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위험의 현실화 여부는 결국 구조조정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시장신뢰도를 단기간에 도출해낼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최근 금융권의 2차 구조조정이 거론되면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금리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금리가 상승하면 IMF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주식시장의 탄력성이 약화될 수 있다. 또 채권시장이 위축되고 주가가 떨어져 포트폴리오 조정의 어려움도 커진다. 특히 투신권이 채권시가평가제 도입을 앞두고 본격화될 구조조정에 대비,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내다 팔 경우 가뜩이나 심화된 채권시장의 수급불균형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이야말로 직접적인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을 잠재우고 거시적인 불안해소를 위한 정책처방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에서 향후 금리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된다.한편 우리 경제가 해외경제요인의 직접적인 영향권내에 들어선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금리인상 추세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신경제의 출현과 꾸준한 시장개방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더디자 미국의 인플레 압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인플레 우려를 미리 해소하기 위한 처방이 강구되고 있으며 이는 구조조정중인 우리 경제의 금융부문을 시험하는 환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94년 멕시코의 경제위기는 미국 금리인상이 계기가 돼 발생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곧 금융부문의 건전성 여부가 금리인상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재삼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저금리기조 유지가 가능한 동안 시장신뢰도를 회복할 만한 가시적 금융구조조정의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면 결국 정책기조가 바뀜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또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도 어렵게 된다. 단기금리를 인상, 경기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는 미국연방준비위원회의 제스처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주가수익률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최근의 금융환경하에서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와 연관된 잠재적 자본계정상의 위험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예정되어 있는 구조조정이나 채권시가평가제, 부분예금 보장제와 같은 제도적 개선이 원만히 처리되지 못할 경우 환율마저 일방적인 절하압력에 노출되게 된다. 결과적으로 취약한 금융부문을 개선하기 위한 시간은 인플레 우려로 인해 점차 단축되고 있는 셈이다.◆ 상쇄적 통화정책 가능성 … 상승압력 높지 않을듯인플레우려가 본격화될 수 있는 하반기에는 긴축기조로의 전환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경기부양을 위한 팽창 정책은 지양될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중인 은행부문의 애로를 완화하기 위한 상쇄적 통화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져 적어도 국내 유동성 수준 측면에서의 금리상승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다.자본시장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고, 구조조정의 부담이 큰 금융부문이 취약하므로 금리정책의 방향을 선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리위험의 현실화 여부는 결국 구조조정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시장신뢰도를 단기간에 도출해낼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앞으로 금융부문의 정상화, 다시 말해 시장 기능의 활성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현재의 경기회복세는 지속되기 어렵다. 기초여건이 충실하더라도 우리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을 극복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확신이 입증되어야 또 다른 악순환의 고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결론적으로 앞으로의 금리전망은 전통적인 수급요인보다는 불투명한 국내외 환경하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장신뢰도가 회복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성공여부는 향후 중장기 금리패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