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받아 읽는 전자책, 유명작가들까지 가세 … 종이책과 공존여부 관심

e-book이 종이책을 대신할 수 있을까? 올해초부터 e-book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에서 스티븐킹이 <총알타기(Riding the Bullet) designtimesp=19983>란 소설을 e-book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소설은 해커들에 의해 암호가 풀려 2달러50센트로 책정된 다운로드 비용이 무색해지기도 했다. 국내서도 작가 이문열이 e-book용 중편 소설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유명작가들도 e-book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e-book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다. 인터넷에서 책의 내용을 다운로드받아 보는 형식이다. 다운로드 비용은 종이책 정가의 약 30% 수준. 출판사 입장에서 e-book의 최대 장점이라면 저렴한 제작 비용을 들 수 있다. 종이값 인쇄비 보관 등 기존의 제작 물류 비용이 전혀 필요없게 된다. 독자들도 싼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어 여간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점만으로 e-book이 성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의견도 분분하다. e-book이 종이책의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과 종이책을 밀어내고 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시각이 그것이다.올해 5월 현재 국내 인터넷 인구는 1천5백만명을 넘어섰다. 또 인터넷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0대 20대들은 모바일폰, PC 등을 필수품으로 여기고 있다. 멀티미디어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신세대를 대상으로 한 e-book 출간은 반드시 필요하고 시장성도 충분하다는게 긍정적인 시각중에 하나다. 그러나 기대한만큼 시장 형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PC를 갖추거나 전용 단말기를 통한 독서가 생각만큼 만만치 않음을 들고 있다. 종이책을 읽는 매력은 또 다른 정서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출판계 공통된 의견은 시장 점유 문제를 떠나 인터넷이 주도하는 환경에 맞춰 출판문화도 탈바꿈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또 서점을 통해 판매되는 종이책과 더불어 새로운 판매 방식이 도입되므로 손해볼 것이 없다는 시각이다. 기존 종이책 시장을 잠식하기보다 e-book 독자라는 새로운 독자층을 형성해 출판문화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의견이다.한국전자출판협회 백원근 간사는 “e-book이 등장하면 종이책이 사라진다는 이분법적 논리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경쟁 관계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매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e-book은 PC 기능을 최대로 활용하는 멀티미디어 책으로 발전시켜야 진정한 e-book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화책을 제공하는 몇몇 e-book 사이트를 보면 사운드카드를 통해 음성이 나오고 그림이 움직이는 등 사실감을 더해주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국내 출판사 연합사이트 구축 활발현재 국내에서 e-book을 서비스하겠다고 나선 업체는 약 20여 곳에 이른다. 기존 출판사들도 e-book 사업과 관련해 합종연횡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 벤처기업도 e-book 시장에 뛰어 들어 기존 출판사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북토피아(www.booktopia.com) 에버북(www.everbook.com) 와이즈북(www.wisebook.com) 바로북(www.barobook.com) 등 서너 업체가 체계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북토피아와 에버북은 국내 유명 출판사들이 출자해서 설립한 사이트로 e-book 포털 사이트를 지향하고 있다.김영사 푸른숲 등 국내 1백10개의 출판사가 출자해 지난해 5월 설립한 북토피아는 올해 6월 e-book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북토피아는 올해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52억원 규모로 늘렸다. 김선태 기획실장은 “e-book으로 서비스 중인 책이 서점에서 인기가 높다”면서 “e-book으로 제공되면 오프라인(서점)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홍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토피아는 e-book 과 함께 7월 중순경부터 북 쇼핑몰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1백개 이상 출판사가 뒷받침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의 책 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김실장은 설명했다. 또 출판사의 대표작을 e-book으로 재편집하는 한편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e-book으로 직접 신간을 출간하기 위해 작가와 협의중이다.민음사 중앙M&B 청림출판 등 7개 출판사가 출자해 지난 3월 설립한 에버북은 현재 빌 게이츠의 <생각의 속도 designtimesp=20000>를 비롯해 4개의 소설을 e-book으로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 7월부터 본격적인 유료 서비스와 무료 서비스를 병행할 예정이다. 다운로드 비용은 종이책 정가의 약 50% 정도를 책정하고 있다. 책의 전체 내용뿐 아니라 부분별로도 나누어 판매한다. 부분별 다운로드 비용은 1천원을 예상하고 있다. 작가 이문열과 인세 30%로 e-book 소설을 출간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전자책 전문 솔루션 업체인 와이즈북은 지난 5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유료로 판매중이다. 와이즈북은 문학과지성 창작과비평 문학동네 해냄 등 30여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했다. 현재 홍성원의 대표작 <남과 북 designtimesp=20003> 김진명의 <코리아닷컴 designtimesp=20004>을 e-book으로 판매하고 있다. 동화책은 성우의 음성과 그림이 움직이도록 하는 등 멀티미디어 효과를 최대한 삽입했다. 이 사이트의 e-book 판매는 한번보기와 보관하기로 나누어 다운로드 할 수 있게끔 해 독자 선택폭을 넓혔다. 한번보기는 보관하기보다 다운로드 가격이 저렴함은 물론이다. 작가의 동영상 파일을 삽입한 것도 특징이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동영상과 음성을 통해 들려줌으로써 사실감을 더했다.◆ 포맷 표준화·전용 단말기 대중화 과제e-book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과제도 많다. 우선 파일 포맷의 표준화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book마다 각자 다른 파일 포맷으로 제작되면 독자들은 e-book을 볼 때마다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PC에서 오랫동안 책을 읽는다는게 눈의 피로도 등 쉽지 않은 일이다. 궁극적으로 e-book은 PDA형태의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장소에 구분없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전용 단말기 기술과 가격도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e-book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책이 출판계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느냐도 의문점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e-book도 읽지 않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의견이기 때문이다.◆ e-book을 보려면e-book을 보기 위해서는 e-book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회원에 가입하고(가입은 대부분 무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제공되는 뷰어를 먼저 설치한다. 원하는 책을 다운로드받고 신용카드나 무통장입금을 통해 책값을 지불하면 된다. 다운로드 비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종이책 정가의 약 30~40% 정도로 책정돼 있다.