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감각이 있다는 소릴 자주 듣긴 합니다. 주위 동료들이 심심찮게 컨설팅을 부탁해 오기도 하고요. 10년에 걸친 부동산투자 실전 경험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면 부동산재테크 강사로도 열심히 뛰어볼 생각입니다.”익살스런 표정의 개그맨 김학래씨(47)가 딱딱하기 이를 데 없는 부동산재테크 강연회의 강사로 데뷔했다. 지난 4월30일 경기도 일산 신도시에서 열린 ‘부동산투자전략 설명회’(부동산뱅크 주최)에서 ‘알짜 부동산 투자법’을 주제로 50분간 열강을 한 것이다. 이날 강연회에는 주부 등 2백여명이 참석해 김씨의 강의를 경청했다.연예계에서 재테크 전문가로 이름난 김씨는 지난 10여년간 각종 부동산에 투자,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이번 강사 데뷔도 그의 이런 실전 투자 성공경험이 바탕이 됐다. “대중적 인기와 해박한 부동산 지식, 실전 경험 등 세 박자가 들어맞아 ‘재미있는 부동산재테크 강의’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강연회를 주최한 부동산뱅크 김용진 팀장의 말이다.◆ 주식 실패후 부동산으로 눈돌려김씨는 지난 88년 여유자금 1억2천만원으로 주식을 시작했다가 뼈저린 실패를 본 후부터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 경제신문, 부동산잡지 등 무려 8종의 매체를 구독하며 경제 흐름을 읽고 투자시점과 대상을 물색했다.첫번째 투자대상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 개발되고 있던 경기도 고양시 행신지구의 중심상업지구 부지. 주식을 처분해 갖고 있던 9천여만원을 종자돈 삼아 원주민이 받은 이주권(딱지)을 매입, 4년 동안 사업추진 과정을 살폈다. 운좋게 좋은 입지에 당첨이 돼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상가주택을 지었다. 현재는 1층 피자전문점을 제외하고 모두 임대를 놓은 상태.95년에는 경기도 성남시의 신축 오피스텔에 투자했다. 미분양 상태이던 22평짜리 오피스텔을 분양가 보다 훨씬 싸게 매입해 임대용으로 활용하고 있다.아파트 투자는 다소 난관을 겪었다. 분당 신도시 청약을 여덟번이나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대림아파트에 청약, 50평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이 아파트는 지난 98년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에 카페를 지으면서 자금조달을 위해 팔았다. IMF 여파로 아파트값이 많이 내렸을 때 팔았지만 5년만에 1억4천만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남겼다.“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웬만한 부동산 상품에 골고루 투자해 본 셈이죠. 운이 따랐던지 모두 만족할 만한 수익을 가져다주었고요. 널뛰는 주가에 따라 울고 웃어야 하는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부동산 투자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땅은 속이지 않는다’는 어른들 말씀도 있지 않습니까?”요즘 김씨는 미사리의 카페 ‘루브르’의 경영에 정성을 쏟고 있다. 직접 토지를 물색하고 설계, 자재구입 등 모든 건축 과정에 참여해 지은 ‘작품’이어서 애착이 남다르다. 토지 매입에 앞서 1년여동안 미사리 카페촌의 고객층, 입지, 수익성 분석을 했다고 하니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만하다.“부동산 투자는 ‘감’이 중요하죠. 하지만 제대로 된 감을 잡으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경제흐름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면 절반은 성공한 겁니다. 물론 나 같은 경험자의 조언도 귀담아 들어야지요.”김씨는 ‘투자 경험 없이 이론만 번듯한 강사들보다는 나은 것 같다’며 부동산재테크 강사로서의 자신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