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인들의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기대이상으로 잘해 왔지만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6월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제14차 연례총회에서 단독후보로 출마해 14대 회장으로 선출된 쟈크 베사드 크레디리요네 은행 한국지사장(38)의 한국체류 소감이다.베사드씨는 우리나라가 @@F 경제위기에 들어가기 직전인 1997년 여름 크레디리요네은행 한국지사장으로 부임, 3년 동안 최악의 한국경제 상황 및 현재까지의 회복국면을 비교적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 베사드씨는 그러나 “한국경제는 @@F 위기극복 수준을 넘어 성장단계에 이를 정도로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F위기 넘겼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베사드씨는 특히 “금융권 및 기업 구조조정이 기대만큼 효과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통합해 ‘한빛은행’이란 새 은행으로 탄생한지 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윤을 못내는 것은 물론 최근 또 다시 통합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라며 “이는 금융권 구조조정 과정에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말했다.기업구조조정에 대해서도 그는 “이윤을 못내는 기업은 팔아치우거나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며 “외국계 기업과 합병하거나 외국인이 경영권을 가질 경우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으로 해당기업은 물론 고용촉진효과 등 한국경제에도 그만큼 플러스효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한국인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수입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거부반응보다는 그 불가피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베사드씨는 최근 대부분의 국내외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북투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유럽 기업들은 사실상 지난 95년부터 매년 한두 차례씩 북한을 방문, 이미 북한투자에 대해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해 놓고 있으며, 앞으로의 대북투자도 신중하고 실질적으로 하겠다는게 베사드회장이 전하는 유럽기업들의 기본 방침. 정치적 관점을 배제한 채 투자이익의 회수를 냉철하게 따져보는 실질적인(practical) 투자방식을 견지하겠다는 것이다.베사드 신임회장은 프랑스 출신으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루이르그랑’고등학교와 ‘고등상업전문학교’ 등 소위 경제인으로서 엘리트코스를 밟은 인물. 지난 84년 프랑스 국립은행인 ‘크레디리요네’에 입사한 뒤 런던 뉴욕 등에서 마케팅과 재무분야를 담당했으며, 현재 주한 외국은행연합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비교적 젊은 나이에 속칭 ‘출세가도’를 걸어온 그는 독신주의 및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 아이를 갖지 않고 둘만의 삶을 즐기는 맞벌이 부부)족을 선호하는 대부분의 서구 젊은이들과는 달리 24세때인 1986년 같은 학교 동창이자 식품회사 마케팅이사인 발레리 기오토와 결혼, 슬하에 세자녀를 두고 있다.베사드씨는 자그마한 키에 얼핏 여리고 온화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세일링 요트 등산 등 엑티브한 스포츠를 즐기는 활동파. “한국에선 여건상 세일링이나 요트대신 등산을 즐기고 있다”며 “설악산, 한라산을 좋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