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5천만원짜리 빌라 임대 연간 수익률 12% 이상 … 한남동 등 외국인 선호지역 유망

“퇴직금 2억5천만원을 어떻게 굴릴까 무척 고민했습니다. 주식에 투자하자니 정보가 어두워 자신없고, 금융기관에 예치하자니 금리가 낮아 매력이 없더군요. 평소에 별 관심없던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 봤는데, 마침 외국인 대상 주택임대사업이 안정적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꼼꼼하게 시장조사를 한 후 용산구 한남동의 빌라에 투자했지요. 지금은 높은 수익과 안정성에 만족하고 있습니다.”서울시 송파구 오금동에 사는 최만리씨(60)는 지난해 말 정부투자기관에서 퇴직하면서 받은 2억5천만원으로 외국인 거주지역의 37평짜리 빌라를 매입했다. 매매계약을 한지 한달이 안돼 A증권사 임원인 미국인과 월 2백60만원에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2년치 월세 6천2백40만원이 수중에 들어왔다. 최씨는 이 돈을 일단 은행에 넣어두고 또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최씨의 경우처럼 외국인에게 주택을 임대하면 월세를 한꺼번에 선불로 받는 속칭 ‘깔세’의 적용을 받는다. 전세와 달리 계약 만료 후 돌려줄 필요가 없어 고스란히 순수익으로 잡히는 것이 특징. 보통 6~8년 후면 투자비가 전액 회수될 만큼 수익이 높다. 선불로 받은 목돈을 다른 투자상품으로 돌릴 수 있어 기회비용을 살린다는 장점도 있다.◆ 상주 외국인 급증, 수요 탄탄IMF체제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진출이 크게 늘어났다. 그에 따라 국내에 상주하는 외국인 수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99년말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거주 외국인은 5만7천여명으로 1년 전에 비해 6천여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앞으로도 외국인의 국내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을 겨냥한 주택임대사업은 특별히 유망한 사업으로 분류된다.임대사업의 대상이 되는 외국인은 크게 미군과 미군속, 외국계 기업 직원 및 외교 관계자로 나눠진다. 이들의 주택 임대비용은 전액 소속처에서 부담한다.외국계 기업 임원인 경우 특급호텔 숙박비에 상응하는 월 8백~1천3백만원선, 일반 직원인 경우에는 월 4백~7백만원이 임대료 기준으로 설정돼 있다. 미군과 군속들은 1백60만~4백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진다.개인의 임대료 기준에 따라 임대주택의 종류도 결정된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용산구 지역의 경우 20평형대 빌라는 월 1백50만~2백만원, 30평형대는 2백50만~3백만원에 임대시세가 형성돼 있다. 60평 이상 대형은 월 5백만원을 쉽게 넘는다. 아파트도 비슷한 수준.이처럼 임대료 수준이 높아 수익성이 탁월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 신축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컨설팅 조현만 이사는 “선진국의 주거공간을 잘 아는 해외파를 중심으로 현지 인기 평면을 도입한 고급 빌라 신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형편이다. 특히 70평 이상 단독형 고급 빌라는 월 1천만원이 넘는 임대료를 제시해도 물건이 부족한 실정이다.◆ 용산구 1순위, 리모델링도 유망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특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선 모여살기를 원한다는 것. 국적은 달라도 외국인이 많이 사는 곳이 안전하며 편리하다고 느낀다. 또 직장과 대사관, 정부기관이 가까운 곳을 선호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외국인학교와의 거리도 꼼꼼히 따진다. 이런 요인들을 종합, 서울 강북지역에 자리를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서울시가 최근 외국계 기업의 지사장 등 고액연봉을 받는 외국인 1백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주거지는 용산구 한남동(22.7%), 이태원동(19.5%), 서대문구 연희동(18.8%), 성북구 성북동(17.2%)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서초구 방배동은 일본인, 프랑스인이 선호하는 지역.이 지역의 빌라는 30평형대가 2억5천만원 안팎, 40평형대가 3억원선, 60평 이상 대형은 6억원 이상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아파트와 달리 건축연령이 오래 되었다 하더라도 내외관 관리만 신경쓰면 시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투자자 입장에선 유리한 요소다.최근 들어서는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주거지도 외국인 주거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아셈타워, LG트윈타워 등 신축 대형빌딩에 외국계 기업 입주가 이어지고 테헤란로 벤처밸리 투자가 늘어나면서 생긴 새로운 흐름이다.드림랜드컨설팅의 박상문 대리는 “용산구 일대나 연희동, 강남 테헤란로 배후의 중고주택을 매입, 외국인 구미에 맞게 리모델링한 후 임대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고 밝혔다.◆ ‘임대사업 vs 정기예금’ 투자수익 비교정기예금 수익률 두 배 ‘거뜬’대표적인 외국인 밀집지역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37평짜리 빌라를 한 채 사서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매입가격은 2억5천만원. 월 2백60만원에 1년간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총 임대료 3천1백20만원을 한꺼번에 받았다. 이를 은행 정기예금에 분산 예치시켜 연 8% 이자를 받는다면 총 수익금은 3천3백42만원. 임대소득세를 제한다 하더라도 연간 수익률은 12.6%에 달한다.반면 2억5천만원을 8% 확정금리 정기예금에 예치시킨다면 세후 이자는 1천5백60만원. 실제 수익률은 6.2%로 임대사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같은 빌라를 내국인에게 전세로 임대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보다는 수익률이 현저히 낮다.투자대상이 고급 빌라인 탓에 매입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임대 계약과 동시에 2~3년치 월세를 목돈으로 받을 수 있어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위에서 예로 든 2억5천만원짜리 빌라의 경우 2년치 임대료 6천2백만원을 미리 받기 때문에 실제 매입비용은 1억8천8백만원 정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