매달리기를 기대하는 여자친구. 그러나 정우성은 여자친구를 잡는 대신 차를 거칠게 몰아 안면도 모래사장을 휘젓고 다닌다.그리고 차가 멈춘 뒤, 여자친구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래사장에 그려진 ‘사랑해’라는 커다란 글씨. 토라졌던 여자친구의 마음은 어느새 거칠고도 독특한 사랑고백에 감동해 정우성의 품에 안기는 것으로 처리된다.다음은 한솔엠닷컴의 018광고. 옛 애인인 여자(김민희)가 다른 남자 품에 안겨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는 남자(차태현)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프다. 다시 돌아오라는 남자의 말에 여자는 “내가 니꺼야? 난 누구한테도 갈 수 있어!”라는 말로 매몰차게 쏘아 붙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파트너를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이 21세기식 사랑법은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니까 ‘알아서 조심하라’는 경고로 마무리된다.◆ 거칠고 도전적인 사랑표현 호기심 자극SK상사가 내놓은 스티커 폴라로이드 I-ZONE의 광고는 즉흥적인 사랑고백의 전형을 보여준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한 여학생이 앞자리에 앉은 남학생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 남학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즉석스티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자신의 사진을 찍은 뒤 그 남학생의 핸드폰에 붙어있는 다른 여자친구의 사진 위에 자신의 사진을 덧붙여 버린다. 멀리서 짝사랑하고 고민하고 마음아파하는 것보다 일단 부딪치고 보자는 N세대식 사랑법을 즉석사진기의 특성에 맞물려 표현한 것이다.얼마전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고백이냐’, ‘국회의원에 출마한 후보의 선거홍보냐’를 놓고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선영아 사랑해”라는 현수막은 고객에 대한 직접적인 사랑고백 광고다. 광고의 기법으로 보자면 고객의 호기심을 감질나게 자극한다는 의미에서 ‘티저광고’에 속한다.그러나 www.myclub.com이란 여성전문 사이트가 고도의 계산된 홍보전략에 따라 주고객인 여성들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을 사랑고백 형식으로 표현, 요즘 광고계에 뜨고 있는 사랑마케팅의 하나로도 볼 수 있을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