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밀착탐험 끝에 ‘BSA시스템’ 설계 … e마켓플레이스 시장 선도 의욕

B2B는 아직 현실이라기보다는 ‘예정된 미래’에 가깝다. ‘B2B, 우리도 한다’는 기업들의 선언은 요란하지만 실제 활용하고 있는 곳은 찾기가 어렵다. 세계적으로 B2B 솔루션 개발이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상황에서 설립된지 채 1년도 안된 회사가 발빠르게 ‘작품’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e비즈니스 관련 솔루션 제공업체인 이칼로스가 바로 그 회사로 지난 4월 e마켓플레이스 솔루션을 개발, 출시했다.이칼로스 이종수 사장의 설명에 의하면, B2B 솔루션의 진보 단계는 셋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상품 카탈로그 서비스가 주류인 첫 번째 단계, 경매 역경매와 RFQ(Request for Quotation)를 지원하는 두번째 단계,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 트레이딩 사이클을 지원하는 세번째 단계. 대부분의 B2B 솔루션은 ‘오프라인 프로세스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입힌’ 짜맞추기 형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업체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세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솔루션을 하나 둘 내놓기 시작했다.오라클 아리바 등의 세계적 기업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고, 국내에서는 나눔기술 이네트 핸디소프트 사이버텍홀딩스 등 유명 벤처도 경쟁에 동참했다. 게다가 알려지지 않은 회사까지 더하면 B2B관련 솔루션 업체는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다. 거의 모든 오프라인 기업이 B2B를 하겠다고 나서는 만큼 시장 규모도 엄청나다. 그러나 크고 작은 회사가 모두 가릴 것 없이 이 ‘무주공산’을 점령하려고 덤벼들고 있기 때문에 B2B 솔루션 시장은 무한경쟁에 가까운 상태다.이같은 상황에서 이칼로스가 내세우는 자사 솔루션의 강점은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가 아닌 실질적인 구매조달 업무담당자의 입장에서 설계했다”는 것이다. 제품에 BSA(Business Scenario Assembly)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같은 마인드를 강조하기 위해서다.BSA시스템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비즈니스 오너(실무자)가 프로세스를 쉽게 재배치, 재창조, 재설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양정수 부사장, 이원식 김태진 이재휴 개발팀장 등 기술 개발을 맡고 있는 구성원들은 이칼로스에 합류하기 전 B2C 솔루션 개발 일을 했고 여기서 얻은 경험을 통해 ‘실무자가 상거래의 고삐를 쥘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갖게 됐다. 이런 실전경험을 몽땅 BSA설계에 쏟아부은 것이다. 이사장 또한 “새로운 솔루션은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마켓플레이스 솔루션의 비즈니스 오너는 구매자와 판매자, 중계자다. 솔루션은 구매요청(Purchase Request), RFQ(Request for Quotes), DML(Daily Market List), Select Quotation, 구매주문 PO(Purchase Order) Receiving Quotation, 송장(Invoice), Approval Negotiation 등의 단계로 구성돼 있다.(표 참조)채널관리 솔루션은 기업내부와 외부 영업조직간의 커뮤니케이션, 실시간 정보 공유를 위한 통로다. 이 솔루션을 통해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대리점이나 지점 등에서도 신제품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대리점에서 실시간 주문을 하게 되므로 재고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고객이 영업 조직이나 대리점에서 구매 의사를 표현하면 이들은 채널관리 솔루션을 통해 본사에 주문을 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본사와 고객이 실시간 의사 소통을 하는 효과가 나타나 엔드유저(고객)의 구매성향 파악도 가능하다.이칼로스는 올해 1월 전자상거래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이사장 등 8명이 모여 설립한 회사. 설립 당시 자본금은 5천만원.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은 7억8천만원으로 늘었다. 회사 문을 열기 전인 99년 9월부터 기술 개발에 먼저 착수했고 올해 4월 e마켓플레이스 솔루션, 6월 기업 포털 솔루션을 차례로 내놓았다. 오는 7월20일 채널 매니지먼트 솔루션까지 정식 출시, 일련의 B2B 솔루션 개발을 일단락짓고 본격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아직까지 실적은 4월에 삼성전자에 기업 포털 솔루션 ‘애니원 시스템’을 공급한 것과 호텔 전자상거래 지원업체인 코아링크에 호텔용 마켓플레이스 솔루션을 제공한 것이 전부다. 상반기 매출은 10억여원에 불과한데도 올해 매출 목표를 1백억원으로 잡고 있다.“지나친 목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규모를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B2B솔루션 시장의 잠재력과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달성할 자신이 있습니다.”(이미옥 마케팅 팀장)이칼로스는 7월 이후 제품 출시가 완료되는 대로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해외 시장으로도 나갈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B2B 솔루션 개발이 초기 단계인데다, 국산 솔루션이 고가의 외산에 비해 가격은 저렴한데 기능에 큰 차이가 없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사장은 “기획단계부터 해외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설명한다.“국내 업체와 경쟁할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남들은 웃을 지도 모르겠지만, 오라클이 우리의 맞수예요.” 이사장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인터뷰 / 이종수 사장“구매업무 효율성에 중점, 성공 자신”대부분의 소프트웨어 벤처 경영자가 엔지니어 출신인 것과 비교하면, 이칼로스 이종수(41) 사장의 ‘출신성분’은 이채롭다. 그는 전문경영인에 가깝다. 이사장의 ‘전공’은 파이낸싱으로, 15년간 신라 힐튼 리츠칼튼 등 국내 유명 호텔에서 자금 담당으로 일했다.정통 호텔맨이 e비즈니스업체 사장으로 변신하기게 된데는 몇 가지 계기가 작용했다. 리츠칼튼 호텔에서 재경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이사장은 구매 업무의 비효율성 등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동료였던 박경애 당시 리츠칼튼 전산실장(현 코아링크 사장)과 ‘호텔과 납품업자를 직접 연결할 방법이 없을까’ 라고 가볍게 주고받던 이야기가 발전해 구체적인 비즈니스로 진전됐다. 88년2월 법인을 설립, 호텔관련 B2B업체인 코아링크를 시작했고,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아예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 경영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예상했던 것만큼 업계 전반에서 B2B솔루션 개발이 진척되지 않았다는 현실을 파악하고 난 뒤다. 평소 이사장은 ‘솔루션은 비즈니스 플로우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99년 말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 그는 ‘나는 양정수 부사장을 비롯한 기술 개발팀에 스카우트된 사장’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코아링크의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지만, 적당한 시기가 되면 여기서 물러나 이칼로스의 경영에만 주력할 생각이다.이칼로스는 외부 자본을 전혀 유치하지 않은 것이 특이하다.“전공이 펀딩인데, 원한다면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당분간 연구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고 연구 개발에 필요한 자금은 매출을 통해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사장은 가까운 시일내에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벤처가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인 ‘돈놀이’는 경계하고,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