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 시장점유율 1위, 상반기 매출액 3천억원 … 쌍용양회 지분매각 앞두고 가치 상승세

쌍용정보통신은 지난 4월 코스닥에 등록한 업체지만 오래 전부터 시스템 관련 사업을 해왔다. 계열사 매각과 재무구조의 취약으로 지금은 재계 내 입지가 좁아진 쌍용 김석원 회장이 지난 81년 국내에서 처음 설립한 SI(시스템 통합) 업체다. 단순히 벤처 붐을 타고 코스닥에 등록한 역사가 짧은 업체들과는 지나온 세월이 다르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직원수도 7백87명이나 되고 지금까지 4천여개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주력 분야는 NI(네트워크 통합)와 SI 사업이고 자본금 규모는 2백70억원, 지난해 매출액이 2천억원이 넘어 코스닥 기업중엔 중견업체 대접을 받는다.이 업체는 코스닥에 직등록할 시점에 몇 가지 족쇄를 차고 있었다. 첫째는 모기업이자 대주주인 쌍용양회가 자금악화설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점. 4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쌍용양회로서는 외자유치나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시급히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둘째는 쌍용정보통신이 쌍용자동차의 부채 중 3백억원을 떠안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50억원의 경상이익이 났음에도 결국 2백77억원의 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쌍용자동차 부채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지난 4월 매매기준가는 주당 1만2천50원 수준에 머물렀다. 다른 SI업체들이 액면가의 수십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공모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액면가의 3배도 안되는 가격으로 거래가 시작된 셈이다. 물론 거래직후 계속 가격이 올라 한때 15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최근 코스닥기업의 적정주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지고 대주주인 쌍용양회의 지분매각이 임박하면서 이 회사의 가치에 대한 분석이 관심을 끌고 있다.우선 적정주가 부분. 증권사들마다 적정주가를 놓고 약간의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가격대보다는 높게 분석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LG투자증권 최용호 애널리스트는 “쌍용정보통신의 EPS(주당순이익)는 5천원이다. 여기에 SI업체들의 평균 PER가 35배인 점을 감안하면 17만5천원이 적정주가”라고 분석했다.굿모닝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적정주가는 12만원이라면서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현재가격(8만원대)대보다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있다는 것.◆ SI매출, 계열사 의존비중 10%미만 ‘강점’다음은 쌍용양회의 지분매각건. 쌍용양회가 보유하고 있는 쌍용정보통신의 지분 매각은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매각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쌍용양회 홍보실 이상찬 팀장은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에 쌍용정보통신지분을 매각해 5천억원을 납입하기로 약속했다”며 “최소 주당 20만원을 제시하는 업체들에 지분을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기는 그룹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한다는 측면에서 가능한 한 빨리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국내 기업보다는 외국 기업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권이 외국계 기업에 넘어갈 경우 구조조정 등으로 매니지먼트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론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또 한가지 쌍용정보통신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지목되는 이유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경상이익이 지난해보다 현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매출액은 3천억원, 경상이익은 2백70억원대다. 상반기 매출액만도 지난해 총 매출액(2천1백억원)을 넘어서고 경상이익은 지난해 전체(51억원)의 5배를 상회했다. 쌍용정보통신측은 “올해 국방사업분야의 네트워크 통합 프로젝트가 많은데다 시스템 통합 분야에서 수주를 많이 따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네트워크 통합사업으로 불리는 NI 분야에선 쌍용정보통신이 시장점유율 1위, SI사업분야에선 5위를 차지하고 있다. SI사업분야도 선발주자인 현대정보기술, 삼성SDS, LG EDS 등은 계열사 매출비중(50%)이 높은 반면 쌍용정보통신은 10% 미만이어서 계열사 의존도가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현재 전체 주식 5백40만주 가운데 유통물량은 40만주로 적은 편이다. 쌍용양회를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77%를 보유, 10월14일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주요주주로는 쌍용양회 67%, 김석원 회장 3.88%, 쌍용건설 3.9%이고 소액주주들이 21%를 보유하고 있다. 공모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관물량은 없다.박성원 기자 parker49@hankyung.com★ 애널리스트 시각애널리스트 시각NI수요 쾌청 … 영업이익 2백65% 증가 기대쌍용정보통신이 주력분야로 육성하고 있는 고속인터넷을 이용한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시장수요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백8% 증가한 4천5백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판매관리비 증가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2백65% 증가한 3백억원이 예상된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쌍용자동차와 관련된 채무, 쌍용양회에 대한 대여금 등 쌍용그룹과 관련된 재무적 부담을 모두 청산해 현재 이 회사의 쌍용그룹으로 인한 리스크는 전혀 없는 상태다. 게다가 쌍용그룹의 재무구조개선 계획에 따라 67%를 보유하고 있는 모기업 쌍용양회가 동사의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종적인 주식양도는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10월14일 이후가 될 예정이다.국내 IT산업의 높은 성장성과 이 회사가 국내에서 갖는 높은 위상을 감안하면 해외 유력업체에 인수될 가능성이 크고 주가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조영훈·굿모닝증권 기업조사팀 과장 designtimesp=20019>★ CEO 인터뷰 / 염정태 사장“독자경영체제 만반의 준비 끝냈다”염정태사장은 쌍용양회에서만 30여년간 근무한 쌍용맨이다. 지난 68년 입사해 쌍용종합상사, 일본현지법인, 중공업, 대북사업 분야 등을 두루 섭렵하고 지난 98년 쌍용정보통신 사장으로 부임했다. 부임한 첫 해 마이너스 78억원에 달하는 경상이익을 이듬해인 99년 플러스 51억원으로 전환시켰고 올해는 3백억원을 상회하는 경상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돼 염사장의 정보통신업 진출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열사와 관계정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그룹 계열사와 일체의 자본거래는 없다. 쌍용양회도 주주 이상의 관계는 없다. 이미 독자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고, 정보통신을 전문화한 새로운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계획이다.▶ 쌍용정보통신의 강점은 무엇인가.20여년간 SI분야에서 실력을 닦아왔다. 지금까지 수행한 프로젝트만 해도 4천개가 넘는다. 말하자면 엄청난 사업 노하우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정밀한 작업을 요구하는 국방, 텔레콤, 공공사업의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우리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어 매출구조가 탄탄하다. 특히 국방사업을 위해 우리 전문인력이 미국 레이션(Raytheon)사에 50여명, 프랑스 톰슨(Thomson)사에 40여명이 파견돼 핵심기술을 배우고 있다.▶ 수출 비중이 미비한데 개선책은 있는가.홍콩, 싱가포르의 기업들이 우리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내년 초부터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시장에 우리 시스템을 팔 계획이다. 또 레이션사와 톰슨사가 파트너로 펼치고 있는 나토 국방전략사업에 우리가 참여할 계획도 갖고 있다. 당장은 실적이 없겠지만 내년 초부터는 가시화될 것이다.염사장의 집무실에는 부앙무괴(府仰無愧)란 액자가 걸려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란다. 염사장은 “우리가 펼쳐나가는 시스템, 네트워크 통합사업은 바로 부앙무괴 정신에서 기업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지 모든 매출과 소비, 재고, 이익 등이 한눈에 드러나기 때문”이라며 부앙무괴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