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은 기본 … 연봉 인상·보험 가입·리프레시 휴가 등 유인전략 다양

벤처기업 직원들이 밤낮없이 일에 몰두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따라서 이에 걸맞는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당연하게 보인다.특히 대기업에서 벤처로 옮겨온 직원들의 경우 풍족한 복지혜택과 안정된 미래를 접은 만큼 이에 대한 보상이 어떤 식으로든 따라야 한다는 것이 벤처경영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더욱이 요즘과 같이 ‘벤처 거품론’이 위세를 떨치면서 벤처기업 직원들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선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울 만한 대책이 더욱더 필요하다.일부 앞서가는 벤처기업에선 이미 연봉 인상을 비롯해 생명보험 가입, 치과진료비 지원, 사내커플 1천만원 결혼축의금 전달, 리프레시(Refresh)휴가 시행, 보약 제공, 해외연수 등 다양한 ‘당근전략’으로 직장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벤처기업의 성공 여부는 바로 ‘사람’에 달려 있다는 인식때문이다.시스템 보안업체인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는 84명의 전직원들에게 프루덴셜 종신보험에 가입토록 했다. 보험료는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이 보험은 직원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경우 최고 3억7천여만원에서 최저 1억2천여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이 회사 마케팅팀 정진수 팀장은 “직원들이 집안 일이나 노후에 대한 걱정없이 회사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퇴사와 상관없이 이 혜택을 받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시큐어소프트 자본금 20% 스톡옵션 책정자본금의 20%를 직원 스톡옵션으로 책정, 회사가 거둬들이는 이익을 직원들과 나누겠다는 것도 시큐어소프트의 자랑거리다. 이 회사의 자본금 20% 스톡옵션 책정은 국내 벤처기업중 최고 수준이다.이 회사는 또한 치과진료비중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 착안, 연간 1백만원의 치과진료비를 의료보험과 별도로 직원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치과진료비는 직원 가족들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시큐어소프트는 이밖에 주택구입비 보조, 동아리활동비 지원, 문화공연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준비해 놓고 있다.역시 보안업체로, 지문인식기술을 선도하는 니트젠(대표 안준영)도 70명의 직원 모두에 대해 회사가 전액을 부담, 질병 교통사고 등 모든 사고를 보장해주는 1억6천만원 상당의 프루덴셜 생명보험에 가입했다.니트젠은 이와함께 연봉은 ‘대기업보다 10% 더 많게’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매월 7만원의 체력단련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차량 유지비, 휴대폰 사용료 실비제공 등도 다양한 혜택중의 하나다.인터넷 오락포털서비스 업체인 인츠닷컴(대표 이진성)은 5월부터 전직원의 연봉을 30% 일괄 인상했다. 또 직원이 해외출장을 갈 때 업무와 관련없는 직원 2∼3명을 함께 보내 주고 있다.사내커플이 결혼을 할 경우 1천만원을 주기로 한 것은 인츠닷컴만의 독특한 사내복지 전략. 연애할 시간조차 없이 일에 매달려야 하는 벤처기업 직원들을 배려한 이진성 사장의 파격적인 선언으로 이뤄졌다.◆ 네띠앙 ‘리프레시 휴가제도’ 도입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네띠앙(대표 홍윤선)은 최근 직원들 업무성과에 따라 연봉을 5∼7% 인상했다. 6개월 이상 근속사원들에게는 1주일간 국내 및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리프레시 휴가제도’를 도입, 1인당 최고 2백만원까지 지원을 해주고 있다.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여가생활과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직원들은 월급과 별도로 매월 10만원 상당의 마일리지를 받는데, 이를 모아서 여행경비나 도서구입비, 팀회식비 등에 쓰고 남는 금액은 계속 축적돼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기업간(B2B) e-비즈니스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한국기업전산원(대표 김길웅)은 매달 최우수 영업사원 1명에게 10돈짜리 금반지를 준다. 또 각종 행사나 세미나에서 가장 공로가 큰 직원 5명을 뽑아 1백만원 상당의 현금이나 상품을 제공한다.특히 이 회사는 행사가 끝나면 무조건 전직원에게 보약을 지어주어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급여에 붙은 세금 내주기 등 묘안 백출반도체장비 생산업체인 미래산업(대표 정문술)도 ‘보약’으로 유명하다. 미래산업은 밤새워 연구하는 직원들의 체력유지를 위해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구인력 및 기술진들에게 보약을 제공한다.한별텔레콤의 자회사인 한별인터넷(대표 신민구)은 직원들의 휴식을 겸한 다용도 공간으로 사내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10여석의 작은 공간이지만 이른 아침에는 배고픔을 달래고, 한낮에는 피곤함을 씻으며 직원들끼리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유용한 공간이다. 대형냉장고와 TV, 오디오 등과 함께 우유, 시리얼, 라면, 커피, 음료수 등 각종 먹거리가 항상 준비돼 있다.이밖에 인터넷 에이전시 넷퀘스트(대표 홍기석)는 직원들 급여에 붙는 세금을 대신 내주고 있으며, 인터넷 솔루션업체 CCR(대표 윤석호)는 3개월 동안 2배의 월급을 주는 ‘두배 급여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사례 분석 / 링크웨어파격 대우보다 ‘즐거운 회사’ 더 좋아부장, 차장, 과장, 대리…. 일반 직장에서 흔한 직책명이다. 요즘에는 팀제가 활성화되면서 ‘팀장’이란 호칭도 통용된다. 그러나 링크웨어(www.linkware.co.kr)에는 이와 같은 직책도 호칭도 없다. 물론 서열도 없다. 모든 직원이 팀 리더가 될 수도, 팀 멤버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회장, 사장을 제외한 전직원들의 서로에 대한 공용호칭은 ‘선생님’이다.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란 호칭이 어색하면 ‘○○씨’라고 부를 수도, 불러 달라고 할 수도 있다. 출퇴근 시간도, 정해진 자리(책상)도 없다. 업무에 따라 ‘알아서’ 출퇴근하고, 빈자리에 앉는다. 업무시간보다는 업무의 질, 즉 ‘가치창출’이 중요하다는 의식의 반영이다.직책파괴 서열파괴 호칭파괴 등 기존의 기업문화를 과감히 탈피, 그들만의 독특한 ‘벤처문화’를 만들어 가는 기업이 바로 링크웨어다.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고액의 연봉이나 사이닝보너스와 같은 파격적인 대우도 없다. 눈길을 끄는 복지혜택이나 ‘당근’ 전략도 드물다.이 회사에는 그러나 업계의 내로라하는 전문 인력들이 포진해 있다. 우선 오창규회장(57)은 31년 동안 한국IBM에서 근무하며 재무·인사관리 등의 요직을 거쳐 사장 회장직까지 역임한 전문 경영인. 올 1월 ‘노익장의 벤처입성’이란 화제를 낳으며 링크웨어로 옮겼다. 사장인 박지열씨(30)는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후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다 오회장과 같은 시기에 링크웨어에 합류했다. 이들 외에도 직원들 중에는 맥킨지, 보스턴컨설팅, SAP 등 굵직굵직한 기업 출신들이 많다. 전체 직원은 1백10명. 절반 이상이 올들어 이 회사로 옮겨왔다. 최근 2배 이상의 연봉을 내건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무엇이 이들을 끌어 당겼을까.오회장은 성장기회, 성취감 실현, 공정한 보상에 바탕을 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과 열린 의식, 열린 분위기로 ‘일하고 싶은 직장, 즐거운 회사’를 만드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한다. 박지열사장은 “열심히, 재미있게 일하면서 새로운 문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는 자부심과 ‘승자(winner)’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리의 무기”라고 덧붙인다. 서로를 통해 배우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는데 보람을 느낀다는 오회장, 박사장의 세대 및 나이차를 넘어선 ‘환상적 조화’가 이 회사의 또 다른 장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